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3년
내가 충주에 와서 산지 올해로 만 3년이 조금 지났다. 충주에 살며 느낀점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자연이다. 인천에서는 나들이를 하려고 하면 꼭두 새벽부터 준비해야 했다. 여기에 멀리 가기도 힘들다. 곳곳이 막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충주는 대부분 반나절이면 갈 수 있다. 한 40분을 가면 여름이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송계계곡이 있다. 한시간 정도 시간을 내면 제천 등 주변 지역을 갈 수 있다. 두시간 이면 강원도 경포대까지 간다. 이렇다 보니 오후에 출발해도 어지간한 곳은 모두 간다.
충주 3년
내가 충주에 와서 산지 올해로 만 3년이 조금 지났다. 2009년 12월에 이사왔기 때문이다. 물론 충주에서 일을 시작한 것은 2006년 초이다. 그러나 이 당시에는 서점과 집을 왕복할 때라 충주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할 때다. 충주에 살며 느낀점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자연이다. 인천에서는 나들이를 하려고 하면 꼭두 새벽부터 준비해야 했다. 여기에 멀리 가기도 힘들다. 곳곳이 막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충주는 대부분 반나절이면 갈 수 있다. 한 40분을 가면 여름이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송계계곡이 있다. 한시간 정도 시간을 내면 제천등 주변 지역을 갈 수 있다. 두시간 이면 강원도 경포대까지 간다. 이렇다 보니 오후에 출발해도 어지간한 곳은 모두 간다.
두번째는 사람이다. 텀블에 글감으로 올렸지만 충주 사람은 적응하기 조금 힘들다. 내게 가장 힘든 부분은 바로 보여주는 나와 진짜 나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마음을 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별로 없다. 그 이유는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진짜 속내를 내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주는 돈만 많으면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돈이 많으면 굳이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온천과 계곡
충주 자연에는 두 가지가 있다. 여름에는 계곡, 겨울에는 온천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계곡과 온천이다. 발견된 곳 보다는 발견되지 않은 곳이 더 많다는 충주의 계곡이다. 송계계곡, 만수계곡, 억수계곡, 덕동계곡등 정말 계곡이 많다. 그러나 이처럼 사람들에게 알려진 계곡이 아니라고 해도 동네사람들만 아는 작은 계곡도 많다. 따라서 여름에는 이 시원한 계곡에 발담그고 소주 한잔하면 도심의 득살맞은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역시 온천이다. 충주라는 이 작은 지역에 온천도 참 많다. 좋지않은 상술 때문에 상권이 완전히 죽어버리긴 했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의 수질이라는 수안보, 탄산온천이라는 조금 특이한 앙성의 탄산온천, 동네 목욕탕을 가듯 자주갔던 문강유황온천, 또 충주는 아니지만 한 40분 정도 3번 국토를 타고 내려가면 일반 온천과 탄산온천을 즐길 수 있는 문경온천도 있다.
충주에 처음 내려온 뒤 가장 자주 가던 온천은 역시 문강유황온천이다. 유황온천에 자주갔던 이유는 둘째 다예 때문이다. 다예는 엄마 젖을 먹고 자랐지만 인천에 있을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다. 따라서 피부병도 자주 발생하고, 발진도 잦았다. 또 아토피와는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온몸에 물사마귀가 난적도 있었다. 유황온천이 피부에 좋다고 해서 가기 시작한 곳이 문강유황온천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문강유황온천에 다녀오면 다예의 발진이 싹 사그라 들었다. 심한 발진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온천욕을 하면 발진도 잦아 들고 다예의 피부도 평상시와는 달리 맨들맨들해졌다.
그래서 두주에 한번씩 가던 곳이 바로 문강유황온천이었다. 문강유황온천은 지금은 시설이 조금 좋아졌지만 당시는 시설이 상당히 낙후됐었다. 여기저기 유황의 흔적으로 누렇게 변한 바닥에 물 역시 상당히 탁했다. 또 유황온천 특유의 계란 썩는 냄새도 심했다. 그러나 온천욕을 하면 결과가 바로 나타나서 자주갔었다. 또 충주 사람에게는 4000원(현재는 5000원)으로 깍아주기 때문에 동네 목욕탕을 가는 것과 비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최근 문강유황온천은 내부 공사를 했다. 일단 바닥의 유황의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또 물이 예전에 비해 더 깨끗해졌다. 달걀 썩은 내가 나기는 하지만 예전만큼 많이 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찾는 사람은 더 많아진 것 같았다. 물론 우리 가족은 다예의 아토피가 사라진 뒤로는 예전만큼 문강유황온천을 자주 찾지는 않는다.
전국에서 유일한 온천, 문강유황온천
지난 주 금요일 소비자 고발에서는 전국의 유황온천을 찾아 보도했다. 충주의 문강유황온천역시 나름대로 유명하기 때문에 소비자 고발에 잠깐 등장했다. 유황온천이지만 유황이 없는 온천과는 달리 문강유황온천은 아직도 탕에 유황성분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 고발에는 건물 모양만 잡은 화면, 문강휴황온천 담당자의 인터뷰 정도만 실렸다. 그러나 다른 곳은 몰라도 이미 자주 가던 곳이 문강유황온천이라 흐릿하게 잡은 화면만으로 소비자 고발에 나온 C온천이 문강유황온천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왼쪽으로 부터 ABCD, EFGH 온천이다. 이중 탕내에서 유황성분이 발견된 온천은 A, C, E 온천으로 C, E에서는 0.1~0.3PPM, A에서는 0.5PPM의 유황온천 성분이 발견됐다. 충주에 살지 않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여기서 C온천이 문강 유황온천이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조금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일단 소비자 고발에 나온 8개의 유명 유황온천 중 탕내에서 유황성분이 발견된 온천은 A, C, E 세곳 뿐이라는 점이다. 이 중 C, E는 탕내 유황성분이 0.1~0.3PPM에 불과하며 가장 많은 유황성분이 검출된 A도 0.5PPM에 불과하다고 한다. 두번째 흥미로운 결과는 온천공에서 유황성분을 조사한 결과 기준치 이상의 유황성분이 검출, 유황온천으로 볼 수 있는 곳은 C온천과 G온천이라는 점이다.
C온천은 온천공 기준 유황성분의 함량이 2~3PPM이고, G온천은 3~4.9PPM으로 온천공 기준 유황성분의 함량이 가장 높다고 한다. 다만 C온천은 탕의 유황성분이 0.3PPM에 불과하며, G온천은 유황성분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결과를 표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표를 보면 알겠지만 G온천은 유황온천이지만 탕에 유황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온천이다. 또 A와 E온천은 탕에서 0.3~0.5PPM의 유황이 검출됐지만 온천공에서는 유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즉, 탕에 포함된 유황은 온천수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온청공과 탕 모두 유황성분이 검출되는 온천은 충주 문강유황온천이 유일한 셈이다.
유황 | A | B | C | D | E | F | G | H |
---|---|---|---|---|---|---|---|---|
탕 | 0.5 | X | 0.3 | X | 0.3 | X | X | X |
온천공 | X | X | 3 | X | X | X | 4.9 | X |
또 이렇게 온청공에서 유황이 발견되지만 탕에서 유황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는 온천공의 유황이 저수조를 거치거나 정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결론은 국내 유명 유황온천 중 유황온천의 기준에 맞는 온천은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온천공, 탕 모두에서 유황성분이 발견되는 온천은 문강유황온천이 유일한 셈이다.
몇 주전 우리가족은 문강유황온천에 다녀왔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탕의 유황성분은 예전 만큼은 못되는 것 같았다. 당시는 아침마다 원수를 받아 쓴며, 원하는 사람에게는 원수를 받는 과정을 보여 준다는 광고가 있었다. 지금도 그런 광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만큼 유황성분이 많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소비자 고발의 보도를 통해 그나마 나은 유황온천이라는 점과 지역 할인 때문에 여전히 가끔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