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하면 가능
아이폰 4를 구입했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그 중 하나는 유심(USIM). 3GS를 사용할 때는 유심을 썼지만 아이폰 4는 마이크로 유심을 사용한다. 마이크로 유심을 새로 받으면 되지만 그것도 싫어서 택한 방법이 바로 유심을 잘라 마이크로 유심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호치키스 형태의 도구도 있지만 가위로 직접 잘라 사용해도 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유심을 잘라 마이크로 유심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이폰의 높은 재구매율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더 아이폰 4를 받는 날이다. 8월 18일 새벽부터 설친 덕에 간신히 아이폰 4 32G 4차로 예약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3GS 사용자이며, 아직 약정이 1년 넘게 남았지만 아이폰 4를 구매했다. 아이폰 3GS에 비해 높아진 사양에 혹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난 아이폰 4의 디자인에 반해 구매했다. 물론 이런 결정에 단순히 디지인만 좌우한 것은 아니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이폰 3GS를 통해 얻은 경험이다. 아이폰은 재 구매율이 77%에 달한다. 한번 아이폰을 구매한 사람이 다시 아이폰을 구매하는 비율이 이렇게 높다. 더구나 2년 노예계약 상황에서도 2년이 끝나면 아이폰을 구매한다. 한번 아이폰을 구매한 사람이 또 다시 아이폰을 구매하는 이유는 상당히 많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아이폰을 사용하는 중 얻는 좋은 경험이 가장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애플 코리아의 AS는 엉망으로 정평이 나있다. 애플 코리아의 이런 AS를 경험하면 "다신 애플 제품을 사고 싶지 않다"고 한다. 또 주변에 그런 분도 있다. 그런데 결국 애플을 제품을 다시 구매한다. 그 이유는 다른 제품에서는 애플이 주는 그런 경험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것은 적당히 만들고 언플로 팔아보려는 국내 제조사들[1]은 죽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릴 생각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
아무튼 아이폰 4를 구매하면서 전략은 아이폰 3GS는 처에게 줄 생각이었다. 이런 사람을 위해 KT에서 약정승계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명의를 두개로 하는 것도 귀찮고 또 혜택도 불분명해서 그냥 추가로 구매했다. 처는 LGT를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아이폰 4 구매는 당연히 번호이동을 택했다. 명의가 같으니 3GS와 4의 전화번호를 서로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지난 9일 문자를 받고 오늘 '충주 M&S 직영점'을 찾았다. 어제 오늘 내린 비로 물난리가 났지만 아이폰 개통을 위해 찾아 오는 사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통처리를 해주고 있었다[2]. 번호이동을 하며 '3GS와 4의 전화번호를 서로 바꿀 수 있는지' 물어봤다. '결론은 없다'는 것이다. 두개의 번호가 모두 KT의 번호라고 하면 서로 교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하나는 LGT 번호이고, 또 다른 하나는 KT 번호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다.
즉, '번호관리의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번호를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번호이동을 하며 이 생각을 안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만약 이런 결과가 나면 유심(USIM)으로 번호이동을 할 생각[3]이었다. 즉, 4의 유심(USIM)을 3GS에 꼽고, 3GS의 심을 아이폰 4에 넣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기도 문제가 있었다. 3GS는 일반 유심 칩을 쓰지만 아이폰 4는 마이크로 유심을 사용한다.
그래서 처의 번호로 일반 유심을 발급하고, 내 번호로 마이크로 유심을 발급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 결론은 역시 "안된다" 였다. 이유도 간단했다. 일단 '마이크로 유심은 기기당 하나만 배정된다'고 한다. 즉, 지금은 마이크로 유심은 발급 자체가 안된다. 처의 휴대폰을 위해 아이폰 4의 번호로 일반 유심을 발급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역시 "안된다"였다. 전산상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유심 절단신공
이렇게 되니 조금 난감해 졌다. 번호를 교환하는 것이 되지 않으면 유심으로 교환하려고 했는데 유심도 발급 받을 수 없었다. 이 상황이라면 3GS를 그냥 사용하고 4는 처를 줘야 하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 이러다 생각 난 것이 바로 마이크로 유심 어댑터(Micro USIM Adapter)였다. 트위터에도 올렸지만 아이폰 4가 출시되기 전에 이미 마이크로 유심을 일반 유심처럼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를 팔고 있었다.
그런데 설명을 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이크로 유심은 어댑터에 끼우기만 하면 일반 유심이 될텐데 '유심을 자르는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아이폰 4의 마이크로 유심(Micro USIM)을 본 뒤 이해했다. 즉, 일반 유심은 자르면 마이크로 유심이 된다. 또 마이크로 유심은 어댑터에 끼우면 일반 유심이 되는 구조였다. 따라서 이 어댑터를 이용하면 마이크로 유심을 쓰는 기기(아이폰 4)와 일반 유심을 쓰는 기기(아이폰 3GS)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내 목적은 일반 유심을 마이크로 유심으로 만들고, 마이크로 유심은 일반 유심을 만들면 되기 때문에 이렇게 교환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결국 옥션에서 Micro USIM Adapter라는 제품을 구매했다. G마켓의 제품 보다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G마켓의 제품은 테잎을 뒷면에 붙여야 하는 반면, 이 제품은 케이스 형태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유심 카드를 두개 발급 받는 것 보다는 이 방법이 위험성은 있지만 더 싸고 효과적인 듯했다.
이미 설명했지만 일반 유심은 자르면 마이크로 유심이 된다. 그러나 마이크로 유심을 일반 유심으로 만들려고 하면 가이드가 필요하다. 다만 유심의 구조를 보면 유심 케이스[4]를 잘라 자작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아무튼 마이크로 유심 어댑터는 오늘 주문했기 때문에 빠르면 화요일에 도착한다. 그러나 그때까지 아이폰 3GS를 사용하기 싫었다. 또 일반 유심은 자르기만 하면 마이크로 유심이 된다. 따라서 일단 3GS의 일반 유심을 마이크로 유심 크기로 잘랐다.
처음에는 자르다 유심 카드만 날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의외로 자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일단 사진을 보자. 이미 절단한 상태라 원래 유심의 윤곽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접촉면이다.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만 일치하면 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일반 유심의 윗 부분과 아랫 부분은 실제 사용되지 않는 부분인 듯했다. 또 오른쪽 마이크로 유심 주변에 파란색이 뭍은 것은 절단선을 표시하기 위해 네임펜으로 그리다 묻은 부분이다.
자르는 방법
자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마이크로 유심을 일반 유심에 올린 뒤 가운데 접촉면을 일치시킨다. 그리고 네임펜으로 마이크로 유심의 윤곽을 따라 그린다. 이렇게 하면 일반 유심에 절단선이 그려진다. 이 절단선의 가장 안쪽을 가위로 자르면 된다. 순서상 위, 아래[5]를 먼저 자르고 오른쪽을 자른 뒤 왼쪽을 자르면 된다. 왼쪽은 금속 부분을 잘라야하기 때문에 들뜨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절단한 일반 유심을 마이크로 유심 케이스에 장착한 사진이다.
뒷면을 보면 아이폰의 마이크로 유심 케이스와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접촉면(오른쪽)은 약간 경사진 것을 알 수 있다. 자를 때 사용하는 가위가 좋지 않은 덕이다. 마지막으로 이 유심 카드를 꼽자 다음 사진처럼 쇼 로고가 나타났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안테나가 확 줄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안테나가 증가했다.
아울러 안테나가 이렇게 준 상태에서 집에 전화해보니 전화 역시 잘됐다. 이제 남은 것은 마이크로 유심 어댑터를 받아 아이 엄마의 휴대폰을 살려주는 일이다. 원래 유심을 발급 받을 때 유심 칩이 붙어 있던 카드가 있다면 어댑터 역시 수작업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데 이 카드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아울러 개통하며 가져오지 않은 것 역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 가족은 모두 KT 사용자가 됐다. 13년 동안 사용하던 SKT에서 아이폰이 나오며 KT로 이동했다. 아이들 휴대폰 두대는 개통할 때 KT로 개통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이 아이 엄마인데 이번에 LGT에서 KT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기기가 싫어 하던 회사에 가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우리 나라 제조사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