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락의 장단점과 사용기 by 도아
드보락
드보락 자판은 세벌식을 처음 배우던 당시부터 배우고 싶었던 자판이다. 좋다고 하면 뭐가 되던 바로 바꾸는 성격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드보락은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세벌식은 홍두께, 도깨비등의 프로그램에서 지원해 줬지만 드보락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 기억이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세벌식을 배울 때 사용한 한메 타자교사에서도 드보락을 지원해 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목차
- 드보락
- 드보락에 대한 짧은 생각
- 기본 위치에서의 타자
- 쿼티에 비해 향상된 리듬감
- 익숙하지 않은 특수문자
- 변하는 단축글쇠
- 그래서 결론은?
- 각주
드보락
드보락 자판[1]은 세벌식을 처음 배우던 당시부터 배우고 싶었던 자판이다. 좋다고 하면 뭐가 되던 바로 바꾸는 성격 때문이다[2]. 그러나 당시 드보락은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세벌식은 홍두께, 도깨비등의 프로그램에서 지원해 줬지만 드보락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 기억이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세벌식을 배울 때 사용한 한메 타자교사에서도 드보락을 지원해 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덕에 한글은 세벌식을 계속 사용해 왔지만 로마자는 계속 쿼티를 사용해 왔다. 물론 중간 중간 바꿀 생각도 했지만 쉽게 바꾸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역시 바쁘면 별 수 없이 쿼티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3]. 그러나 최근 입력기를 MS IME에서 날개셋으로 바꿨다. 또 그 동안 열심히 사용하던 세벌식 390을 버리고 세벌식 최종을 익히고 있다. 아직 최종에 숙달되지는 않았지만 원래 세벌식은 어떤 자판을 배우든 기본적인 글쇠는 비슷하기 때문에 사용에 큰 문제는 없는 편이다[4].
그러나 이런 결정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날개셋이라는 좋은 입력기 덕이다. 날개셋에는 글씨를 입력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현재 사용 중인 자판의 배열을 화면에 출력해 주는 기능이 있다. 특정 자판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자판을 보면서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여겨진다[5]. 세벌식 최종도 이미 익힌 글쇠도 있지만 아직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는 글쇠도 있다. 이럴 때 날개셋의 이런 기능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글자를 입력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시스템 알림 영역 바로 위에 이와같은 글쇠배열 창이 나타난다. 자주 사용하지 않은 받침과 특수문자 때문에 가끔 이 창을 참고한다.
날개셋의 이런 기능 때문에 다시 도전한 자판이 바로 드보락[6]이다. 사용한지 며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글쇠가 손에 익지는 않다. 그러나 한컴타자로 기본 글쇠를 익히고 잠시 사용해본 소감은 세벌식과 같은 리듬감을 주지는 못하지만 드보락 역시 상당히 설계가 잘된 자판이라는 점이다. 일단 타자가 대부분 기본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쉼표, 마침표, 괄호등 숫자 글쇠 위의 특수문자를 뺀 나머지 특수문자가 모두 자리를 이동했지만 타자의 효율은 확실히 쿼티 보다는 나았다.
드보락에 대한 짧은 생각
- 기본 위치에서의 타자
-
드보락은 전체 타자의 70%가 기본 자리에서 이루어 진다고 한다. 세벌식의 55%보다도 높고 쿼티의 30%에 비해서는 정말 높다. 또 가장 위의 글쇠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타자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참고로 타자에 자주 사용되며 쿼티에서는 가장 윗글쇠에 배치된 +, =, -, _까지 아래로 내려와 있다.
드보락의 글쇠 배열 사용자가 너무 적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드보락으로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적어도 글쇠 배열이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은 드보락을 복수 표준으로 정했다는 점이다. [그림출처: 세벌식 사랑 모임]
- 쿼티에 비해 향상된 리듬감
- 왼손에 'A, O, E, U, I'의 모음을 배치하고 자주 사용되는 'D, H, T, N, S'를 오른손 기본 자리에 배치했기 때문에 타자의 리듬감은 상당히 살아난다. 영어의 모음은 한글처럼 규칙적이지 않기 때문에 세벌식의 리듬감을 맛볼 수는 없지만 쿼티에 비해서는 상당히 향상된다. 또 쿼티에서 발생하는 연타도 상당히 줄어든다. 'Attact'처럼 쿼티는 왼손 6연타도 종종 발생하지만 드보락은 3연타의 빈도도 상당히 낮다.
- 익숙하지 않은 특수문자
-
자주 사용되는 특수문자는 드보락과 쿼티가 전혀 다르다. 쿼티에서 사용되는 중괄호와 대괄호는 모두 가장 윗 글쇠로 이동되었다. 또 특수문자는 영어 자소에 비해 자주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자판 가장 자리에 배치되어 있고 주로 새끼 손가락을 이용해서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쿼티와 드보락에서 달라지는 특수문자는 다음과 같다.
<(W)·>(E)·,(w)·.(e)·:(Z)·;(z)·?({)·/([)·+(})·=(])·_(")·-(')
괄호안이 쿼티의 글쇠이다. 이외에 '{[}]'가 가장 윗 글쇠에 배치되었고 윗 글쇠에 있던 '_-+='는 한단계 더 아래로 내려왔다. 이렇기 때문에 소괄호, 중괄호, 대괄호와 기타 특수문자를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래머에게는 바꾸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자판이었다.
- 변하는 단축글쇠
- 날개셋 입력기를 사용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다른 입력기를 사용하면서 드보락을 사용하면 윈도우에서 사용되는 바로가기까지 바뀐다. 즉, 쿼티에서 Ctrl-Q를 눌렀다면 드보락에서는 Ctrl-X(쿼티 기준)를 눌러야 단축글쇠가 정상적으로 동작한다. 또 드보락은 세벌식과는 달리 영어 입력기를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다. 즉 주변의 사람들이 대부분 쿼티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생하기 위해서는 세벌식 보다 더 큰 고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결론은?
포기했다!
한번 매달리면 끝을 보는 성격상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세벌식 390과 세벌식 최종의 특수문자의 위치가 다르다. 또 쿼티와 드보락의 특수문자 위치가 다르다. 여기에 세벌식 최종과 드보락의 특수문자의 위치까지 다르다. 이 상황에서 드보락으로 바꾼다는 것은 카오스 이상의 혼란이었다.
여기에 단축글쇠까지 바뀐다. 날개셋을 이용하면 단축글쇠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드보락에 익숙해 졌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사용하는 단축글쇠와 실제 글쇠의 차이로 또 다시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참을만 했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사용할 때이다. 날개셋을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나마 낫지만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주 끔찍하다. 영어 드라이브를 설치하고, 드보락으로 바꾸고 컴퓨터 사용을 끝낼 때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고... 자주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세벌식을 사용하면서 세벌식으로 바꿔 사용하기 귀찮아 자판을 보고 두벌식으로 칠 때도 꽤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일단 세벌식 최종이 익숙해 지면 그때 다시 결정할 생각이다.
- 드보락(dvorak) 자판은 오거스트 드보락 박사가 제안한 영문 글자판이다. 영어 실정에 맞게 글쇠 배열이 잘 돼 있기 때문에, 손가락 연타나 한 손 집중률이 QWERTY 자판보다 훨씬 적고 타자 능률이 매우 우수하다. 사용자가 극히 적음에도 이 글쇠 배열은 미국의 복수 표준 자판 배열 가운데 하나이다. (출처:위키백과 드보락) ↩
- 물론 이 과정에 검증한다. 남이 좋다고 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야 쓰기 때문이다. ↩
- 프로그래머에게 쿼티를 드보락으로 바꾸는 것은 두벌식을 세벌식으로 바꾸는 것 보다 어렵다. ↩
- 물론 특수문자는 무지 헛갈린다. 괄호의 위치도 다르고 “”처럼 390에는 없는 글쇠도 있기 때문이다. ↩
- 이 기능을 보니 세벌식을 처음 배울 때 아래아 한글 자판 배치를 인쇄한 뒤 코팅해서 필요할 때마다 보던 생각이 난다. 그리고 이렇게 익힌 세벌식은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진짜 한글 자판이다. ↩
- 드보락은 미국에서도 전문 타자수를 빼면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자판이다. 세벌식 사용자만큼이나 적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 타자수가 아니라면 굳이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세벌식 사용자 중에는 드보락 사용자도 많다. 그 이유는 세벌식의 가치를 드보락에서도 발견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