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 수다에는 뭔가 오묘한 것이있다?

2007/02/09 10:26

아줌마들의 수다

환장하는 순간이다. 첫번째 여자는 국정원에 다니는 여자이고 두번째 여자는 사기치는 여자다. 국정원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여자와 사기를 치는 여자가 같다니... 그런데 아주마의 대화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꽤 오래전의 일이다. 동생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어제 간단히 마신 술덕에 잠이 일찍 들었다. 옷도 벗지 않고 이블도 덮지않고 잔 것으로 봐서 TV를 보려고 누웠다가 잠이 든 것 같다. 자는 도중에 누군가 배 위로 올라타고 노는 것을 보고 잠깐 잠이 깼다. 얼굴을 들어 보니 따공(다예)이였다. 항상

다예: 오늘은 아빠랑 잘꺼야

라고 얘기하면서 매일 엄마와 자는 것이 종내 미안했는지 자는 도중 아빠랑 잔다고 왔다고 한다. 녀석을 안고 있다 보니 녀석이 조금 불편해 하는 것 같다.

도아: 다예야, 엄마한테 가고 싶어
다예: 응.
도아: 그러면 엄마한테 가서 자.
다예: (좋다고 일어나서 쪼로록 엄마한테 간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가 물한잔 마시고 보니 새벽 4시. 술을 많이 마시던 그렇지 않던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난다. 새벽 4시에 자도 아침 8시면 일어난다. 잠이 없는 사람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하루에 네 시간만 잘 수 있도록 몇년을 노력한 덕에 10시 이전에 자면 보통 2~4시면 깨고 2시 정도에 자면 5~7시 정도면 잠이 깬다.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리고 다른 작업을 하다가 아침을 먹었다. 씻으러 목용탕에 갔다가 발견한 무수한 새치. 아버님은 새치가 거의 없으셨는데 어머님을 닮아 새치가 많다. 결국 염색을 하고 간단히 씻고 나오니 애 엄마가 하는 소리.

우엉맘: 오빠. 여자가 국정원을 다닌 것을 남편이 9년 동안 몰랐데.
도아: (도대체 뭐가 문젠데) 그런데 뭐?

우엉맘: 응, 사기를 쳤대.
도아: 누구 누구에게 무슨 사기를 쳤다는 건데?

우엉맘: 아. 여자가 국정원을 다닌다고 사기쳤다고.

아줌마(또는 처녀)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이런식으로 중간 과정이 생략된 체로 말을 하는 바람에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도아: 그러면 "여자가 국정원에 다닌다고 9년동안 사기를 쳤는네 남편이 몰랐데"라고 해야지.
우엉맘: 그게 그거지.

환장하는 순간이다. 첫번째 여자국정원에 다니는 여자이고 두번째 여자사기치는 여자다. 국정원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여자와 사기를 치는 여자가 같다니... 그런데 아주마의 대화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꽤 오래전의 일이다. 지금은 변리사를 하고 있는 동생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도아: 처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라고.
우엉맘: (탤런트를 얘기하는 것으로 알고) 권상우, 나도 권상우 좋아.

동생: (바로 전의 대화가 비에 대한 얘기이기 때문에) 그래요. 저도 비를 좋아하는데.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우엉맘: (여전히 권상우 얘기를 하는 줄 알고) 그래요. 노래하는 것은 못들어 봤는데. 연기는 봤어도.

동생: (여전히 비로 알고) 풀하우스에서 연기하는 것 봐요. 정말 잘하죠.
우엉맘: (여전히 권상우로 알고) 맞아요. 정말 잘해요.

내 질문에 동문서답하고 서로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면서도 대화가 이어진다.

역시 아줌마의 수다에는 남자들이 모르는 뭔가 오묘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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