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나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라는 가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싫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음악을 그리 즐기지 않고 또 음악에 문외한이다. 여기에 팝송과 같은 외국 가요는 거의 듣지 않는다. 따라서 '마이클 잭슨'이 아무리 위대한 가수라고 한들 나에게는 그냥 한명의 외국인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나도 마이클 잭슨을 잘알고 있다. 나도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Moon walk) 세대였기 때문이다.

마이클 잭슨

나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라는 가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싫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음악을 그리 즐기지 않고 또 음악에 문외한이다. 여기에 팝송과 같은 외국 가요는 거의 듣지 않는다. 따라서 마이클 잭슨이 아무리 위대한 가수라고 한들 나에게는 그냥 한명의 외국인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나도 마이클 잭슨을 잘알고 있다. 나 역시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Moon walk) 세대였기 때문이다.

아마 고등학교 때였을 것으로 기억한다. 학교 동아리 중 춤만 열심히 추는 동아리가 있었다. 이 동아리 회원들이 년말 학예회에서 보여 준 춤이 바로 '문워크'였다. 가만히 서있는 것 같은데 뒤로 이동하는 신기한 춤. 그리고 이 춤을 처음으로 선보인 사람이 '마이클 잭슨'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그러나 나는 음악에는 문외한이고 내가 세상에 살면서 거의 유일하게 관심을 갖지 않은 분야가 음악이다. 따라서 마이클 잭슨은 가수라기 보다는 성형으로 얼굴을 망친 사람에 불과했다.

며칠 전 마이클 잭슨이 죽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은 전세계에 넘처난다. 국내만 하더라도, 아니 내 주변만 하더라도 '마이클 잭슨'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나는 마이클 잭슨의 죽음을 보며 그의 죽음에 대한 애도 보다는 마이클 잭슨이 미국 사회에 끼친 영향이 떠 올랐다.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흑인미국 노예의 후예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나 역시 흑인이라고 하면 TV에서 방영한 뿌리와 '쿤타킨테' 이상의 이미지를 상상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얼마 전 미국은 노예의 후예인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바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이다. 오바마는 오바마 개인의 능력과 부시가 자처한 금융 위기로 세계의 지배자인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소식을 듣고 부러웠다.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 시민의 위대한 결단에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또 오바마의 당선 과정을 보며 얼마 전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과도 너무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우리나라 일각에서는 오바마는 미국의 노무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오바마의 당선

분명히 '오바마'의 능력과 미국 시민의 결단이 있었기 가능했다. 그러나 나는 오바마의 당선에 누구 보다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은 '마이클 잭슨'이라고 생각한다. 마이클 잭슨은 흑인이면서 세계적인 가수로 성장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1]

굳이 이말을 인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마이클 잭슨은 미국 사회의 흑인에 대한 터부를 대부분 무너뜨렸다. 이런 '마이클 잭슨'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 시민들은 오바마를 보다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었을 것이고 그랬기 때문에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과 오바마의 차이는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나라 진보 가수[2]가 마이클 잭슨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면?

역사를 가정하는 바보는 없다. 그러나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가수가 우리사회의 진보에 대한 터부를 무너트렸다면 과연 노무현 대통령이 이렇게 돌아가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의 '49재'이다. 남은 것은 하나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참여정치를 이어 받는 것.

우리의 마음


여기
대통령이면서 시민이고자 했고
정치인이면서 정의롭고자 했으며
권력을 잡고도 힘없는 자 편에서
현자였으나 바보로 살아
마침내 삶과 죽음까지 하나가 되도록
온몸으로 그것을 밀고 갔던
한 사람이 있으니
그를 미워하면서 사랑했던 우리는
이제 그를 보내며 영원히 우리 마음에
그를 남긴다
-공지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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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민노씨에 따르면 이 글은 임어당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모이나니', 그때에 모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를 잘못 기억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임어당의 말 보다는 유홍준씨의 말이 더 와닿기 때문에 이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2. 진보라는 표현을 썼지만 내 기준에 따르면 보수 또는 우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