얼마전 QAOS.com의 게시판에 영파라치... 대단들 하군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무슨 얘기인가 싶어서 영파라치 고발 게시판을 방문해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2월 1일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고 단 3일만 만여개가 넘는 신고가 접수되었다는 점이다. 영파라치... 대단들 하군요...라는 글에

왠지 저의 느낌엔 이런느낌이 드네요.
다운로드 족들이 신고를 하고있다는 느낌...
이 다운로드 족들은 영화는 죽어라 받아서 봐놓고, 신고하면 포상금 준다니까, 얼씨구나 하고 눈에 쌈짓불 켜고 영화공유하는 사람들 신고하는...

제 느낌이 틀렸으면 좋겠네요... 그렇죠??

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다운로드 족들이 신고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단 3만에 만여건이 넘는 신고건수를 올릴 수 있을까?

실제 인터넷에 업로드를 해본 사람이라면 정말 다운만 받는 다운족들이 많으며, 이들의 공통점은 업로더는 다운족를 위해 최선의 상태에서 무조건 업로드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동영상을 올리기 전에는 영화정보를 미리 제공해야하고, 어떤 코덱을 사용했는지, 소스가 어딘지, DVD의 경우 표지까지 구해 올려야하며, 시리즈물의 경우에는 시리즈 전체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화질이 조금만 않좋으면 욕설을 올리는 것은 예사고 채 올리기도 전에 다운로드를 걸고 파일이 깨졌다고 아우성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들이 이제는 포상금 몇 푼때문에 앞장서서 업로더를 고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 문제는 영파라치 게시판이 불법 영화의 다운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영파라치 게시판에서 영화를 검색하면 영화를 업로드한 사용자의 ID와 웹하드 업체가 표시된다. 즉, 이것을 역으로 이용하면 다운 받기를 원하는 영화를 영파라치 게시판에서 검색하고, 웹하드 업체에 접속해서 신고된 사용자의 ID를 친구로 등록한 후 다운 받으면 된다.

영파라치라는 수많은 인간 로봇 에이전트들이 불법 영화 목록을 수집하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타를 검색하는 것은 웹하드 업체를 따로 따로 접속해서 영화를 검색하는 방법보다는 훨씬 효과적으로 불법 영화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때문이다.

모든 일들이 다 마찬가지만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라고해서 항상 좋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영파라치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영화의 불법 유통과 이로인한 제작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영파라치라는 제도를 운영한다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영파라치라는 제도를 운영해서 수많은 네티즌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 보다는 범죄 도구를 제공하는 웹하드 업체를 압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본다. 아울러 단순히 웹하드 업체를 압박하기 보다는 시장의 성격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함께 살수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낫지 않을까?

사실 영파라치라는 제도의 이면을 보면 상대하기 힘든 웹하드 업체보다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네티즌을 겨냥한 상술이라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제도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 씁쓸함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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