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와 꽃게

나는 대하를 상당히 좋아한다. 물론 대하 보다는 꽃게를 더 좋아하지만 대하철이면 꼭 대하를 구해 먹는다. 그런데 요즘은 진짜 대하를 찾기 힘들다. 화이트 새우를 대하라고 주는 집도 많다. "남당항과 안면도도 화이트 새우에 점령당했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아는 블로거를 통해 구입한 대하도 진짜 대하는 아니었다.

대하와 꽃게

나는 대하를 상당히 좋아한다. 물론 대하 보다는 를 더 좋아하지만 대하철이면 꼭 대하를 구해 먹는다. 그런데 요즘은 진짜 대하를 찾기 힘들다. 화이트 새우를 대하라고 주는 집도 많다. 남당항과 안면도도 화이트 새우에 점령당했다[1]는 이야기까지 있다. 아는 블로거를 통해 구입한 대하도 진짜 대하는 아니었다.

얼마 전 위드블로그에서 문자 한통을 받았다. 대하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신청한 <남당수산 대하> 가을의 슈퍼스타!! 자연산 '대하' 리뷰어에 선정됐다는 문자였다. 대하라고 하면 안면도가 더 이름이 있지만 남당항은 우리나라 대하의 80%가 나는 곳이다. 따라서 나름대로 기대를 했다. 그리고 받은 새우는 기대 이상이었다. 한마디로 10년전 안면도에서 맛본 대하, 그 대하 맛 그대로 였다. 또 대하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컷다.

대하의 크기 비교

오른쪽 아래는 아는 블로거를 통해 구입한 대하이다. 똑 같은 크기의 후라이팬이지만 넣을 수 있는 마리수의 차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아래는 대하라기 보다는 소하에 가깝다.

꼼꼼한 포장

문자를 받은 것은 9월 3일이었다. 날짜로 봐서 이번 주 배송은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3일에 받았으니 빨리 보낸다고 해도 4일에 보내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먹을 복이 있는 것인지 이번 주에는 을 가지 않았다. 또 사전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오후 늦게 까지 사무실에 있었다. 그리고 택배가 배달됐다. 보내 준다는 양이 1Kg이었기 때문에 혼자 간단히 먹으면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집에서 포장 상자를 뜯어본 느낌은 수산물 답게 아주 꼼꼼하게 포장이 되어 있었다.

외부 포장(왼쪽 아래)에는 수산물이기 때문에 '당일 배송', '파손주의' 문구가 붙어있었다. 택배를 받은 것은 오후 3~4시 정도였지만 포장을 뜯은 것은 오후 8시가 지난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이스팩은 여전히 얼어 있었다. 이 더운 날씨에도 만 하루 이상 아이스팩이 유지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 아이스팩을 들어 올리면 두개의 팩으로 포장되어 있는 대하(오른쪽 아래)가 들어있었다.

진짜 큰 대하

포장에는 꽤 많은 양의 대하가 포장되어 있었다. 원래 1Kg이라고 했으니 각각 500g인 셈인데 500g으로 보기에는 대하의 양이 많았다. 남당수산 홈페이지를 보면 500g 짜리 상품은 없고 800g 짜리 상품만 있는 것으로 봐서 500g 포장이 아니라 800g 포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포장을 뜯고 깜짝 놀랐다. 대하가 너무 컷기 때문이다.

오른쪽 위의 포장 중 가장 큰 대하를 손으로 들어봤다. 싱싱해서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대하는 내 손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컷다. 큰 아이도 이렇게 큰 대하는 처음 본 듯했다.

가장 큰 놈은 보기에 징그러울 정도로 컷다. 시중에서 이렇게 큰 대하를 구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글 첫 부분의 비교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대하는 모두 먹기 힘든 작은 대하다. 그런데 이 대하는 정말 컷다. 하도 커서 손으로 들고 직접 들어봤다.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화이트 새우와 대하를 구분하는 방법은 상당히 간단하다. 머리 바로 위의 뿔을 보면 된다. 대하는 이 뿔이 상당히 길다. 이 뿔이 거의 주둥이 끝 부분이나 그 이상 튀어 나와 있다. 또 화이트 새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화이트 새우는 다리 부분이 하얗기 때문에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화이트 새우는 대하와 맛이 비슷하다. 따라서 화이트 새우를 화이트 새우로 알고 싸게 먹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의외로 화이트 새우를 대하라고 속이고 파는 곳이 많다.

맛있는 대하 구이

대하를 굽는 방법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는 굽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염장을 위해 설명한다.

일단 후라이판에 천일염을 얇게 깐다. 새우를 구울 때는 항상 천일염을 깔고 굽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먼저 소금의 간이 새우에 배도록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성질이 급한 사람은 오픈에 소금을 성글게 뿌리고 새우를 구워도 된다. 간을 배게하려는 목적은 오븐을 이용하면 적은 소금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금은 습기에 강하며 녹는 점이 높다. 따라서 소금을 깔면 세우를 태우지 않고 골고루 익힐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소금을 그냥 버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소금이 완전히 탄 것이 아니라면 이 소금을 긁어 국끓이는데 사용해도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소금을 국 끓이는데 사용하면 또 다른 별미를 맛 볼 수 있다.

구울 때 불은 센불 보다는 중불이 낫다. 소금에 새우를 얹고 굽다 보면 탁탁 소리가 나며 소금이 튄다. 이럴 때는 호일을 잘라 후라이판에 살짝 올려두는 것도 괜찮다. 열기가 위로 바로 새지 않기 때문에 굽는 시간이 줄어 들며 소금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운 대하는 간장에 고추 냉이를 타서 찍어 먹으면 된다. 대하가 냉동되었는지 아닌지는 껍질을 벗겨 보면 알 수 있다.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고 새우 몸에 붙으면 일단 냉동된 것일 가능성이 많다.

작은 새우는 중량이 많아도 실제 먹을 것은 별로 없다. 새우에서 주로 먹는 부분은 몸통인데 작은 새우는 같은 중량이라고 해도 머리가 많기 때문이다. 아는 블로거에게 주문해서 먹은 새우는 2Kg였지만 한번에 거의 다 먹었다. 그런데 이번에 받은 대하는 1Kg이라고 하는데 3분의 1 가량은 남았다. 그 이유는 새우가 커서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하는 1Kg이면 성인 두명이 먹어도 충분하다. 다음 사진은 구워진 세우 중 먼저 익은 세우다.

먹음직스러운 새우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요 상태 보다 조금 더 익혀야 하지만 나는 모든 고기를 조금 덜 익은 상태에서 먹는다. 따라서 나와 함께 삽겹살을 먹을 때는 동작이 조금 빨라야 한다.

다음은 받은 새우 중 가장 큰 새우다. 머리를 떼고 껍질까지 벗긴 몸통이지만 머리 달린 새우만 하다. 다만 너무 커서 잘 익지 않았다. 일단 머리를 떼고 껍질을 벗겼다. 그리고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옆에 두는 사이 처가 '와 크다'라고 하며 집어 먹어 버렸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새우의 머리는 버린다. 그러나 머리를 버리는 사람은 새우를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이다. 보통 해산물은 내장이 맛있다. 그런데 새우 몸통에는 내장이 별로 없다. 대신에 그 내장 맛을 머리에서 맛 볼 수 있다. 따라서 덜 익은 상태에서 머리를 빨아 먹어도 맛있고 사진처럼 머리를 더 바싹 구운 뒤 통채로 씹어 먹어도 맛있다. 통채로 씹어 먹는 것이 부담 스러운 사람은 껍질을 벗기고 머리를 먹어도 된다.

남당수산

처음 대하 리뷰를 신청하고 대하를 받았을 때까지 진짜 대하가 올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받은 대하는 진짜 맛있는 대하였다. 일단 크고 살이 쫀득 쪽득했다. 따라서 1Kg이라고 하지만 '대하의 탈을 쓴 소하 2Kg' 보다는 양이 많았다. 대하의 맛은 글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처와의 대화로 설명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가장 큰 대하의 껍질을 벗기고 사진을 찍는 사이 이 대하를 처가 먹어버렸다. 한입 베어 문 뒤 내 뱉는 첫마디.

어머, 이거 정말 맛있네

그리고 이어진 대화

우엉맘: 오빠, 이거 어디서 난거야?
도아: 리뷰로 받은 거야.
우엉맘: 그래, 어딘지 알아봐 나중에 또 사게.

리뷰용이라 좋은 대하를 보낸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 제품을 보내주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리뷰로 온 대하는 정말 크고 좋았다. 큰 것만 모은 제품은 아니었지만 가장 작은 대하도 시중에서 파는 대하 중 가장 큰 대하와 비슷했다. 배송된 포장에는 담당자가 직접 쓴 작은 메모가 포함되어 있었다. 인쇄물이 아닌 손글씨를 보니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대하, 오해와 진실

흔히 새우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 때문에 새우를 피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새우의 콜레스테롤은 달걀 보다 적고 새우에 포함된 타우린이나 불포화 지방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구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새우를 먹으면서 콜레스테롤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새우의 껍질은 몸에서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먹을 필요는 없다. 참고로 대하의 영양은 다음 두 말에 아주 잘 나타나 있다[참조: 노인에 좋고, 총각에는 해로운 가을 대하].

  • 허리가 굽은 새우가 노인의 굽은 허리를 곱게 펴준다.
  • 남자가 혼자 여행할 때는 새우는 먹으면 안 된다.

남은 이야기

일단 먹어본 대하의 상태가 너무 좋았다. 크기도 크고 싱싱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은 아무래도 리뷰용이니 엄선했을 가능성이 컸다. 마침 9월 12일이 장모님 생신이라 장모님 생신 때 먹기로 하고 남당수산에서 3Kg 벌크 제품을 구매했다. 그리고 어제 대하를 받았다. 벌크 제품이라 김장용 비닐에 얼음과 함께 담겨 왔지만 대하는 리뷰로 받은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여전히 크고 싱싱했다. 대하를 본 우엉맘의 한마디.

이거 중국산아냐?

주문해서 받은 대하 역시 크고 싱싱하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이다. 다만 좋은 제품을 보면 믿지 못하고 의심부터 해야 하는 우리나라 먹거리 현실이 조금 안타까웠다. 다음은 이번에 새로 주문해서 받은 제품이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요즘은 조금 때라 대하가 많이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홈페이지를 방문해도 벌크 제품은 모두 품절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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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화이트 새우, 일명 흰다리 새우가 '맛이 없다'거나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흰다리 새우를 적정 가격에 팔면될텐데 '대하'라고 속이고 비싸게 받기 때문에 지적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