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 18. Orgio.net
confirm.to
정확하지 않지만 confirm.to
와 비슷한 도메인 이름을 사용했고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과 같은 절차 없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SMTP 서버 주소에 confirm.to라는 도메인 이름만 추가하면 됐던 서비스였다. 예를들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SMTP 서버 주소가 smtp.kornet.net이라면 SMTM 서버 주소를 smtp.kornet.net.confirm.to로 바꿔 주면 자동으로 수신 확인이 되는 서비스였다.
추억의 오르지오
어제 주말 여행을 다녀왔다. 처음부터 주말 여행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우영이가 나온 김에 자고 가자고 졸라서 의외로 긴 주말 여행을 다녀왔다. 영주 [부석사에서 내려 오는 길에 가판에서 팔고 있던 인삼 동동주를 한병 사가지고 왔는데 이 인삼 동동주를 서울에 올라갔을 때 사온 용두동 쭈꾸미와 함께 마셨다. 그리고 조금 일찍 일어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불현듯 예전에 자주 사용하던 오르지오라는 메일 서비스가 생각났다. 오르지오가 막 생겼을 때 가입을 했기 때문에 상당히 짧은 ID를 여러 개 등록해 두었고 가끔 이 전자우편 주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오르지오에서 사용하던 ID는 doa@orgio.net, q@orgio.net, z@orgio.net이었다. 다른 서비스와는 달리 가입할 때 ID 글자수 제한이 없어서 이렇게 짧은 ID를 사용할 수 있었다. Gmail을 사용하기 전에는 그나마 가끔 접속했지만 Gmail을 사용한 뒤에는 거의 잊혀진 사이트였다. 국내에서는 오르지오가 처음으로 수신 확인 메일 서비스를 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오르지오 보다 먼저 수신 확인 메일 서비스를 제공한 곳이 있다. 도메인 이름은 정확하지 않지만 수신 확인 메일을 사용하는 방법도 오르지오 보다는 훨씬 간단했다.
정확하지 않지만 confirm.to
와 비슷한 도메인 이름을 사용했고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과 같은 절차 없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SMTP 서버 주소에 confirm.to라는 도메인 이름만 추가하면 됐던 서비스였다. 예를들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SMTP 서버 주소가 smtp.kornet.net이라면 SMTM 서버 주소를 smtp.kornet.net.confirm.to로 바꿔 주면 자동으로 수신 확인이 되는 서비스였다.
수신 확인하는 방법은 오르지오와 같이 웹 버그(Web Bug)를 이용했다. 다만 SMTP 주소를 위처럼 바꾸고 메일을 보내면 메일은 일차적으로 confirm.to로 전송된다. confirm.to에서는 smtp.kornet.net이라는 원 SMTP 서버를 찾아내고 사용자가 보낸 메일에 웹 버그를 심어 전송한다. 메일을 받은 사용자가 메일을 읽으면 웹 버그에 의해 읽었다는 사실이 confirm.to 서버에 기록되고 메일 수신을 확인한 confirm.to 서버에서 처음 메일을 보낸 사용자에게 수신 확인 알림 메일을 보내주는 구조였다.
따로 회원 가입할 필요도 없고 SMTP 서버의 주소만 바꾸면 되고, 수신 확인은 메일로 알려 주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한 서비스였다. 오르지오 보다 더 먼저 생겼지만 오르지오와 특허 분쟁으로 곧 사라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르지오에서 자신의 기술이라고 특허를 출원했던 수신 확인 메일은 오르지오의 독자적인 기술이 아니다. 당시 인터넷에서 알게 모르게 사용되던 웹 버그를 활용한 기술에 불과했다. 웹 버그는 한때 방문자의 정보를 방문자 몰래 서버에 기록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던 기술로 그림출처: 오르지오 메일도 폐쇄 임박
오늘 오르지오 서비스가 중지됐다는 것을 알았다. 한때 수신 확인 메일로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았던 회사이지만 차별화된 기술이나 마케팅 전략이 없다보니 결국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공지에는 오르지오를 인수할 회사를 찾고 있지만 딱히 인수할 업체는 없었을 것 같다.
1997년 7월에 생겨 2006년 9월에 문을 닫았기 때문에 약 9년 정도 서비스가 운영된 셈이다. 회원수는 200만 정도였다고 하니 중형급 인터넷 사이트가 네티앙 다음으로 사라진 셈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10년은 모든 것을 바꾸는 것 같다. 국내에 있는 사이트 중 내가 운영하고 있는 QAOS.com 보다 연혁이 오래된 사이트는 많지 않다.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정도이다.
참고로 오르지오라는 이름은 약"오르지오"처럼 '오르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남은 이야기
오르지오 메일을 사용할 때 일이다. doa@orgio.net은 개인 메일로, z@orgio.net은 익명 메일로 많이 사용했다. 한달에 한번 정도 로그인해서 받은 메일을 삭제하는 정도로 사용했는데 어느 날 [email protected]으로 오는 메일이 폭주했다. 확인해 보니 제발 스팸 메일좀 보내지 말아달라는 부탁 또는 욕설이 전부였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메일 계정으로 무슨 스팸이 날라갔을까 싶어서 확인해 보니 스패머의 교묘한 농간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스패머가 메일을 보내면서 회신 주소로 내가 사용하는 전자우편 주소(z@orgio.net)를 적어 발생한 일이었다. 회신 주소를 내 주소로하면 스팸 메일에 관심을 둔 사람의 메일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스패머는 여기까지 고려해서 본문에 자신의 전자우편 주소를 적어둠으로서 관심이 있는 사람의 메일은 자신이 받을 수 있도록 손을 써 두었다. 즉 스팸을 받고 본문도 읽지 않고 열이 받아 회신 단추를 누른 사람의 메일은 회신 주소로 되어 있는 z@orgio.net으로 메일을 보내게되고 관심을 가지고 본문을 읽은 사람은 스패머에게 메일을 보내도록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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