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36 - 묵밥


충주는 맛집이 많지 않다. 충주에 낙향한지 20년 가까이 된 매형이지만 맛있는 음식점은 모른다고 한다. 사실이다. 맛집이 많지 않다. 그러나 맛집은 많지 않아도 충주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올갱이 해장국이다.

처음에 올갱이를 올챙이로 읽어서 충주 사람은 올챙이도 먹는 줄 알았다. 올갱이는 전라도에서는 '데사리'라고 부르는 민물 고동을 말한다. 그런데 이 올갱이는 충주에서 상당히 많이 난다. 버스 정류장에도 할머니가 커다란 대야 가득 올갱이를 담아 파시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충주댐 근처에 가면 손으로 쓸어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올갱이가 바위에 다닥 다닥 붙어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충주에는 올갱이 해장국을 파는 집이 많고 또 올갱이 해장국은 시원하고 맛있다.

두번째로 떠오르는 음식은 민물 회무침이다. 민물회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민물회 무침은 좋아한다. 또 이 민물 회무침 때문에 충주를 방문하는 사람도 있다. 또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한때 유행처럼 생겼던 집이 꿩 샤브샤브 집이다. 요즘도 몇 집 남아 있기는 하지만 꿩 샤브샤브는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특색있는 음식은 묵밥이다. 서점 2층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일이다. 밥을 먹은 사람들이 오늘 메뉴는 국수라고 해서 봤더니 국수가 아니라 조금 이상한 밥이 나왔다. 일단 국물은 잔치국수의 국물과 비슷하다. 신김치를 취향에 따라 넣는 것도 비슷하다.

차이는 국수 대신에 묵이 들어간다. 묵을 두부 썰듯이 써는 것이 아니라 국수를 만들듯 얇고 길게 썬다. 그리고 이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다. 겨울에는 국을 뜨겁게 하고 여름에는 차게 해서 먹는다.

맛?

나름대로 괜찮다. 처음 먹는 사람이라면 맛을 모를 수 있지만 먹다 보면 맛을 알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오늘도 서울에서 충주로 오다 보니 묵밥집이 보였다. 우엉맘도 묵밥을 먹고 싶어 했지만 한번도 사주지 않은 것 같아 오늘은 묵법을 먹기로 했다. 충주 IC에서 나와 충주/수안보 방향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첫번째 육교 바로 아래의 도토리 묵고을이다.

음식점 내부

토속 음식점이라서 그런지 예전 초가집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벽난로와 졸졸 흐르는 물은 운치가 있는데 그 중간의 소화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식탁

식탁도 시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뒷부분의 돌담도 그렇고 가족 단위로 앉을 수 있는 칸막이도 그렇다.

묵밥

왼쪽과 오른쪽의 가장 큰 그릇이 묵밥이다. 국수 대신 묵이 있는 것만 빼면 잔치국수와 비슷하다. 반찬도 단촐하다. 묵밥에 들어간 신 김치, 두부, 백김치, 샐러드가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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