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해하다 딱 걸린 선관위 by 도아
애정남 선관위
얼마 전 서울시장 선거가 끝났다. 내 예상대로 박원순 후보의 완승이었다. 그러나 선거 내내 선관위의 편향성 문제가 불거졌다. SNS 단속, 박원순 학력 공고, 투표독려 금지, 투표소 이동, 선관위 서버 다운 등 정말 많다. 선거를 독려해야 하는 선관위가 앞장서서 선거 방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선관위에서 투표가 끝나기 전 투표 안내 표지 수거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송파구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아래서 이런 일은 차고 넘친다. 오죽하면 '중앙 선거관리 위원회'를 '중앙 선거간섭 위원회', 선간위라고 부를까?
선관위, 선거방해위원회
얼마 전 참여연대에서 진행한 'SNS 단속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토론회에 다녀왔다. SNS 단속은 올해 처음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작년 지자체 선거전에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선관위가 트위터는 전자우편과 비슷한 시스템이라며 단속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또 지자체 선거전에 경기도 지사 야권 후보를 묻는 설문을 올렸다가 내가 SNS 단속의 첫 피해자가 됐다. 이런 이유로 선거법에 관련된 토론회에 자주 참석해 왔다. 이런 토론회에 참석 선관위원들의 말을 들어 보면 항상 똑 같다.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다"
"우리는 입법기관이 아니라 집행기관이다"
"선거법 문제 때문에 여러 번 개정의견을 냈다"
맞다. 선관위는 입법기관이 아니라 집행기관이다. 따라서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이 선관위의 역할이다. 그러나 선거때면 언제나 '선관위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른다'. 또 선관위의 공정성을 의심할만한 일이 선거전에는 꼭 발생한다. 선관위는 집행하기 위해 법을 유권해석을 한다. '트위터를 전자우편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보고 단속하겠다'는 것 역시 선관위의 이런 유권해석의 일종이다. 만약 선관위가 SNS는 새로운 시스템이며 현재 법으로 단속할 근거가 없다. 따라서 단속을 원한다면 국회에서 SNS에 대한 단속 규정을 입법하라고 유권해석했다면?
선관위는 입법기관이 아니라 단순히 법을 집행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때면 선관위에 대한 불평불만이 올라온다. 그 이유는 유권해석을 항상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해왔기 때문이다. 선관위라고 하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언제나 "투표율을 어떻게하면 떨어트릴까를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SNS를 단속하겠다며 검찰과 경찰이 TV에 나와 공포감을 조성한다.
참여연대에서 진행한 SNS 토론회
선관위의 선거방해 공작
선관위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SNS를 이용한 인증샷 놀이를 단속하겠다고 한다. 심지어 박원순 멘토단의 투표독려를 규제하기 위해 유명인의 투표독려도 불법이라고 한다. 또 유명인에 대한 기준도 없다. 또 누구를 지지하는지 밝히지 않은 유명인[1]의 투표독려는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안철수의 투표독려는 불법인데 김연아의 투표독려는 합법이라고 한다.
"투표하세요"는 불법인데 "투표했다"는 합법이라는 해석을 연달아 내놓았다. 상황이 이런 상황이니 선관위를 아예 '애정남'이라고 부른다. "애매한 것을 정해 주는 남자", 애정남. 여기에 선거 당일에도 상당히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먼저 투표 용지에 이미 퇴임한 김충립이 올라와 있다. 전산오류로 발생한 박원순 후보의 학력 정정 공고를 올렸다. 문제는 이 부분은 한나라당이 제시한 학력의혹과 무관한 내용이지만 일반인들은 한나라당이 제시한 학력의혹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공문에서 ‘서울대 문리과대학 사회과학계열 1년 제적’은 ‘서울대 사회계열 1년 제명’으로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오기(誤記)가 서울대의 전산착오에서 발생했으며 선관위는 이를 박 후보 측의 잘못이라는 인상을 주는 정정조처를 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선거 전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오해받기 충분하다. 박 후보 측은 서울대가 발급한 재적증명서 원본에 기재된 대로 선거벽보에 학력을 등록했고, 선관위도 아무 문제없다며 등록절차를 허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재산신고 시 다이아몬드 가격을 축소한 데 대해서는 관대한 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적 절차에 따라 소명시한이 선거당일인 26일까지라는 이유로 박 후보 측의 거듭되는 이의제기에 대해 결정을 보류했던 것이다.[출처: ‘선거방해’ 일삼는 선관위, 존재 이유 있나]
또 23년 동안 그 동네에서 산 시민도 모를 장소로 투표소를 옮겼다. 금천구는 투표소를 상가 3층에 숨겨두고 안내표지까지 달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 한술 더떠서 직장인 출퇴근 시간에 DDoS 공격을 받아 서버가 다운[2]된다. 이쯤되면 선관위는 선거관리 위원회가 아니라 꼭 선거방해 위원회처럼 보인다. 물론 이런 선관위의 작태를 비웃듯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에 인증샷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27일 박원순 후보가 최종적으로 서울 시장으로 확정'됐다.
선거방해다 딱 걸린 선관위
그런데 지난 28일 트위터 팔로어 한분이 선관위에서 선거 방해를 했다고 제보를 보내왔다. 송파구에 사시는 분으로 선관위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당일 오후 7시 선거가 끝나기 전에 투표 안내 표지판을 제거하는 장면을 잡은 것이다. 이 팔로어에 따르면 이름표를 확인하려고 하자 번개처럼 도망갔지만 명찰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doax 인증샷날려드립니다 직원은 명찰확인안해주려 도망갓지만 확인했습니다 성명 이창민이였습니다. 밫의속도로 도망가더군요. pic.twitter.com/Om0ZXe50
@usangiphone님이 올린 사진이다. 송파구청 앞 진주아파트에서 잡은 화면이라고 한다.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은 원본이 아니기 때문에 EXIF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않다. 그러나 사진을 올린 분께 받은 원본 사진의 EXIF 정보를 확인해 보면 위의 그림처럼 2011년 10월 26일 오후 7:07분에 찍은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사진만으로는 투표소 안내 표지판을 제거한 사람이 선관위 직원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명찰을 달고 있다'는 점, 또 '선관위가 아니면서 선거 안내판을 치울 수 없다'[3]는 점 때문에 선관위에서 치웠을 가능성이 많다. 또 이런 일이 선관위의 지시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중에 투표 안내 표지판을 제거한 행위는 누가 한 일이든 분명한 선거방해 행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