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떡밥도 주기가 있다! by 도아
계속되는 떡밥
지난 WWDC 2009의 아이폰(iPhone) 대상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알려 지면서 국내 이동통신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절대로 아이폰이 들어올 수 없는 이유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통사가 바뀌지 않는 한 국내에 아이폰 출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국내 아이폰 출시에 대한 떡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아예 "KT는 7월, SKT는 9월에 출시한다"는 기사까지 올라왔다. <사진 출처: 구글폰,아이폰 떡밥들>
작년 10월, 올 1월, 4월, 7월
지난 WWDC 2009의 아이폰(iPhone) 대상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알려 지면서 국내 이동통신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절대로 아이폰이 들어올 수 없는 이유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통사가 바뀌지 않는 한 국내에 아이폰 출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국내 아이폰 출시에 대한 떡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아예 KT는 7월, SKT는 9월에 출시한다는 기사까지 올라왔다.
재미있는 것은 아이폰 KT 7월, SKT 9월 출시라는 기사 아래에 "아이폰 3GS 큰 감동은 없었다"라는 기사가 꼭지로 달려 있다.
기사인용
23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T는 두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애플 아이폰을 국내에 공급하기로 '애플 측과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내부적으로 아이폰을 휴대폰 포트폴리오로 확정하고 '애플과 막바지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출시 시점과 가격 정책 등을 비롯한 기본 협상을 끝냈으나 단 KT와 동시에 출시하기보다 두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확정이 된 것이 아니라 '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 기사의 내용은 우리의 입장만 나온 것이다. 즉,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 김치국 부터 마시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기사에 대해 동일 업종에 종사하는 IT 관련 기자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아이폰 떡밥 관련 우리신문 IT 담당기자의 답변: 양사(KT-SKT) 모두 애플과 계약을 맺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낭설이라는 답변입니다. 참고로 통상 1,2개월이 걸리는 망연동테스트는 들어가지도 않았답니다. [출처: 펄님의 트윗]
아이폰 떡밥은 작년 초부터 있어왔다. 다만 작년 초 출시는 말그대로 루머였을 뿐이다. 그러다 작년 5월 부터 출시가 확정된 것과 같은 글들이 올라왔다. 그러나 이런 기사가 올라왔어도 내 생각은 작년내 아이폰 출시 불가능, '올해도 힘들다'였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할 수 없는 이유로 WIPI[1]를 꼽았지만 나는 WIPI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이통사의 문제로 봤기 때문이다.
나중에 따로 올리겠지만 국내에 iPhone이 출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1. 이통사의 폐쇄적인 환경, 2. MP3폰에서 불거진 저작권 문제, 3. 모토롤라의 예에서 알수있듯이 국내 제조사와의 힘겨운 싸움 등 iPhone의 국내 출시를 가로막고 있는 부분은 상당히 많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문제시하는 WIPI(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의 문제는 오히려 해결하기 더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2]. [출처: iPhone 첫 구매자는 질러우스?]
작년 중순 아이폰 출시가 불발되자 이번에는 한국 애플에서 아이폰 고객관리사원을 모집한다는 떡밥이 올라오고, 이번에는 10월 출시설까지 등장했다. 다만 이 당시에는 WIPI가 폐지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 12월 WIPI가 폐지된다는 기사가 올라오자 마자 바로 나돈 이야기가 빠르면 '2008년 12월', 늦어도 '2009년 1월' 출시였다.
이로써 1년여간 지리하게 출시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어 '아이폰'은 이르면 12월 말, 늦으면 1월 중 국내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KTF가 애플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위피' 문제만 해결되면 '아이폰'을 바로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이미 세부적인 안까지 결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9년 1월이 되도 아이폰은 출시는 그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 나온 이야기가 바로 4월 출시설이다. 그러나 4월이 지나도 아이폰은 출시되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7월 출시설이었다. 7월 출시설은 7월 23일 출시라는 날짜까지 확정되어 있었다. 여기에 한단계 더 나가서 Wi-Fi 대신에 Wibro를 단 4G 폰이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상황이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폰 출시를 바라는 국내 사용자는 한 껏 기대감에 부풀어 'WWDC 2009'를 밤잠을 설쳐가며 봤다. 7월 출시라면 WWDC의 출시 대상국 명단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WWDC 2009의 발표 결과는 '한국 빼고 모두다'였다. 이런 맥빠진 결과에 그 동안 계속해서 아이폰 국내 출시 가능을 언급한 이찬진 드림위즈 CEO가 직격탄을 맞았다[3].
상황이 이런 상황이지만 아이폰에 대한 떡밥은 여전히 그치지 않는다. 신형 3GS로는 떡밥을 던질 수 없기 때문에 이제 구형 출시를 놓고 떡밥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먼저 아이폰이 전파인증을 받았다는 기사가 올라왔고 연이어 아이폰 전파인증이 국내 출시가 아닐 가능성을 의미하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리고 '구형 아이폰을 7월에 출시할 것'이라는 기사가 곳곳에 올라왔다. 마침내 전자신문에서 아이폰을 KT는 7월, SKT는 9월 출시할 것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런데 이 기사에도 애플의 입장은 없다.
재미있는 것은 바로 아이폰 출시 떡밥의 주기다. '작년 10월', '올 1월', '4월', '7월'. 꼭 떡밥의 출시일이 '3개월 간격'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7월이 지나면 다음 떡밥 출시일은 올 10월이 되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아이폰 떡밥을 바라 볼 때 한글자만 바꿔서 보자.
r을 h로
'그러면 루머가 유머가 된다.' 나오면 그때 구입할 생각을 하고 루머가 돌면 어떤 놈팽이가 재미있는 우스개를 올렸네하면서 보기 바란다.
언론사에서 떡밥을 계속 흘리는 이유
전자신문의 헤드라인 배치를 보면 "아이폰이 출시될 것 같은 헤드라인 기사" 아래에 "아이폰은 별것 아니라"는 기사를 꼭지로 달고 있다. 이 부분은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이렇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저런 떡밥성 기사를 계속해서 쓰는 기자들도 '찌자'가 아니라면 우리나라에서 아이폰을 출시하기 힘든 이유는 알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계속해서 떡밥을 잔뜩 뿌리는 것은 정작 아이폰이 나오면 구입하지 못하게 할 전략이 아닌가 싶다. 낚시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떡밥을 너무 많이 뿌리면 고기가 낚이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남은 이야기
대부분의 신문 기사를 보면 기사의 정확성을 올리기 위해 통신업계 관계자, 또는 이통사의 고위직 관계자라고 표현을 한다. 이통사 상무, 국장급 이상의 경영진들을 만나면 알게 모르게 아이폰을 출시할 것처럼 이야기 한다. 그러나 막상 아이폰 출시에 중요한 요금 부서 실무자(과장급)를 만나면 '아이폰 출시에 대비한 요금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아이폰 출시가 내부적으로 확정되고 애플과의 협상도 거의 완료된 상태라면 요금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아이폰 출시에 대해서 잘알지 못한다고 해도 '아이폰에 적용할 요금제'(설사 다른 요금제의 탈을 쓰고 있다고 해도)는 설계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실무자는 이런 요금제는 아예 고려하고 있지도 않고 오로지 현재 이통사의 비싼 무선이동통신과 비싼 정보이용료를 이용, 4000명의 직원으로 12조의 수익을 낼 궁리만 하고 있다.
난독자를 위한 한마디
국내에 아이폰이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이유의 전제는 '이통사가 바뀌지 않는 한'이다. 이 말의 의미를 되세겨 보고 글을 읽기 바란다.
- WIPI를 Wi-Fi로 알고 WIPI가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라는 통신업계 전문가도 있다. ↩
- 작년 7월 16일에 쓴 글이지만 예언처럼 정확히 맞출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통신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
- 이 부분은 이찬진 대표를 욕할 부분이 못된다. 이찬진 대표 역시 아이폰 출시를 바라며 업계의 동향을 전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