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니 용감한 조선일보, 백강년

"일단 다음 직원들도 극소수만 아는 최근 다음 트래픽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고라와 촛불은 잊어주십시오. 한마디로 다음은 트래픽을 돈을 주고 샀습니다."

조선일보 기사다. 이 기사를 보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무식이 부른 정말 무식한 기사다!

목차

트래픽 암매?

얼마 전 QAOS.com트래픽에 관한 짤막한 기사라는 글이 올라왔다. 조선일보 백강년 기자가 쓴 다음, 돈 주고 트래픽 사다니라는 글이다. 이 글에서는 다음이 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와 홈페이지를 변경하는 계약을 맺었다. 전체 PC 수가 3천만대, 이스트 프로그램이 깔린 PC가 2천만대, 홈페이지 전환율이 30%이므로 약 600만대의 PC가 홈페이지를 다음으로 설정하게 되고 이 것이 다음 트래픽 증가의 원인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차니님의 글처럼 이 글의 핵심은 다음 내용이다.

일단 다음 직원들도 극소수만 아는 최근 다음 트래픽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고라와 촛불은 잊어주십시오. 한마디로 다음은 트래픽을 돈을 주고 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기사도 소설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일단 이 기사에서 전제하고 있는 3000만대의 PC 중 2000만대에 이스트소프트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는 전제부터 잘못되어 있다는 점이다.

  • 업체 PC
    먼저 국내 PC의 수는 2568만대라고 한다(2005년 통계이므로 2008년 3000만대로 봐도 된다). 이중 얼마나 이스트소프트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스트소프트 프로그램이 꼭 깔려 있는 'PC방과 같은 업체 PC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단 PC방 PC는 이스트소프트의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도 홈페이지는 다음으로 바뀌지 않는다.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게임방 프로그램이 홈페이지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PC방의 수는 2만개 정도이고 PC방당 평균 PC대수는 55대라고 하니 약 110만대는 이스트소프트 프로그램이 깔려있지만 홈페이지가 변경되지 않는 PC라는 이야기가 된다.

    2500만대의 PC 중 1000만대는 업체 PC라고 한다. 회사를 다녀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회사의 규모가 조금 큰 회사라면 초기 페이지를 자사의 홈페이지나 그룹웨어에 연결하고 사용한다. 식당처럼 소매업종이 아니고 자사의 홈페이지가 있다면 대부분 초기 페이지로 자사의 홈페이지나 그룹웨어 사이트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스트소프트 프로그램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많은 이런 업체의 PC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구형 PC
    PC 보급대수에 대한 최신 자료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 보급된 PC수에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는 구형 PC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 예로 제주도청이 2000년에 발표한 PC 보급대수를 보면 1200만대의 PC중 사용할 수 없는 486이하도 160만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전체 PC에서 사용되지 않는 구형 PC의 비중이 최소 10%는 된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기사에는 바로 이런 구형 PC를 고려하지 않았다.

  • 초보자 PC
    사실 이스트소프트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 대부분은 컴퓨터 초보자이다. 프로그래밍 경력 10년이라고 해도 할줄아는 것이 프로그래밍이 전부라면 그 사람은 컴퓨터 초보자다. 이런 초보자는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지 않는다. 알집에 당하다!!!라는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런 초보자는 2008년에도 알집 5.2를 사용한다. 이런 초보자는 의외로 많다.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경험으로는 세 가구 중 두 가구는 이런 집이다. 즉 이스트소프트의 프로그램이 깔려있지만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지 않아 홈페이지를 변경하지 않는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 홈페이지를 다시 바꾸는 사용자
    소프트웨어 업계의 정설 중 하나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단 하나만 살아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 운영체제는 Microsft, 워드는 MS 워드만 살아 남았다. 이런 현상의 근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숙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절대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익숙함 때문이다. 만약 네이버를 홈페이지로 사용하고 있던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초기 페이지가 다음으로 바뀌었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네이버로 바꾼다. 이런 경향은 초보자 일 수록 더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다음으로 접속한 뒤 네이버를 치고 다시 접속하는 불편함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초보자라고 해서 모두 홈페이지를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초보자이기 때문에 더 불편하고 그래서 온갖 머리를 쥐어짜서 초기 페이지를 원래대로 돌려 놓는다. 30%가 초기 페이지를 바꾸고 이들 중 초기페이지를 모르고 바꾼 사람이 절반이라면 이 절반의 절반은 다시 초기 페이지를 바꾼다. 그런데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무식하고 용감한 조선일보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하면 초기 페이지를 바뀐 경우는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600만대가 아니라 100만대 이하가 될 가능성이 더 많다. 그러나 이 부분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다만 조선일보처럼 전체 PC가 3000만대이고 이중 2000만대에 이스트소프트의 프로그램이 깔려 있고 홈페이지 전환율이 30%이기 때문에 600만대의 PC가 초기 페이지를 바꾼다라고 단순화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이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면

무식하면 용감해 진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나는 이 대목이 조선일보 백강년 기자의 독백으로 들린다. 무식하니 용감한...

특별한 취재원을 가지지 않은 나로서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다음이 이스트소프트와의 계약을 통해 트래픽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단언하건데 이스트소프트와의 계약을 통한 트래픽은 다음 트래픽 증가율의 10%(전체 트래픽의 10%가 아니라)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3000만대, 2000만대에는 고려하지 않은 허수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다시 조선일보의 기사로 돌아와보자.

일단 다음 직원들도 극소수만 아는 최근 다음 트래픽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고라와 촛불은 잊어주십시오. 한마디로 다음은 트래픽을 돈을 주고 샀습니다.

과연 그럴까?

진실은?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의 트래픽이 증가했다면 당연히 다음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도 증가해야 한다. 즉 블로그에 통계 도구를 설치하고 있으며 하루 방문자 수 5000명 이상정도 되는 설치형 블로그라면 자신의 통계 도구를 이용해서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이스트소프트와의 계약 때문에 다음 트래픽이 증가했다면 이스트소프트와의 계약이 발효되는 시점에서 트래픽이 증가해야 한다. 다음은 블로그의 트래픽 변화 추이다.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그래프 아래쪽의 갈색 숫자는 통계의 시작시 검색엔진의 유입량이다. 2007년 1월을 보면 구글은 하루 평균 76명, 네이버는 8명, 다음은 34명을 보내 준 것을 알 수 있다. 두번째로 가장 왼쪽의 갈색 숫자는 통계 기간 동안 최고치이다. 구글은 하루에 618명, 네이버는 913명, 다음은 447명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3개월간 최고치와 월평균치 중 높은 값이 표시된 것이라 반드시 통계 기간의 최고치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적색줄은 광우병 파동이 시작된 4월의 통계치이다. 구글은 하루 평균 294명, 네이버는 무려 812명, 다음은 가장 낮은 187명을 보내고 있었다.

먼저 구글을 보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색에 충실하기 때문에 글이 많아지면 많아 질 수록 구글로 유입은 증가하단. 반면에 네이버는 상당히 들쑥 날쑥하다. 2007년 1월 하루 평균 8명에서 3월 경 급증하는데 그 이유는 네이버와 올블로그의 계약 때문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다음도 조금 들쭉 날쭉한 것 같지만 2007년 4월을 빼면 하루 평균 200명 미만의 사용자가 다음을 통해 유입된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 4월에 방문자가 많은 이유는 이라는 검색어로 며칠 동안 4000명씩 유입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다만 2008년 4월 이후에 다음으로 부터들어 오는 유입은 평상시의 유입양에 비해 두배 가량 폭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다음 아고라가 촛불의 메카가 된 뒤 부터 생긴 현상이라는 점이다.

구글과 다음은 접속자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켜준 네이버는 반대로 감소했다. 그러나 네이버의 사용자 유입은 원래 들쭉 날쭉하다. 따라서 네이버의 유입이 줄었다는 것이 네이버 트래픽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네이버에서 "개념 제로 아싸컴"을 검색해 보면 된다. 개념 제로, 아싸컴이라는 글은 하루에 2000명이 넘는 방문자를 네이버에서 유입 시켜준 글이다. 또 블로그 글은 네이버에 비교적 노출이 잘되는 편이다. 그런데 개념 제로 아싸컴으로 검색하면 내 글이 아예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네이버의 유입양이 들쑥 날쑥한 이유는 트래픽 때문이 아니라 네이버의 검색어 조작에 따른 결과인 셈이다.

네이버에서 개념 제로 아싸컴을 검색하면 내 글인 개념 제로, 아싸컴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 글을 링크한 글만 표시된다. 반면에 아싸컴으로 하루 2000명에 가까운 방문자가 방문할 때는 개념 제로 아싸컴이라는 글이 가장 먼저 표시됐다.

물론 다른 블로그는 내 블로그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전제했듯이 블로그에 통계 도구를 설치하고 있으며 하루 방문자 수 5000명 이상 정도 되는 블로그라면 나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방문자 수를 5000명 이상으로 잡은 이유는 이정도는 되어야 어느 정도 통계의 정확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남은 이야기

설사 다음에서 트래픽을 돈주고 샀다고 해도 비난할 이유는 없다. 한 예로 인터넷 광고를 보자. 사람들이 인터넷에 광고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 이다. 즉, 트래픽을 돈을 주고 사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트래픽을 사는 사람은 괜찮고 다음만 비난 받아야할 이유는 없다. 이런 논리라면 광고를 많이하고 있는 삼성을 가장 먼저 비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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