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쳐도 가려서 치자 by 도아
건강보험 환급 사기
며칠 전의 일이다. 급작스럽게 전화가 울렸다. 그리고 전화기를 통해 어머님의 조금 걱정 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내용을 들어 보니 건강보험 환급금에 대한 사기 같았다. 환급 받을 것이 있다고 해서 현금 카드를 가지고 은행에 와 계시다는 것이었다. 통장에 잔고가 얼마나 있는 지 여쭈어 봤지만 상황 파악이되지 않아 통장의 돈을 모두 인출하라고 일단 말씀드렸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인지 요즘들어 부쩍 사기성 전화가 많다. TV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도 전화를 통한 환급 사기에 대한 주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환급 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에게 이런 전화가 온다고 한들 씨도 먹히지 않겠지만 의외로 나이드신 분들에게 이런 사기가 아주 효과적인 같다.
문제는 이런 사기를 당하는 분들 중 나이드신 분들이 많다 보니 사기의 여파가 젊은 사람들 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자식이라도 있어서 의지할데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못한 분이 이런 사기를 당하면 정말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미리 얘기하지만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환급은 전화를 통해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에도 서류가 있어야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급은 모두 서류를 기반으로 이루어 진다. 따라서 전화로 환급하겠다는 것은 모두 사기로 보면된다.
며칠 전의 일이다. 급작스럽게 전화가 울렸다. 그리고 전화기를 통해 어머님의 조금 걱정 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내용을 들어 보니 건강보험 환급금에 대한 사기 같았다. 환급 받을 것이 있다고 해서 현금 카드를 가지고 은행에 와 계시다는 것이었다. 통장에 잔고가 얼마나 있는 지 여쭈어 봤지만 상황 파악이되지 않아 통장의 돈을 모두 인출하라고 일단 말씀드렸다.
잠시 뒤 다시 어머님께 전화를 해보니 다행이 통장에 있던 돈은 누나가 인출해갔기 때문에 다른 문제는 없으셨다고 한다. 일단 분위기가 진정되는 것 같아 어머님께 경위를 여쭈어 봤다.
집에 계시는데 갑자기 ARS 전화가 왔다고 한다. "건강보험 환급금이 있으며, 오늘까지 받아 가지 않으면 국가로 귀속된다"는 메시지와 환급을 원하시면 9번을 누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고 한다. 마침 재산세를 납부하실 돈이 부족한 상황이라 일단 9번을 누르셨다고 한다. 웬 남자가 건강 보험 공단(또는 무슨 보훈 공단)이라고 하면서 환급금을 계좌 이체해 줄터이니 현금 카드를 가지고 인근 은행으로 나오라고 해서 인근 신한은행으로 가셨다고 한다.
그러고는 전화를 건 사기꾼의 지시에 따라 현금 카드를 넣고 계좌 이체를 하신 것 같았다. 다행이 어머님께서 계좌 번호를 잘못 입력하셔서 계좌 이체가 되지 않자, 전화를 건 사기꾼은 잔액이 부족해서 그런 것으로 알고 "통장의 잔고를 확인했다"고 한다. 120만원 정도가 통장에 있었는데 누나가 오늘 100만원을 빼간 덕에 잔고는 2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환급금이 50만원이라고 50만원을 계좌 이체하도록 한 사기꾼은 빼갈 수 있는 금액이 20만원 밖에 되지 않자 "다시 확인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고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이드신 분들이 자동화기기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환급금을 계좌 이체를 해주는 것처럼 속여서 자신의 계좌로 일정 금액을 송금하도록 하는 환급금 사기였다.다행이 어머님께서는 통장의 잔고가 많지 않으셨고, 통장 번호를 잘못 입력하셨기 때문에 사기꾼에에 당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이런 사기에 걸리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도 돈이 많은 사람도 아니다. 대부분 나이가 드신 분들이다. 또 어쩌면 하루 하루 정말 힘들게 사시는 분일 수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 몇 십만원은 작은 돈이 아니다. 그런데 굳이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사기를 쳐도 가려서 치자
이러면 안될까. 정말 먹고 살기 힘들다면 최소한 가려서 치면 안될까?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에게 이런 양심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부탁이라도 하고 싶다. 나이드신 분들의 쌈지돈과 아이들의 코묻은 돈은 노리지 말자. 너희들이 최소한 인간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