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집
맛있는 집에 대한 글은 쓰기 쉬워도 맛 없는 집에 대한 글은 어지간하면 쓰기 힘들다. 따라서 나도 음식을 좋아하지만 맛없는 집에 대한 글은 보통 쓰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맛없는 집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우영이와 있었던 대화 때문이다.
맛없는 집
맛있는 집에 대한 글은 쓰기 쉬워도 맛 없는 집에 대한 글은 어지간하면 쓰기 힘들다. 따라서 나도 음식을 좋아하지만 맛없는 집에 대한 글은 보통 쓰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맛없는 집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우영이와 있었던 대화 때문이다.
오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우영이와 다예를 데리고 서점으로 향했다. 평상시 다니는 길은 조금 위험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다닐 때는 항상 대로로 다닌다.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우영: 아빠. 옹기 족발은 없어졌어?
도아: 아니, 왜?
우영: 없어졌잖아.
(아랫쪽 건널목에 있는데 녀석이 착각을 한 것이다)우영: 그런데 옹기 족발은 비싸고 맛없어?
도아: 아니 싸고 맛없어.
우영이에게 옹기 족발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아랫쪽 건널목으로 향했다. 건널목을 건너고 다시 건너기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영: 알았다.
도아: 뭘?우영: 응, 오막집 곱창을 왜 비싸게 받는지...
도아: 왜?우영: 응, 맛있으면 사람이 많이오니까 싸게 받아도 되는데. 맛이 없으니까 오는 사람이 별로 없고. 그래도 비싸게 받는 거잖아.
꼭 맞는 얘기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어 보였다. 아울러 '옹기 족발이 비싸고 맛없다'는 얘기를 왜 했는지 짐작이 갔다.
나는 식도락을 즐긴다. 맛있는 순대를 먹기위해 상도동에서 불광동까지, 심지어는 부산까지도 간다[1]. 따라서 새로 생긴 음식점도 자주 가는 편이다.
오막집
꽤 지난 일이다. 매형 서점에 손님이 찾아 오셨다. 그래서 매형과 함께 서점 근처에 있는 오막집[2][3]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주변의 식당과는 달리 문도 자동문이고 실내 장식도 상당히 잘되있는 집이었다. 아울러 음식이 나오면 꼭 심부름하는 아주머니가 붙어있는 나름대로 서비스는 좋은 집이었다.
일단 가격표를 봤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곱창, 막창과 같은 내장을 주로 하며, 가격은 1'5000에서 3'0000원으로 비교적 비싼집이었다. 자주 가는 집이면 모르겠지만 처음 가는 집이라 일단 곱창 구이 2인분을 시켰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잘 알고 있겠지만 구이 종류는 고기만 좋으면 양념을 하지 않은 것이 가장 맛있다. 아울러 양념을 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고기의 질이 좋지 않아 양념으로 때우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단 수입 냉동 곱창에 다소 느끼한 양념을 한 그런 곱창이었다. 따라서 곱도 별로 없고, 질기고 냄새도 조금 낫다. 어쩔 수 없이 2인분을 먹었다. 그러나 아직 술이 시작도 안한 상태라 이번에는 막창 2인분을 시켰다. 역시 양도 얼마되지 않고 곱창처럼 맛없는 양념이 묻어서 나왔다.
결국 생각한 것이 아무리 양념 곱창을 하는 집이라고 해도 염통은 양념을 하지 않고 내오는 것이 일반적이라 염통을 시켰다. 그런데 염통도 양념이 되었 있었다. ㅇㅗㄷ...
할 수 없이 맛없는 염통을 먹고 더 이상은 바라볼 것이 없을 것 같아 이 집을 나섯다. 물론 이 뒤로는 절대 이집은 가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전 오막집에서 간판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도아: 결국 망했군
우영: 아빠. 왜 망했어?
도아: 곱창을 파는 집인데, 엄청 맛없고 가격은 무지 비싸거든.
라고 했다. 아마 우영이는 이 얘기를 아직까지 잊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며칠 뒤에 보니 오막집이 그대로 있었다. 아마 간판을 내린 것이 아니라 보수 공사를 한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