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살아 남은 운영체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만든 운영체제의 특징 중 하나는 생각 보다 아주 오래 살아 남는 판이 있다는 것이다. Windows XP가 등장한지 2001년이고 아직까지 'Windows XP'가 주 운영체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만든 운영체제 중 가장 생존기간이 긴 운영체제는 XP인 것 같다. Windows XP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살아 남은 운영체제가 있다. 바로 도스 3.3(MS-DOS 3.3)이다. 도스 3.0에서 도스 3.3으로 판올림된 뒤 도스 3.3은 상당히 긴 시간동안 살아 남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도스 3.3에서 4.0이 아니라 5.0으로 바로 건너 뛰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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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살아 남은 운영체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만든 운영체제의 특징 중 하나는 생각 보다 아주 오래 살아 남는 판이 있다는 것이다. Windows XP가 등장한지 2001년이고 아직까지 'Windows XP'가 주 운영체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만든 운영체제 중 가장 생존기간이 긴 운영체제는 XP인 것 같다.
Windows XP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살아 남은 운영체제가 있다. 바로 도스 3.3(MS-DOS 3.3)이다. 도스 3.0에서 도스 3.3으로 판올림된 뒤 도스 3.3은 상당히 긴 시간동안 살아 남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도스 3.3에서 4.0이 아니라 5.0으로 바로 건너 뛰었기 때문이다.
도스 3.3이 인기를 끌던 시절 도스의 아성을 위협하며 등장한 운영체제가 있다. 바로 디알 도스(DR.DOS)[1]이다. 도스이면서 '운영체제에서 멀티태스킹'을 지원했다. 또 삭제한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DelWatch 기능은 지금 Windows 비스타의 휴지통 기능 보다도 뛰어났다. 이렇다 보니 컴퓨터를 잘한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알음알음 시장을 넓혀간 운영체제가 디알 도스다.
'디알 도스'에 자극받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디알 도스(DR.DOS)처럼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운영체제를 내놓는다. 바로 '도스 4.0'이다. 그러나 이 도스 4.0은 멀티태스킹에 너무 신경쓴 나머지 도스의 최대 강점이었던 호환성[2]을 놓친다. 그덕에 도스 4.0으로 판올림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나처럼 컴퓨터와 운영체제,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설치했지만 대부분 며칠 못가서 삭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린 뒤 '도스 5.0'이 등장한다. 도스 5.0은 4.0의 실패를 교훈삼아 부질없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하기 보다는 당시 유명한 노턴 유틸리티와 같은 응용 프로그램을 번들해서 출시한다. 그리고 등장하자 마자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은 일대 사건이 일어난다. '도스 5.0 디스켓이 하이텔에서 가장 유명한 동호회 중 하나인 OSC 동호회에 올라온 것'이다. 이 사건으로 OSC 동호회는 일시 폐쇄되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역시 고소를 준비했었다.
파일을 올린 회원의 사과로 무마되기는 하지만 PC 통신시절 상당히 유명한 사건 중 하나였다. OSC 동호회의 회원이 도스 정품을 일반 자료실에 올린 이유는 간단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영문 도스를 모두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내에서만 판매하지 않은 이유는 "한글 Windows를 더 팔아먹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메 한글
지금은 영문 운영체제에 한글 프로그램을 띄우고 사용하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영문 운영체제에 한글 언어팩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글 도스에 한글 Windows를 띄우는 것 보다는 영문 도스에 영문 Windows,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주도한 프로그램이 오늘 소개하는 한메한글 for Windows이다. 당시 도스에는 영문 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았다. 도깨비라는 무료 프로그램도 있고 더 많은 글꼴과 기능을 제공한 태백한글, 한메한글등이 이었다. 그러나 Windows에서는 한글 Windows외에 한글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프로그램이 한메한글 for Windows[3]였다. 영문 Windows에서 한글을 입력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도스용 한글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조합형을 사용했다. 또 두벌식과 세벌식 모두 지원했다. 동작하지 않는 일부 영문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기능면에서 볼 때 상당히 편리했다. 특히 한글 입력기가 현재 Windows 처럼 특정 위치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활성창을 따라 이동하는 기능은 지금도 부러워 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메한글 for Windows'는 처음에는 한글 입력창 옆에 작은 창을 두고 한글을 입력해서 글자가 완성되면 그 글자를 화면에 뿌리는 방법으로 동작했다. 그러나 '한메한글 for Windows 3.0'에서는 일반 한글 Windows와 마찬가지로 글자를 바로 뿌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적색의 사각형이 한글 입력창이다. 2.0까지는 그림처럼 '입력창에서 한글을 완성'한 뒤 '한글을 화면에 뿌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3.0부터는 창내에 바로 입력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또 한글 입력창은 그림처럼 활성창의 제목 막대에 붙는다. 따라서 현재 Windows에서 사용되는 특정 영역에 고정되는 방식 보다 훨씬 편했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판이 2.0이라 2.0판을 사용했지만 개인적으로 3.0판을 올렸으면 했다.
한메한글 for Windows를 사용하려면 Windows 3.1을 설치해야 한다. Windows 3.1은 저작권의 염려가 있으므로 따로 링크하지 않겠다.
윈도 95
'한메한글 for Windows'로 한글 Windows 보다 더 각광을 받은 한메소프트가 위기를 맞은 것은 Windows 95가 등장하면서 부터이다. 당시 국내 한글 시장은 조합형이 거의 석권하고 있을 때였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일부 기업에서 완성형을 지지했지만 완성형이 가지고 있는 글자 표현의 한계 때문에 프로그램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조합형을 사용했다.
당시 한글에 관한한 기술적으로 열세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조합형으로 가게되는 경우 이런 상황은 더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계속해서 지지해온 완성형을 버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들고 나온 것이 바로 확장 완성형이다.
이 확장 완성형을 Windows 95의 기본 인코딩으로 사용함으로서 조합형과 조합형에 대한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이 시점에서 사멸한다. 즉, Windows 95에서 확장 완성형의 채용을 허용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외국 자본이 풀뿌리 소프트웨어 시장을 통채로 날려 버리는 대사건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당시는 어느 누구도 이런 것을 예상[4]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국민의 정부(政府)'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의 정부(情婦)'로 전락했다.
아무튼 한메소프트는 '한메한글 for Windows'에 이어 '한메한글 for Windows 95'도 내놓는다. 그러나 이미 SBSC(Single Byte Charater Set), DBCS(Double Byte Charater Set), MBCS(Multi Byte Charater Set) 방식[5]으로 개발된 Windows 95에서 한글을 사용하기 위해 '한메한글 for Windows 95'를 사용할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후 한메소프트는 1996년 이스트소프트와 합병, 1998년 합병 취소[6]등의 내홍을 격다가 2003년 최종적으로 부도가 났다. 그리고 2006년 같은 이름으로 다시 설립되지만 이 회사에서 예전 한메소프트의 명성을 찾기는 힘들다. 홈페이지가 있지만 제품 및 서비스에 등록되어 있는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OS/2의 후계자인 eComStation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미 구시대 유물이 되어버린 OS/2와 그 계승자인 eComStation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내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운영체제인 OS/2의 계승자이다. 'OS/2 4.0 WARP'가 등장한 시점이 1996년이지만 OS/2 WARP는 Windows 2000 정도의 완성도에 Windows 2000 서버 보다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 운영체제였다. 그러나 역시 좋은 운영체제가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리눅스가 보편화된 지금 eComStation이 과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닥터 도스라고 부르지만 정확히 닥터가 아니고 디알이다. 지금 기억으로는 디지탈 리서치라는 곳에서 개발했다. MS-DOS는 디지탈 리서치의 CP/M에서 동작하는 호환 DOS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
- 내 생각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이때 경험 때문에 Windows 95에서도 도스를 버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 Windows용 한글 프로그램의 최초가 한메한글이지만 '팜 OS용 최초의 한글 프로그램도 한메한글'이다. 적어도 한글 프로그램에 관한한 한메소프트는 국내 최고였다. ↩
- 예상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예상을 했었어도 이미 로비가 먹힌 상태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
- SBCS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개발하고 DBCS와 MBCS는 각국 마이크로소프트 지사에서 개발했다. ↩
- 이스트소프트 홈페이지의 내용을 참고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