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 - 화엄각펜션 by 도아
야외 바베큐장
화엄각펜션의 최대 장점은 야외 바베큐장이다. 식탁이 조금 좁게 배치됐지만 이 바베큐장 바로 아래쪽에 시원한 계곡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베큐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다가 더우면 계곡에 풍덩 빠지면 된다.
목차
- 주말 여행
- 엉뚱한 곳을 안내한 이지윙스
- 입지가 좋은 펜션
- 전경
- 건물 내부
- 건물 지하
- 야외 바베큐장
- 계곡
- 계단
- 정문앞 야외 식탁
- 깊은 산속에서 오즈
주말 여행
지난 주 주말 여행은 조금 바쁘게 보냈다. 먼저 18일에는 광주를 방문해서 mepay님을 만나기로 했고 19일에는 아버님 산소에 가서 잡초를 뽑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가족은 지난 18일 광주로 출발했다. 우엉맘이 조금 늦게 올 것 같아 8시 정도에 도착할 것이라고 mepay님께 이야기 해 두었지만 의외로 우엉맘이 오후 3시 정도에 왔기 때문에 조금 일찍 출발했다.
역시 이번에도 고진샤 민다우(K801B)에 깔린 루센 이지윙스의 파워를 믿기로 했다. 일단 광주 터미널을 도착지로 설정한 뒤 출발했다. 충주에서 다른 지역은 대부분 두시간 생활권이다. 그러나 전라도는 충주에서 가기에는 가장 먼 곳이다. 청주로 가는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증평 IC로 가는 34번 국도를 갈아 타야 한다. 다시 중부 고속도로, 경부 고속도로, 호남 고속도로를 내리 갈아 타야한다.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쉬면서 갔기 때문에 3시에 출발했지만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가 조금 더 된 시간이었다. mepay님을 만나 무등산에서 백숙을 먹고 'mepay'님 집 근처의 모텔에서 1박을 한 뒤 영광의 mepay님 사무실을 가봤다. 그리고 mepay님이 삼겹살에도 품격이 있다에 올린 '보명 식육점'도 들렸다. 전라도 분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조금 '불친절 하다'는 것인데 역시 식육점 주인 아주머니도 조금 불친절 하셨다.
여기서 삼겹살 2Kg를 샀다. 아울러 mepay님께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 시중에는 삼겹살 집이 많다. 도드람 포크는 그래도 맛있는 삼겹살을 파는 곳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체인에 납품되는 돼지 고기는 "3~4년 정도된 새끼를 여러번 낳은 돼지를 잡아 납품한다"고 한다. 또 이런 돼지는 "마리당 가격이 3만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기에 돼지를 도축하는 비용이 만오천원이라고 하니 배보다 배꼽이 큰 돼지가 업체에 납품되는 셈이었다.
보명 식육점에서 파는 삼겹살이 맛있는 이유는 6개월된 새끼 돼지를 오전 6시에 도축, 오전 9시에 식육점에 배달하고 이런 돼지를 매일 매일 식육점에서 팔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맛있는 이유가 종자가 달라서 그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종자가 다른 것이 아니라 새끼 돼지를 잡고 잡은 당일 모두 판매하기 때문에 맛있는 것이었다.
식육점을 둘러 보니 돼지 머리도 여러개 있었다. 또 돼지 족도 여러개 있었는데 머리도 작고 돼지 족도 상당히 작았다. 그 이유는 바로 6개월된 돼지 새끼였기 때문이다. 6개월이라고 하면 조금 이상할 지 모르지만 시골에서 돼지를 직접 잡아 먹을 때도 보통 6개월된 돼지를 도축한다. 6개월이 되지 않으면 고기가 얼마 되지 않고 그 이상되면 고기가 맛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곳은 6개월된 돼지를 잡은 당일날 판매를 하니 맛이 없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엉뚱한 곳을 안내한 이지윙스
영광에서 다시 광주로 간 뒤 우리 가족은 화엄각펜션으로 향했다. 원래는 19일에 화엄각펜션에서 동생네, 누나네와 모여 논 뒤 20일에 아버님 산소에 가기로 했다. 그러나 누나네 일정 때문에 19일에 산소에 가는 것으로 일정이 바뀌었다. 문제는 영광에서 사온 돼지 고기였다. 아이스박스가 없고 날이 덥기 때문에 산소에 들렸다 가면 고기가 상할 가능성이 있었다. 결국 화엄각펜션에 먼저 들려서 고기를 냉장고에 두고 산소에 가기로 했다.
화엄각펜션에 대한 첫 이미지는 외관에 비해 상당히 낙후됐다는 것이다. 펜션이라고 하면 전원형 펜션을 생각하는데 예전에 콘도형 모텔을 외관만 바꾸고 펜션으로 바꾼 듯했다. 아무튼 내가 예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기만 냉장고에 두고 아버님 산소로 향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이지윙스로 '전라남도 곡성군 목사동면 용봉리'를 찍고 가고 있었다.
죽곡면에 막 들어섰을 때 일이다. 죽곡도 목사동에서 가깝기 때문에 거의 다 온것으로 생각했다. 이지윙스의 안내는 마을로 들어 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을의 아주 조그마한 길(소형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길)까지 이지윙스에 표시됐다. 지도가 너무 정확했지만 아직 용봉과는 거리가 있는데 자꾸 산속으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지윙스의 성능이 너무 좋아 용봉으로가는 샛길을 안내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산속 깊은 외길에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곳이었다. 차를 돌리기도 좁은 길이라 다시 이지윙스로 목사동 면사무소를 찍고 앞으로 갔지만 이지윙스는 더 이상 길이 없는 것으로 인식해서 아예 안내를 하지 않았다.
가도 가도 끊없는 외길. 먹통이 된 이지윙스. 결국 차를 돌릴 만한 곳이 나타나 차를 돌려 처음에 왔던 도착지에 도달하자 이지윙스가 동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지윙스가 처음 안내한 곳은 목사동면이 아니라 죽곡면 깊은 산속이었고 목사동면은 이지윙스가 안내한 곳에서 20Km 정도를 더 가야 했다.
이런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막상 아버님 묘소에 도착한 것은 예상과는 달리 오후 세시 30분 정도였다. 누나네는 이미 도착해 있었고 조금 뒤 동생네가 도착했다. 아버님 묘소에 잔디가 자라지 않아서 매년 잔디를 새로 입혔다. 다행히 작년에 외가에서 잔디를 입힌 뒤로는 잘 자라 있었다. 배산입수라고 등뒤로 산이 있고 앞으로 조그마한 시내가 있는 곳이라 풍광은 좋은 곳이다. 그러나 원래 산에 있던 밭을 갈아 산소를 만들었기 때문에 4월에 벌초를 하고 9월에 벌초를 하려고 보면 산소가 온통 억새로 뒤덮힌다.
간단히 제를 올리고 벌초를 하고 가족 모두 화엄각펜션으로 출발했다. 원래는 외할아버지 산소에 들려서 성묘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동생네는 산소로 가는 것을 몰라 화엄각펜션으로 바로 가고 어머님과 누나네, 우리 가족만 외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한 뒤 화엄각펜션으로 향했다. 외할머니는 50대(내 나이 10살 정도)에 돌아 가셨고 외할아버지도 조금 뒤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
아무튼 성묘를 하고 화엄각펜션으로 왔다. 특실이라 그런지 거실 하나에 작은 방이 두개가 있었다. 냉장고도 상당히 큰 편이었고 많은 손님이 밥을 먹기 편하도록 큰 상도 있었다.
입지가 좋은 펜션
그러나 화엄각펜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입지였다. 조금만 올라가면 화엄사가 있고 화엄사를 오르는 내내 바로 옆의 아주 멋있는 계곡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화엄각펜션 주변에는 식당도 많았고 각종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화엄각펜션 뒷편에는 바베큐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야외 바베큐장이 있었다.
화엄각펜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바로 이 야외 바베큐장이었다. 다른 펜션과는 달리 화엄각펜션은 바베큐장이 바로 계곡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어른들은 바베큐를 구워먹고 아이들은 계곡에서 놀면 딱인 곳이었다. 다만 성수기에는 사람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게 펜션 가격도 만만치 않고 교통도 무척 막힐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이 방문한 4월 19일에도 차는 조금 막히는 편이었다.
화엄각펜션의 바베큐장에서 mepay님을 통해 구입한 삼겹살, 동생네가 사온 용두동 쭈꾸미, 어머님께서 해오신 북어 코다리를 구워먹었다. 아이들은 오랜 만에 모여 춥지도 않은 듯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날은 이내 어둑 어둑 해졌고 고스톱을 좋아하는 가족들은 방에 모여 고스톱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도박을 하지 않기 때문에 거실에 누워 잠이 들었다.
밖에서 보기에는 상당히 깔끔하다. 또 새로 지은 건물처럼 보인다. 그러나 콘도형 모텔로 지은 건물을 외관만 펜션처럼 보이도록 바꾼 것이다. 건물 내부는 외부에 비해 조금 낙후됐다.
건물내는 조금 어둡다. 방은 도배나 일부 장식을 새로 하기는 했지만 펜션처럼 잘빠진 구조는 아니다. 또 방 바닥은 사진처럼 울퉁 불퉁했다. 그러나 냉장고도 크고 밥상도 상당히 큰 상이 제공되었다. 아마 특실이라 그런 듯했다.
건물 지하에도 객실이 있지만 사용되지는 않는 듯했다. 또 여름 성수기를 맞아 지하는 여기 저기 공사중이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세미나실이 따로 제공되고 있었다.
화엄각펜션의 최대 장점은 야외 바베큐장이다. 식탁이 조금 좁게 배치됐지만 이 바베큐장 바로 아래쪽에 시원한 계곡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베큐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다가 더우면 계곡에 풍덩 빠지면 된다.
지금은 모내기 철이라 물이 많지 않지만 모내기 철이 지나면 수량도 많다고 한다. 또 펜션과 계곡이 연결된 곳은 이 부근에서는 화엄각 펜션이 유일하다. 따라서 화엄각 펜션의 입지는 상당히 좋은 것 같았다.
바베큐장에서 계곡으로 이어진 계단이다. 따라서 술마시고 풍덩, 술마시고 풍덩하기에 딱 좋다.
정문앞에는 야외 식탁이 놓여있다. 그러나 사용하는 사람도 없고 청소도 하지 않은 듯 먼지가 많았다.
깊은 산속에서 오즈
화엄사 정도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인터넷이 가능했다. 금요일에 출발한 뒤 계속 PC를 사용할 수없었다. 결국 아르고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금요일에 회원가입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 가입자 분께 사정을 설명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주변을 잠깐 산책하고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다. 따라서 숯불에 구우면 오히려 맛이 떨어진다. 그 이유는 삼겹살 기름이 불에 떨어지고 이 기름에 불이 붙으면 삼겹살이 시커멓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숯불에 구운 삼겹살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아침 김치찌게에 넣은 삼겹살은 역시 제맛이 났다.
빨리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어머님께서 조금 더 있다 가자고 하셨다. 그러나 하는 일 없이 펜션에 있는 것 보다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다시 만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길을 나섰다. 서로 가는 길이 달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나지 못하고 바로 집으로 왔다. 오는 길에 자주 가는 동촌 24시 칼국수에서 시원한 칼국수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