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키보드를 바꿨다. 구입비도 아깝고 소리를 죽이는 단추도 편리해서 어떻든 계속 쓰려고 했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다.
- 키보드 감이 좋지 않다.
- 오타가 많이 난다.
- 윗글쇠(Shift)를 누르면 큰글쇠(Caps)가 자주 눌린다.
- ESC 글쇠 바로 위에 재우기(Sleep) 단추가 있어서 실수로 재우기 단추를 누르는 경우가 발생한다.
- 타자를 조금 오래치면 손목이 아프다.
1'2000원이라는 자판 가격으로는 적지 않은 돈[1]을 투자했지만 결국 자판을 새로 구입했다. 새로 구입한 자판은 역시 106 자판의 기본형을 가지고 있는 IGK-5100이다. 유광에 다소 묵직한 느낌을 준다. 실제 물건도 T513에 비해 훨씬 묵직하다. 아울러 키감 역시 T513에 비해 무겁다.
다만 이 자판도 슬림이라서 그런지 예전 키감은 느낄 수 없다. 그러나 T513에 비해 오타는 현저히 줄었고, 윗글쇠를 누르면 큰글쇠가 눌려지는 현상도 없다. 이 자판에는 재우기 단추, 전원 단추, 깨우기(Wake up) 단추, Fn 단추가 추가로 더있다. 그런데 이 단추들 중 쓸만한 단추는 없었다.
나는 컴퓨터를 끄는 경우가 거의 없다. 1년 365일 동안 컴퓨터가 꺼져있는 시간은 하루도 안된다. 따라서 재우기 단추나 전원 단추는 전혀 필요가 없다. 우영이나 다예가 전원 단추를 잘못 누를 수 있기 때문에 전원 단추를 누르면 최대 절전 모드로 빠지도록 설정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 깨우기 단추를 눌러 컴퓨터가 켜지면 좋겠지만 깨우기 단추를 눌러도 컴퓨터는 켜지지 않는다. 전원 단추도 전원을 끄는 단추이지 켤 수는 없으므로 모든 단추가 내에게 무용지물인 셈이다.
추가로 글을 쓰면서 알게된 것인데 엔터 글쇠가 작다. 대신에 지우개(Backspace)가 다른 자판보다는 더 크다. 엔터 글쇠가 작은 것도 다소 불편하지만 윗글쇠를 누르면 큰글쇠가 눌리는 T513 보다는 훨씬 낫다.
아무튼 총평을 하자면 외관은 상당히 깔끔하고 슬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작다. 같은 슬림이지만 T513보다 더 작다. 아울러 키감은 슬림 특유의 키감을 없애기 위해 그랬는지 몰라도 T513 보다는 조금 무겁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괜찮치만 예전 106 자판에 비해 키감은 조금 못했다.
- 자판은 따로 구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전에 쓰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