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내용

그런데 책을 몇장 넘기기도 전에 아주 인상적인 내용이 나온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로버트 퍼시그


종교에 대한 이 만큼 명확한 정의가 있을까? 머릿말, 종교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도 아주 인상적인 구절로 가득차있다.

만들어진 신

책도 영화와 비슷하다. 영화가 첫 10분간 관객을 사로잡지 못하면 그 뒤 관객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듯 책이 서두에서 독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그 뒤 독자를 사로잡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동 사막에서 온 깡패, 하나님라는 글을 쓴 뒤 세권의 책을 구입했다. 바로 김용옥의 여자란 무엇인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리 스트로벨의 특종! 믿음 사건이다. 주문은 지난 수요일(8월 1일)에 했지만 책은 지난 금요일(8월 3일)에 도착했다.

김용옥여자란 무엇인가는 1986년에 초판이 발행되고 그 초판 인쇄 활자로 지금까지 인쇄하고 있는 듯 요즘 책으로 보기에는 너무 조악했다. 만들어진 신의 원제는 God Delusion이지만 역자가 '만들어진 신'으로 번역한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책은 분량이 무려 600쪽에 달했다.

결국 처음 읽기로 한 책이 호글님의 추천으로 구입한 '특종! 믿음 사건'이다. 300쪽이 안되고 활자가 크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책을 읽으면서 든 느낌은 이 책은 비기독교도를 위한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독교도가 믿음이 흔들릴 때 읽을 그런책이었고 아직 1장 밖에 읽지는 못했지만 비기독교도에게 어떤 감흥을 줄 수 있는 책은 못됐다.

더 큰 문제는 번역. 번역자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번역한 것이 아닌 듯 책을 읽는 내내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이 명확한 부분이 전혀 없고 이말과 저말이 섞여있었다. 결국 '처음으로 꺼내든 책이지만 마지막에 읽기로 하고 두번째로 선택한 책이 바로 만들어진 신'[1]이다.

인상적인 내용

그런데 책을 몇장 넘기기도 전에 아주 인상적인 내용이 나온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로버트 퍼시그

종교에 대한 이 만큼 명확한 정의가 있을까? 머릿말, 종교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도 아주 인상적인 구절로 가득차있다.

"상상해보라, 종교없는 세상을." 자살 폭파범도 없고, 911도, 런던폭파테러도, 십자군도, 마녀사냥도, 화약 음모 사건도, 인도 분할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도,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에서 벌어진 대량 학살도, 유대인을 '예수 살인자'라고 박해하는 것도, 북아일랜드 '분쟁'도, 명예 살인도,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번들거리는 양복을 빼입은채 텔레비전에 나와 순진한 사람들의 돈을 우려먹는 복음 전도사("신은 당신이 거덜 날 때까지 기부하기를 원합니다")도 없다고 상상해 보라. 고대 석상을 폭파하는 탈레반도, 신성 모독자에 대한 공개처형도, 속살을 쌀짝 보였다는 죄로 여성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행위도 없다고 상상해 보라."

이 구절만 보면 종교가 없는 세상이 천국이다. 전쟁도 없고 테러도 없고 인종 차별도 없다.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번들거리는 양복을 빼입은채 텔레비전에 나와 순진한 사람들의 돈을 우려먹는 복음 전도사("신은 당신이 거덜 날 때까지 기부하기를 원합니다")라는 부분을 보면 우리 기독교에 비해 그래도 깨긋하다는 미국의 기독교도 별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웃음이 난다.

하나님은 천원을 싫어해!

위의 동영상은 특정 부분만 의도적으로 편집된 동영상입니다. 전체 동영상을 구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전체 동영상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goowhan님이 이 성가의 전체 내용을 올려 주셔서 성가의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본문에 첨부합니다.

1.예배시간에 꼭 오분씩 늦어 헐레벌떡 뛰어가는 성도
주일학교 공과를 교회가는 버스안에서 한번 읽어보는 교사
남들은 직분맡아 봉사하는데 수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나중된자 이런 믿음은 주님이 원하지 않죠
오 안돼요 안돼 주님이 원하지 않죠

2.성가대연습 제대로 안하고 이상한 소리내는 성가대원
설교시간 처음부터 졸기시작해축도할 때 정신이 드는 성도
헌금을 준비않고 지갑속에서천원짜리 기막히게 찾아내는자
이런 믿음은 주님이 원하지 않죠 
오 안돼요 안돼 주님이 원하지 않죠

3.예배 시간에 삐삐소리로 모두의 시선을 받는성도
교회일을 상의할 때 반대를 위한 반대로 분위기 망치는 성도님
교회문 나갈 때 주님과 작별하여 생활속에서 주님과는 별거하는자
이런 믿음은 주님이 원하지 않죠 
오 안돼요 안돼 주님이 원하지 않죠

우리의 예배는 감격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봉사는 사랑이 넘쳐야 하는데
우리의 믿음은 생명이 있어야 하는데

안돼요 안돼
선생님 집사님 장로님 성도님 
성가대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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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특종! 믿음 사건'은 다 읽고 버렸다. 그냥 돈과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냥 '쓰레기'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