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갑니다.


아이들이 나이가 되면 다들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이 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이도 4살 때부터 졸라서 3돌이 조금지나 어린이 집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는 매일 오빠가 유치원을 가는 것을 보고 유치원이 무척 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가 유치원에 갈 때면 따라 간다고 한바탕 소동을 일의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 한 술 더떠서 저한테 전화할 때면 다음처럼 이야기합니다.

: 아빠!
도아: 왜, 우리 .
: 나, 유치원 간다.
도아: 그래? 언제부터?
: 다음 주 부터.

물론 거짓말입니다. 유치원에 가고 싶어서 아빠한테 유치원에 간다고 거짓말 하는 것입니다.

도아: (밥을 잘 먹지 않는 를 보고) 밥을 안먹으면 유치원에 못간다.
: (밥을 한 술 뜨면서) 그런데, 아빠. 나 유치원에서 김치 먹었다.

역시 거짓말입니다. 충주로 이사를 오니 아파트 바로 앞에 유치원이 있더군요. 누나네도 이 아파트에서 살았기 때문에 큰 조카(한결이)도 이 유치원을 다녔습니다. 초록 유치원이 있고 초록 유치원에 다닐 것을 안 뒤로 부터 증상이 더 심해졌습니다. 이젠 아예 유치원에 다닌다고 합니다.

: 아빠.
도아: 왜?
: 나 초록 유치원 다닌다?
도아: 그래?
: 응.
도아: 선생님 말 잘들었어?
: 응. 그런데 친구가 신경질나게 했어.

물론 이 것도 거짓말입니다. 유치원을 워낙 다니고 싶어해서 스스로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며칠 전 입학금을 납부하라는 통지가 왔습니다. 입학금을 납부하니 유치원복과 가방을 준 모양입니다. 신이난 가 노래를 부릅니다. 아는 노래도 별로 없고, 끝까지 부르는 노래도 별로 없지만 지기 싫어 열심히 노래를 부릅니다.

: 파, 파, 파워레인저...
부인: 어머. 쪼그만 애가 노래를 잘하네.
부인: 몇 살이니?
: 엄마, 나 저 아줌마 싫어.
남편: (막 웃으며) 그래. 그럼 아저씨는 어때?
: 아저씨도 싫어.

엘리베이터에 만난 동네분들과의 대화입니다. 성격 때문이겠지만 는 어른이 놀랄 정도로 상황에 정확한 말을 솔직히 표현하곤 합니다. 그래서 매번 이가 당합니다.

: 아빠. 저게 뭐야.
도아: (연이은 질문에 지쳐서) 몰러. 하늘에게 물어봐
: 에이 씨.
: 아빠한테 에이 씨하면 안되지.

물론 이한테 한대 터졌습니다. 그러나 는 말로 열받아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싸움은 대부분 가 이깁니다.

: (열받아 를 괴롭힙니다)
: 아. 너 이러다 엄마한테 혼난다.

아직도 갸날프고 애기같은 지만 이제 내년부터는 유치원에 다닙니다. 이도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슬하에 자식이라고 하는데 어느 덧 서서히 엄마, 아빠를 떠날 준비를 할 때 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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