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OS.com 신년 모임 후기


사라진 열쇠

술을 마시면 항상 일찍 일어나는 버릇 때문에 이 날도 조금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내 손몬에 채워둔 사우나실 열쇠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안경도 보이지 않았다. 만약 누가 열쇠를 훔쳐가 옷가지와 지갑을 가져갔다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단 카운터로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카운터의 주인 아저씨가 보조 키를 가져왔고 사우나 사물함 번호가 비교적 기억하기 쉬운 101번이라 다행히 사물함 번호를 기억하고 사물함을 열었다. 다행이 옷가지와 지갑, 카메라 모두 남아 있었다. 열쇠가 사라졌지만 사물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누가 훔처간 것이 아니라 내가 자면서 빼버린 것이 아닌가 싶어서 수면실을 다시 찾아 봤지만 열쇠는 찾을 수 없었다.

목차

QAOS.com 년말 모임

가운데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bluenlive님, mepay님, selic님, 나

ironleav님이 찍은 사진이라 ironleav님은 없다. 또 boybe님의 사진도 빠졌다. 가운데 함께 찍은 사진 중 내 앞쪽에 있는 분이 boybe님이다.

일식 꼬치

이 상황에서 3차는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의외로 지방에서 올라 오신 분들 대부분이 잠자리를 미리 마련하고 올라 와서 ironleav님과 함께 3차를 하게되었다. 구로 디지탈 단지역 1번 출구에서 모이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어묵을 좋아하고 1번 출구에서 다른 사람이 오는 것을 기다릴 때는 보통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먹으며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 전날 방영된 소비자 고발에서 아무 생각없이 찍어 먹는 어묵용 간장에 다른 사람의 침이 엄청나게 묻어 있고 또 세균도 많다는 방송이 있었다. 방송을 무시하고 먹을까 싶었지만 bluenlive님은 아무래도 꺼려하는 듯해서 이 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먹지 않았다.

구로 디지탈 단지역 주변 술집 중 꼬치 어묵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일식 꼬치집이 있었다. 포장마차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깨끗하며 먹은 꼬치대만 가져가 계산하면 되기 때문에 포장마차와 비슷한 집이었다. 이 곳에서 한 30개 정도의 꼬치를 먹었다. 구로 디지탈 단지역 포장마차에서 먹지 못한 한을 푼 셈이다.

꼬치집을 나와 역 주변의 찜질방으로 갔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우나 보다는 잠을 자기 위해서였다. 술을 마신 뒤 유일한 술버릇이 잠자는 것이라 잠이 몰려왔고 옷을 벗는 사이 ironleav님은 이미 탕으로 간 듯 보이지 않았다. 이미 졸린 상태라 수면실에 누워 잠을 청했다.

사라진 열쇠

술을 마시면 항상 일찍 일어나는 버릇 때문에 이 날도 조금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내 손몬에 채워둔 사우나실 열쇠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안경도 보이지 않았다. 만약 누가 열쇠를 훔쳐가 옷가지와 지갑을 가져갔다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단 카운터로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카운터의 주인 아저씨가 보조 키를 가져왔고 사우나 사물함 번호가 비교적 기억하기 쉬운 101번이라 다행히 사물함 번호를 기억하고 사물함을 열었다. 다행이 옷가지와 지갑, 카메라 모두 남아 있었다. 열쇠가 사라졌지만 사물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누가 훔처간 것이 아니라 내가 자면서 빼버린 것이 아닌가 싶어서 수면실을 다시 찾아 봤지만 열쇠는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내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 머리 위에 옆 사람의 안경과 내 안경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안경만 찾아서 사우나를 나왔다. ironleav님과 해장도 함께하고 올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이 날 사무실 집기를 옮겨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구로 디지탈 단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동서울에 도착하니 6시 정도 됐고 6시 20분표를 끊었다. 차를 기다리면 파워레이드를 마시다 보니 bluenlive님께 연락이 왔다. 새벽 6시까지 술을 마시고 그때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체력 부럽습니다).

얼핏 생각해 보면 나와 ironleav님, mepay님과 selic님, bluenlive님과 boybe님이 쌍쌍으로 헤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bluenlive님은 다른 아는 분을 만나러 갔고 mepay님은 selic님과 바로 헤어졌다고 한다. 즉 ironleav님과 나만 쌍쌍으로 3차를 한 것 같았다.

매번 모임을 할 때면 느끼는 점이지만 모임에 나오신 분들은 하나같이 좋으신 분들이었다. 매년 나오시던 ymister님 혼례 뒤 가정에 충실한 덕에 이번에는 참석하지 않으셨다. 매년 참석하신 분은 역시 ironleav님 한분이라 다음 모임 때는 판도가 어찌될지 궁금해졌다.

아무튼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mepay님, bluenlive님, ironleav님은 이미 안면이 있지만 selic님과 boybe님은 이번이 초면이었었다. mepay님, bluenlive님, ironleav님, selic님, boybe님 조금 늦었지만 즐겁고 유쾌한 하루였습니다. 올 한해도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남은 이야기

ironleav님도 모임이 있을 때면 꼭 무엇인가 가지고 나오셨다. 예전에는 허브 회사에 다니셨기 때문에 주로 허브를 가져 오셨는데 요즘에는 컴퓨터에 관심을 끊었기 때문에 집에 있던 CNPS-9000을 가져 오셨다. ...라는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선물은 내 컴퓨터에서 엄청난 쿨링 성능을 발휘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CNPS-9000의 웅장한 자태

쿨링 성능은 정말 좋다. CPU가 풀로드가 아니면 시스템 온도 이하로 떨어진다. CPU가 풀로드라고 해도 온도 변화는 크지않다. 케이스의 광팬을 돌리면 공기 흐름에 문제가 생겨 온도가 조금 올라가지만 우려할만한 수치는 아니다.

selic님도 선물을 가져오셨다. 연필과 노트였는데 안면이 있기는 mepay님과 나 뿐이라 mepay님의 선물과 내 선물만 가져왔다. selic님은 안면 때문에 선물을 마련한 것이지만 selic님의 선물을 두 사람만 받았기 때문에 나는 조금 뻘쭘했다.

찜질방 수면실에서 잠을 잘 때에 사물함 열쇠는 겨드랑이에 차야한다고 한다. 비슷한 얘기를 예전에 들은 것 같은데 수면실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지 않아 잊어 버렸다. 덕분에 아침부터 난감한 상황에 빠질 뻔했고 잃어 버린 열쇠값으로 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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