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물 먹고 사는 인천 시민

2006/07/04 12:45


[사진 출처: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내 나이는 이제 만으로도 불혹이다. 그러나 병역이 조금 늦게 끝났기 때문에 아직 예비군 6년차이다. 7년차 부터는 예비군 훈련이 없다고 하지만 7년차에는 만으로 40세가 넘기 때문에 자동으로 민방위로 바뀐다고 한다.

시간 낭비, 돈 낭비 밖에 되지 않는 예비군 훈련을 뭐하러 할까 싶지만 군대란 의외로 아주 사소한 부분에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도 자체의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예비군 교관 역시 예비군 훈련의 목적은 훈련이 아니라 지정된 시간, 지정된 장소에 모이는 소집이라고 한다.

지식에 대한 욕구가 비교적 많은 편이기 때문에 예비군 훈련 시 보여주는 교육용 비디오나 예비군 교관이 하는 말들도 남들과는 다르게 경청하는 편인데 지난 예비군 훈련에서 아주 의외의 얘기를 들었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인천 삼산동에서 조금 올라가면 정수장이 있고, 이 정수장 역시 예비군 방위 전략상 상당히 중요한 대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정수장으로 오는 물은 노량진[1]에서 온다고 한다. 즉, 노량진 근처의 한강물이 인천 시민의 상수원인 셈이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상수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팔당호에서 끌어다 쓰고 인천에 사는 사람들은 똥 오줌이 섞인 노량진에서 끌어다 쓴다는 것이었다.

물론 난 생수를 시켜다 먹는다. 따라서 수돗물을 먹을 일은 거의 없지만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웬지 모를 분노가 치솟았다. 서울과 강남에 편중된 개발, 그 편중된 개발이 수돗물에까지 이어진다니. 나야 생수를 먹고 있지만 그 수도물을 먹고 사는 인천 시민도 많다.

상수원 보호 구역.
주변에 건물도 짓지 못하며, 수영도 금지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물은 서울에서 끌어간다. 물론 상수원 보호 구역과 인천과의 거리는 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거리가 아니다. 개발의 편중이다. 서울과 강남에 모든 것을 퍼줘왔던 개발의 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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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금 극단적인 표현입니다. 그러나 노량진 물이 인천 시민의 상수원이라면 똥물이라고 해도 표현상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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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물, 상수원, 수돗물, 이야기,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