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손석희

손석희 교수도 충분히 중립적이다. 그러나 가끔 손석희 교수의 촌철살인은 패널의 할말을 잃게 만든다. 꽤 오래 전이다. 정확히 몇회 방송이었는지 모르겠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나왔다. 책임이라는 말 자체를 모르는 한나라당이 생떼 쓰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자신들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술수 때문이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즉,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없고 노무현 대통령 술책에 말려 탄핵을 했다'는 것이다. 이때 던진 손석희 교의 한마디는 지금도 인상적이다.

"잘아시면서 왜 그러셨어요?"

최고의 진행자

손석희 리즈 시절 사전

대장금 테마파크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다른 연예인 사진은 MBC 대장금 테마파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중 최고를 꼽으라고 하면 누구를 꼽을까?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손석희 교수보다는 KBS의 정관용씨를 꼽는다. 손석희 교수가 정관용씨 보다 못하다는 뜻이 아니다. 손석희 교수나 정관용씨나 모두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는 최고다. 절제된 표현과 토론자의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이 두 사람을 따를 사람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손석희 교수 보다 정관용씨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은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가져야 하는 중립성을 정관용씨가 더 잘 지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촌철살인 손석희

물론 손석희 교수도 충분히 중립적이다. 그러나 가끔 손석희 교수의 촌철살인은 패널의 할말을 잃게 만든다. 꽤 오래 전이다. 정확히 몇회 방송이었는지 모르겠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나왔다. 책임이라는 말 자체를 모르는 한나라당이 생떼 쓰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자신들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술수 때문이었다[1]고 주장한 것이다. 즉,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책임이 없고 노무현 대통령의 술책에 말려 탄핵을 했다'는 것이다. 이때 던진 손석희 교의 한마디는 지금도 인상적이다.

잘아시면서 왜 그러셨어요?

패널은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못했다. 게거품을 물고 한나라당희생자라고 주장하던 패널은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손석희 교수의 백분토론 진행도 충분히 중립적이다. 생떼를 막는 것도 사회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가끔 손석희 교수가 던지는 이런 '촌철살인'을 나는 좋아한다. 이것이 정관용씨 보다 손석희씨를 더 좋아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촌철살인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에게는 불편하다. 이것이 정관용씨를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중 최고로 꼽는 이유다.

2008년 부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먼저한 일은 언론장악이다. 독재잔당이 모인 한나라당이니 언론장악이 '획일적 국정운영'과 '밀어붙이기'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는 아마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8년 언론장악에 몰입하던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언론장악의 대미로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한다. 그리고 2009년 낮아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민없는 서민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서민없는 서민행보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서민없는 서민행보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있다. 국민이 바보라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아니다. 국민이 바보가 아니라 미디어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일 뿐이다. 자본으로 지배하던 미디어를 이제 권력을 동원해서 더 철저히 지배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문제점으로 국논분열을 드는 사람이 많다. 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사람의 머리를 분해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다.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고, 그 충돌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그 합의점을 통해 발전하는 체제다. 하나의 의견만 있는 사회를 원한다면 아주 간단하다. 북한으로 가면된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을 빨갱이 정권이라고 욕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습지만 이런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로지 하나의 의견만이 답이다. 그리고 다른 의견국론분열로 매도한다. 북침을 해도 따라야 하고 독도를 일본에 넘겨도 따라야 한다. 이렇다면 우리나라는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북한처럼 민주의 탈을 쓴 독재 국가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이명박이 '날 따르라'고 하면 다 따라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이명박에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나 퇴출된다. 그토록 중립적인 시각으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정관용씨도 퇴출됐다. 노란색을 좋아한다고 윤도현씨도 퇴출됐다. 또 여기에 최근에는 노란색을 기렸다는 이유로 김제동씨도 퇴출됐다. 아고라에 올라온 글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손석희씨도 퇴출 예정이라고 한다. KBS피디협 “김제동 하차는 보복성”라는 기사를 보면 아예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주류와 비주류의 차이는 하나다
주류는 남고 비주류는 떠난다. 주류는 남을 구실을 찾고 비주류는 떠날 구실을 찾는다. 주류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으면 그것을 인정하고 비주류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으면 그것을 구실 삼는다. 아마 내가 평생 비주류로 사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 . 어쩌면 내가 평생 비주류로 살게되는 것은 내 운명일련지 모른다. 그러나 설사 비주류로 남는다고 해도 '남을 구실'을 얻기 위해 부정부패, 불의를 용납할 생각은 전혀 없다.

삼성과도 바꿀 수 없는 손석희

얼마 전 100분토론을 볼 때 일이다. 예전의 손석희 교수와는 달리 진행이 조금 매끄럽지 못했다. 손석희 교수는 중간 중간 말을 몇번씩 반복했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던 손석희 교수만 봐온 나로서는 조금 의외였다. 물론 손석희 교수는 자신의 말에 오해가 없도록 부연한 것에 불과하다.

미네르바 효과라고 한다. 이명박 정부는 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말 한마디하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영장도, 고소도 없어도 긴급 체포될 수 있다'. 이 것이 진정한 미네르바의 효과이며, 전두환식 언론통제의 백미다[2]. 알아서 기도록 만드는 것.

우리가 손석희를 삼성과도 바꿀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바른 말을 하는 한 사람이 썩은 재벌 수십 개 보다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김제동 '사람이 사람에게'

이 동영상을 보면 예전의 김제동과 다른 힘이 느껴진다. 그러나 무엇 보다도 김제동의 이런 모습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가 비추어진다. 언제나 상식을 이야기한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마 김제동의 퇴출 역시 노무현 지우기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 동영상을 보며 김제동은 퇴출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에게 김제동은 '말잘하는 MC'가 아니라 상식이 무엇인지 아는 '진정한 상식'인이었다.

관련 글타래


  1.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있기 전날 추미애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독대가 있었다. 무슨 내용이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추미애 의원은 아주 흥분한 상태로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다. 난 이때 '탄핵'이 노무현 대통령의 승부수라고 이야기했다. 당시 내말을 믿은 사람은 없었다. 
  2. 이명박은 자기 역할 모델을 박정희에서 찾고 있지만 하는 행동은 딱 전두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