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과 멧돼지 by 도아
대선 후보 유시민
얼마 전 유시민 의원이 대선 후보를 포기하고 이해찬씨의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소식에 실망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물론 나는 아니다. 그러나 나도 유시민을 좋아한다. 그러나 대선 후보로 유시민을 바라본 적은 없다. 그의 말솜씨는 명쾌하다. 전여옥과 같은 오크만 아니라면 상대할 사람이 없을 정도 명쾌하며 시원하다. 그래서 그가 좋다. 그러나 유시민이 대선 후보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선 후보 유시민
얼마 전 유시민 의원이 대선 후보를 포기하고 이해찬씨의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소식에 실망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물론 나는 아니다. 그러나 나도 유시민을 좋아한다. 그러나 대선 후보로 유시민을 바라본 적은 없다. 그의 말솜씨는 명쾌하다. 전여옥과 같은 오크만 아니라면 상대할 사람이 없을 정도 명쾌하며 시원하다. 그래서 그가 좋다. 그러나 유시민이 대선 후보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시민의 화법은 동료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러나 적에게는 심한 모멸감을 준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적어도 '정치가는 이런 화법을 구사해서는 안된다'. 정치는 적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적을 끌어 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문국현이 희망이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열린 떨꺼지'와 '한나라 떨거지', '민주 떨거지'가 모여 대통합 민주 신당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리고 과거 대선 승리를 기억해서 요즘 경선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여론만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이인제처럼 손학규도 여론만 믿고 있다가 뒷통수를 맞고 이제는 아예 칩거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며칠 전에 있었던 SBS의 대선 후보 토론에는 정동영과 이해찬이 나와서 불알 친구 시절의 덕담과 머리 검은 짐승의 난장 토론을 보여 주었다. 대선 후보 토론인지 아이들 장난인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않지만.
효자 대통령
아무튼 대선이 가까워지다 보니 여기 저기 대선관련 토론이 많다. MBC에서 지난 6일에도 대통합 민주 신당의 대선 후보(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의 토론회가 있었다. 여기에 나온 유시민 후보는 '효자 대통령'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내놓은 핵심 공약이 '멧돼지 잡기'와 '읍면 단위의 대중 목용탕 건설'이었다. 이 얘기를 듣고 유시민 후보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민의 혈세로 멧돼지나 잡아야 하느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유시민 후보의 정책을 다소 장난스럽고 유치한 것 같지만 농촌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올린 농민을 위한 공약이다.
농촌에 살지 않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은 멧돼지이다. 먹이 사슬상 가장 위에 있기 때문에 개체수 조절이 되지 않는다. 밭과 과수원으로 내려와 일년 농사를 망치는 주범이기도 하다. 농작물을 직접 파헤치지 않아도 멧돼지는 위험하다. 그 이유는 멧돼지도 흙으로 목욕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과수의 뿌리가 드러나 겨울에 얼어 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이 마구 잡이로 노획할 수도 없다. 올무를 놓아 잡는 것도 불법이다. 가끔 수렵기간이 있지만 이 기간 동안 얼마 되지 않는 사냥꾼이 잡는 멧돼지의 수는 개체 수를 조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충주 이야기에 대한 글에서 알 수 있지만 주변에서 귀농한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유시민 의원이 멧돼지를 잡아준다는 공약을 내놨다는 얘기를 하면 바로 '유시민을 지지하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유시민의 공약은 단순한 헛소리가 아니라 농민의 고충을 담아 내놓은 공약이기 때문이다. 보기에 커보이는,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그래서 언제 空約인 空約을 남발한 정치인과는 역시 다르다.
읍, 면에 대중탕을 짓고 셔틀버스를 돌려 어르신들이 겨울에도 청결하게 사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 역시 마찬가지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대중탕에 쉽게 갈 수 있지만 농촌은 이런 대중탕이 정말 드물다. 또 어르신들 이런 대중탕에 돈을 들이는 것도 싫어하신다. 그러나 따듯한 목욕으로 피로를 풀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 건강은 유지할 수 있다(결과적으로 건강 보험료의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고대 로마의 위정자들이 통치의 한 수단으로 목용탕을 이용하고 목욕탕의 입장료를 아주 싸게 유지한 것도 최고의 건강 보험은 병에 걸리지 않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의사는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의사이다.
말솜씨가 탁월한 유시민
유시민. 아직은 부족하다. 그러나 공약을 잡아내는 유시민의 모습을 보면 다음 대선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전에 그릇의 크기를 더 키워야 한다.
백분 토론의 정동영과 유시민의 토론 내용이다. 유시민의 순발력과 적절한 예는 마치 질문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 처럼 아주 간단하며, 현실적이며,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펼치는 논리는 깔끔하고 시원하다. 말을 이렇게 잘하는 사람도 찾아 보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이해찬의 언변은 정동영에 조금 밀리는 듯하다.
정동영: 말로 어떻게 유후보를 이기겠습니까만은 유후보에게 묻겠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과는 함께할 세력이 아니다"라고 그동안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대연정에 대해서는 환영한다."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제가 후보가 되면 박성천 대표 민주당 후보와 만나서 대통합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다.
유시민: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봅니다. 저는.
정동영: 그런데 전에 민주당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바꿉겁니까?
유시민: 그것은 새만금과 똑 같은 얘기인데요. "새만금을 지금 시작하겠느냐" 물으면 저는 반대합니다. 그러나 물막이가 다 만들어져서 갯벌이 죽어가는 상태에서 "저 뚝을 터트려야되느냐"라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거기다 골프장 100개 만들자고 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선택은 한 개인 정치인으로서 지금 제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현실적 조건을 수용하고 그 조건 위에서 원래 하려고 했던 드놉은 이상을 향해서 가려는 것이 거든요. 우리 정동영 후보님께서 이 후배 정치인, 젊은 정치인의 이상을 그런 각도에서 이해해 주신다면 저 나름의 고뇌가 있었다는 점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은 이야기
대통합 민주 신당의 국민 경선은 반드시 실패한다. 경선의 성공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손학규 후보가 칩거를 풀고 다시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다시 참석한다고 죽어버린 불씨가 살아날리는 없다. 역시 시작이 중요하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국민 경선과 현재의 경선을 비교해 보기 바란다. 일단 참석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이변이 많았다. 반면 이번 경선은 그런 이변을 기대할 수 없다. 투표율이 낮아 민심보다는 조직의 힘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친노 계열이 조금 더 빨리 후보 단일화를 했다면 추미애와 김두관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섯명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면 조금 더 풍부한 밥상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시작부터 흥행되는 행사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