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한계가 부른 점유율 1위 - 삼성, LG 휴대폰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떨어지는 기능의 삼성 휴대폰을 좋아한다. 기능도 떨어지고 성능도 떨어지고 가격도 비싼 삼성 휴대폰. 가 출시되고 몇 주정도 지났을 때 LGT 관계자 분과 간단히 인터뷰를 한적이 있다. LGT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햅틱이 며칠 전에 출시됐으며, 햅틱을 보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알기로 햅틱은 터치웹폰이 출시되기 한주 전인 3월말에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의외였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3월말에 출시된 햅틱은 기능이 없는 햅틱폰이고 나중에 출시된 햅틱폰은 풀 브라우징 기능이 포함된 햅틱폰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듯 햅틱폰 역시 꽤 많은 사람들의 각광을 받았다. 내가 기억하는 햅틱폰의 모습은 왼쪽에 수직으로 나있는 막대를 터치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장면이었다.

처음에 이 장면을 보고 떠 오른 것은 바로 이었다. 이전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넥스텝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나와 차린 넥스트 컴퓨터에서 사용된 운영체제다. 출시 초기부터 가장 혁신적인 UI로 평가 받았고 지금은 LiteStep과 같은 셀 프로그램을 통해 UI의 명맥을 잇고 있다.

햅틱 UI를 넥스트탭과 비슷하게 본 것은 햅틱의 수직막대를 터치하면 실행할 수 있는 하위 막대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며칠 전 일이 있어서 서울에 올라갔다. 올라 가면서 내심 햅틱을 사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 이유는 매제 회사에서 햅틱을 주기로 했다고 매제가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매제 집에서 처음 햅틱을 본 느낌은

에게!!!

였다. 기대가 커서인지 아니면 iPod Touch에 익숙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에게!!!'라는 말외에 달리 할말이 없었다. 일단 디자인 부터 보다 떨어졌다. 을 처음 볼 때 느낌은 작고 깔끔하며 고급스럽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햅틱의 외관은 크고 너저분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핏 보면 과 닮아 있었다. 액정의 크기도 터체웹폰 보다 크고 따라서 길이도 더 길고, 더 넓었다. 또 두께도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터치웹폰보다 두꺼워 보였다.

두번째로 햅틱에서 느낀점은 삼성의 독자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다른 휴대폰을 베낀듯한 느낌을 받았다. 삼성이 LG 휴대폰을 베낀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단추의 배치를 보면 터치웹폰과 정말 비슷했다. 햅틱이 왼쪽의 음량 단추로 음량을 늘이고 줄이는 반면에 터치웹폰은 오른쪽의 다기능 단추로 음량을 늘인다는 정도의 차이인 것 같았다.

뒤면은 얼핏 보기에 터치웹폰보다 생채기에 상당히 강한 금속 재질처럼 느껴졌다. 사실 햅틱에서 마음에 든 부분은 바로 이 뒷면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 뒷면을 빼고 배터리를 넣는다는 것이 상상외로 힘들었다. 터치웹폰도 뒷면의 커버를 벗기는 것이 쉽지 않은데 햅틱은 터치웹폰과 비할바가 아니었다. 결국 햅틱의 뒷면을 유심히 관찰한 뒤 다른 구조적인 걸림쇠가 없는 것을 알고 카메라 렌즈 부분에 손가락을 넣어 밀어 올려서 뒷면을 분리할 수 있었다.

간신히 분리한 뒷면

뒷면을 분리하고 보니 터치웹폰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다만 카메라까지 가린 햅틱의 뒷면 보다는 배터리만 가린 터치웹폰의 뒷면이 더 나은 것 같다. 물론 깔끔하기는 햅틱이 더 깔끔하다.

햅틱의 광고를 보면 왼쪽 막대에서 아주 부드럽게 위젯을 가지고 와서 바탕화면에 놓는다. 정말 그런지 궁금해서 해봤다. iPod Touch에 익숙해서인지 몰라도 햅틱의 터치감도 터치웹폰 만큼 좋지 않았다. iPod Touch처럼 터치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터치웹폰처럼 꾹꾹 눌러야 반응했다.

꼭꼭 눌러라! 그러면 쪼깨 반응하리라!

터치감이 둔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햅틱폰은 매제가 사용한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지만 LCD는 아주 커칠어져 있었다. 터치해서 반응하지 않자 스타일러스 펜으로 꼭꼭 눌러 끌어 놓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었다. 다행이 보호 필름을 쒸어 두었기 때문에 LCD까지는 상하지 않은 듯했다.

햅틱 UI의 강점처럼 되어 있는 왼쪽 막대를 사용하다 보니 이 왼쪽 막대는 넥스텝을 흉내낸 것이 아니라 맥의 대시보드나 비스타의 사이드바를 흉내낸 짝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동작하는 방법을 보면 왼쪽 막내에서 바탕화면으로 끌어 놓으면 왼쪽 막대에서 아이콘이 사라지고 바탕화면에 위젯이 나타난다. 반대로 바탕화면의 위젯을 왼쪽 막대로 끌어 놓으면 바탕화면의 위젯이 사라지고 왼쪽 막대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의 대시보드(DashBoard)나 비스타의 사이드바(Sidebar)에 비견할 기능은 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비스타의 사이드바의 위젯은 사이드바에 있을 때도 동작하지만 햅틱 왼쪽 막대의 위젯은 왼쪽 막대로 가면 단지 아이콘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짝퉁 사이드바

써보면 딱 짝퉁 사이드바다. 다만 중요한 것은 사이드바를 베꼈지만 핵심은 베끼지 못했다. 사이드바 위젯을 바탕화면에 놓고 쓰는 사람보다는 사이드바에 두고 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사이드바 위젯은 사이드바에서도 동작하지만 햅틱의 위젯은 왼쪽 막대에서는 동작하지 않는다. 그래서 19일 토요일이지만 왼쪽 막대는 25일 목요일로 나온다.

다른 사람들 견해는 다를지 모르지만 나는 햅틱 UI의 왼쪽 막대 보다는 터치웹폰의 바탕화면 아이콘 기능이 오히려 더 편했다. 즉 햅틱 UI의 왼쪽 막대가 터치웹폰의 바탕화면 아이콘 기능보다 더 신기할 수는 있지만 UI의 관건인 편의성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 보였다. 물론 햅틱 UI의 아이콘은 바탕화면에서 동작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바탕화면에서 동작하는 위젯이라면 구글 검색창, 시계등은 터치웹폰에서도 동작하기 때문이다.

햅틱폰, 그나마 좋은 기능

햅틱에서 그나마 인상깊었던 부분은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고 실행된 프로그램의 목록을 보여 주는 기능이었다. 다만 햅틱 UI도 터치웹폰처럼 직관성은 떨어졌다. 터치폰이고 아이콘으로 처리하면서 아이콘을 터치하면 동작하지 않고 꼭 아래쪽의 OK를 눌러야 동작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터치웹폰에서 내가 지적했던 부분인데 햅틱도 비슷했다. 다만 이 기능은 에서 부족한 기능이었다. 그 이유는 터치웹폰은 브라우저를 실행하면 다른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외에 강아지를 키우고 놀며 경주하는 게임은 다마고찌에서 가져온 아이디어겠지만 휴대폰을 사용하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했다(물론 초등학생에게).

풀 브라우징

마지막으로 풀 브라우저 기능을 살펴봤다. 터치웹폰은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800x480을 지원하는 고가의 LCD로 이문제를 해결했다. 삼성은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는지 궁금했다. 확인해 보니 웹 뷰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풀 브라우저가 아니고 단순히 이미지를 표시하는 방법이라서 그런지 터치웹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빨리 웹 페이지를 표시했다. 특히 캐시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은 웹 페이지는 정말 빨랐다.

웹 뷰 방식의 풀 브라우저

다음과 같은 사이트는 정말 빨리 표시된다. 다만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웹 뷰를 내려받아야 한다. 즉 풀 브라우저는 자체에 내장된 기능이 아니었다.

그러나 역시 확대/축소는 롤링 단추를 이용할 수 있는 터치웹폰이 조금 더 나은 듯했다. 또 터치웹폰의 개선점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터치웹폰은 터치 액션으로 확대 축소할 수 있다. 나름대로 기대감을 가지고 사용해본 햅틱폰은 역시 삼성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 폰이었다.

떨어지는 기능, 비싼 가격, 이유없는 선호.

이 삼박자가 어울어진 폰이었다. UI나 터치감, 기능은 과 비슷하다. 풀 브라우저의 속도는 햅틱폰이 앞선다. 그러나 기능에서는 단연 터치웹폰이 앞선다. LCD의 해상도는 비교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터치웹폰이 낫다. 디자인은 터치웹폰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그런데 가격은 터치웹폰보다 10만원이나 더 비싸다. 아무튼 기술의 삼성이라기 보다는 광고삼성이라는 생각을 굳건히 해준 폰이 햅틱폰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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