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Windows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남들은 모두 Windows 3.1을 사용했지만 나는 도스(DOS)만을 고집했다. 멀티태스킹이 되지 않았지만 불안정한 Windows 3.1의 멀티태스킹 보다는 메모리 관리자인 QEMM과 QEMM에 포함된 DESQView를 이용해서 멀티태스킹(정확히는 스위칭)을 했다. 그러나 Windows 3.1을 사용하게 된 것은 Windows의 기능 때문이 아니라 Windows에서 돌아가는 한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박사 과정에 막진학했을 때였다. 석사 과정에서 OrCAD로 작업한 플로터 파일을 PCX로 변환해서 HWP에 삽입해서 논문을 썼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작업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은 편하게 화면을 잡아 논문에 삽입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확대, 축소에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사용한 방법이 벡터 파일인 플로터 파일을 이용해서 PCX로 변환하면서 원하는 크기로 출력해서 사용했다.

문제는 회로도가 조금 바뀌거나 오타를 수정하면 OrCAD에서 수정하고 PLT 파일로 출력한 뒤 PLT 파일을 PCX로 바꾸어주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이 너무 불편해서 PLT 파일(벡터 파일)을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았다. 지금은 인터넷이 활성화됐고 기술의 진보가 너무 눈부셔 벡터 파일을 편집할 수 있는 파일이 차고 넘치지만 당시에는 기껏해야 2400bps 모뎀으로 ComuServe(AOL의 전신)를 접속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각국의 통신 업체를 뒤지던 중 발견한 보석같은 프로그램이 바로 였다. 단순히 벡터 파일을 편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그린 그림도 벡터로 바꿀 수 있고 비트맵 파일도 벡터로 바꿀 수 있는 정말 입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었다. 결국 그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던 Windows 3.1을 코렐 드라우 때문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지금도 2D 그래픽 디자인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코렐 드라우를 먼저 떠 올릴 정도다.

나에게 코렐 드로우는 킬러 어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었다. 즉, Windows를 좋아하지 않지만 Windows를 사용하게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이런 기능을 하는 서비스를 킬러 서비스(Killer Service)[1], 이런 기능을 하는 폰을 킬러 폰(Killer Phone)[2], 이런 기능을 하는 컨텐츠를 킬러 컨텐츠(Killer Contents)라고 한다. 즉, 'LGT가 싫지만 오즈 때문에 LGT 를 사용한다'면 오즈는 LGT의 킬러 서비스가 되는 셈이다.

지난 4월 LGT는 오즈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았다. 무선 데이타 통신의 개방에는 회의적인 SKT와 KTF도 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오즈가 가격면에서 워낙 잇점이 있기 때문에 만한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나도 지난 4월 부터 지금까지 를 사용하고 있다. 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오즈로 얻은 좋은 기회를 LGT가 놓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오즈로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런 반응을 뒷받침할 킬러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킬러 서비스를 만들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출시한지 석달이 됐다면 오즈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오즈만의 유용한 서비스들이 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용자들이 만든 매시업를 빼면 이렇다할 서비스가 없다.

그러나 LGT에서 내놓을 수 있는 오즈만의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

LGT 오즈장점언제,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요즘 나오는 휴대폰은 모두 카메라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두가지를 결합하면 누구에게나 좋은 서비스는 아니라고 해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LGT OZ, 애플의 성공에서 배워라!!!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서비스는 개발하려고 하면 정말 돈들이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많다.

나는 두 아이의 아버지이다. 아빠가 되기 전에는 관심이 없던 부분 중 관심을 가지게 된 부분이 있다. 바로 미아이다. 미아는 이틀 이내에 부무가 경찰서에서 아이를 찾아 가지 않으면 경찰서에서 다른 보호 시설로 넘어가고, 한달이내에 부모가 보호실설에서 아이를 찾아가지 않으면 전국에 있는 미인가 보호시설로 다시 넘어 간다고 한다. 따라서 한달 이내에 아이를 찾지 못하면 영원히 찾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미인가 보호시설로 넘어간 아이를 찾기 힘든 것은 미인가 보호시설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DB가 구축되지 않아서라고 한다. 미아단체에서 개인적으로 찾아가 DB화 하려고 해도 아이가 돈인 미인가 보호시설에서는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한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잃어 버리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트럭으로 전국 각지의 미인가 보호시설를 찾아 다니는 부모들이 많다.

이런 부모에게 미아의 사진을 찍어 사진과 정보를 자동으로 바로 올리고 또 이 사이트를 오즈폰으로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면 어떨까? 오즈폰은 이미 카메라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휴대폰 회사의 친구 찾기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휴대폰이 있으면 위치 추적도 가능하다. 따라서 남은 것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서 관련 정보를 관련 기관에 자동으로 등록해 주는 서비스만 개발하면 된다. 물론 관련 기관과의 협조를 끌어 내야겠지만 따로 비용이 추가되는 것도 아니고 가뜩이나 부족한 DB를 확충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기관이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 아이를 잠깐이나 잃어 버려 본 사람은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부모의 심정을 알 수 있다. '칠칠치 못하게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이를 키워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아이를 잃어 버릴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35초라고 한다. 나도 인천 롯데 마트에서 한 10분 정도 큰 아이(우영이)를 잃어 버린적이 있다. 잠깐이지만 하늘이 노래진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당시에는 마트 직원이 아이를 달래 데려갔고 방송을 통해 찾을 수 있었지만 그 잠깐 동안에도 아이를 잃어 버린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이 갔다. 잠깐을 잃어 버려도 이정도인데 하루, 한달, 일년을 잃어 버린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심장이 새까맣게 탄다. 정말로.

이런 부모에게 언제, 어디서나 잃어 버린 아이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 또 자신과 비슷한 부모를 위해 미아의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서버에 업로드 해주는 서비스가 얼마나 고마운 서비스가 될 것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마 이 서비스를 통해 아이를 찾게 된다면 평생 LGT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이 많다.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부모의 이런 마음을 헤아린 서비스. 이런 서비스가 바로 킬러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많다.

남은 이야기

우영이를 또 한번 잃어 버린적이 있다. 이때는 잃어 버렸다기 보다는 놀러 나간 녀석이 집을 찾지 못해 발생한 일이었다. 역시 인천 살 때 일이다. 동네에서 아는 분의 아파트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우영이는 아파트앞 놀이터에서 논다고 나갔는데 한시간 정도 뒤에 전화가 왔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울고 있다는 것이다. 확인해 보니 놀이터에서 놀기에 열중하던 녀석이 동네분 집으로 오려고 했지만 호수를 몰라 울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이 녀석이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어서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우영이는 익숙한 동네에서 집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익숙지 않은 장소에서 부모를 잃어 버리면 순간적으로 집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사라진 기억은 평생 되돌아 오지 않는다고 한다.

컴퓨터에 우영이 ID를 따로 만들어 두고 있다. 비스타에서 지원하는 아이 보호기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영이가 로그인할 때 사용하는 로그인 암호는 내 전화번호이다. 이렇게 한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아빠의 전화번호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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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표적 킬러 서비스 중 하나는 T맵이다. SKT가 싫지만 T맵 때문에 SKT를 쓴다는 사용자가 의외로 많다. 
  2. 킬러 폰도 있다. 대표적 킬러 폰은 LGT에만 공급되는 캔유 폰이다. 캔유 커뮤니티를 방문해 보면 캔유 때문에 다른 통신사로 옮기지 못한다는 사용자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