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재미없는 스포츠, 태권도

2005/03/14 13:16

재미없어진 태권도

태권도는 다른 어떤 격투기보다 재미있는 스포츠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태권도는 재미없는 스포츠가 되어 있었다. 작년에 끝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금 2, 동 2로 종주국으로서 체면은 지켰다. 그러나 문제는 종주국으로서 체면 치르기에 급급한 나머지 돌려차기라는 간단한 기술로 6분을 때우는 아주 재미없는 스포츠가 되었다.

목차

태권도

태권도는 손기술과 발기술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손으로 얼굴을 치는 것은 금지되지만 호구에 표시된 원형부분을 손으로 가격해도 점수가 인정된다. 아울러 점수제도 지금처럼 단순한 방식이 아니었다. 즉, 돌려차기같은 간단한 기술에의한 가격은 1점, 이번에 문대성이 금메달을 따면서 쓴 뒤 돌려차기(회축)와 같은 고급 기술은 3점, 발로 얼굴을 가격하면 2점, 가격에의한 다운은 3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25년전 중학교 시절 점수제이다).

따라서 이때에는 고급 기술들도 상당히 많았고, 찍기와 같은 중급 기술 역시 빈번하게 사용됐다. 물론 이때는 태권도가 지금처럼 보급되지않았고, 우리의 기술적 우위가 확실했었기때문에 이러한 고급 기술을 종종 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태권도가 보급됨에따라 기술 격차가 줄어들자 기존의 태권도 점수제는 신체적으로 우위에있는 서구사람들에게 훨씬 유리하게 작용했다. 생각해보면 쉽다. 1.7m의 선수가 2.0m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기위해서는 찍기와 같은 중급 기술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2.0m의 선수 가 1.7m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려면 약간 높게 돌려차면 된다.

재미없어진 태권도

이러한 문제점때문에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을 지키기 힘들어지자 태권도 협회는 모든 기술에 1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태권도의 점수제를 변경했다. 즉, 돌려차기로 가격을 해도 1점이고, 뒤 돌려차기로 가격을 해도 1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돌려차기와 뒤 돌려차기(회축)의 점수가 같다면 누가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뒤 돌려차기(회축)를 사용하겠는가?

결국 태권도돌려차기나래차기가장 중요한 기술이되었다. 아울러 선제 공격의 위험성때문에 모든 선수가 받아차려고만 하면서 정말 재미없는 스포츠로 전락해갔다.

우리 선수들의 신장이 커지고, 태권도가 점점 재미없는 스포츠가 되어 간다는 인식 때문에 최근에는 가격 부위에따라 점수를 다르게 주는 방범으로 점수제를 변경했다. 즉, 얼굴에대한 가격은 2점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알 수 있듯 이런 점수제 역시 태권도를 재미있는 스포츠로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유일한 위안은 아마 문대성일 것이다. 문대성은 왜 태권도가 재미있는 스포츠였는지, 아울러 우리의 태권도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백한 가이드 라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바뀌어야 하는 경기 규칙

태권도를 다시 재미있는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제 공격과 받아 치기를 같은 점수로 해서는 안된다.
태권도는 권투와는 달리 발차기처럼 큰 동작을 많이 사용하기때문에 공격후 헛점이 보일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선수들의 대부분은 선제 공격보다는 받아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이 6분내내 서로 받아치려고만 하는 경기, 그 경기를 재미있게 관람할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선제 공격과 받아 차기는 서로 다른 점수제를 사용해야 한다. 돌려 차기로 받아찬 경우 1점을 부여한다면, 선제 공격으로 돌려찬 경우에는 2점을 부여해야 한다.
가격 부위별 점수제가 아니라 기술적 점수제를 채택해야 한다.
발로 허리를 차는 것과 얼굴을 가격하는 것에는 분명 난이도가 다르다. 그러나 앞의 예에서처럼 키큰 사람은 돌려차는 것만으로도 키 작은 사람의 얼굴을 가격할 수 있지만 키 작은 사람은 찍어야 간신히 얼굴을 가격할 수 있다. 따라서 가격 부위에의한 점수제가 아니라 기술의 난이도에의한 점수제를 시행해야 한다. 돌려 차기는 1점, 찍기는 2점, 뒤 돌려차기는 3점처럼 기술적 난이도에따라 서로 다른 점수제를 채택해야 한다.
가격에의한 다운에는 점수를 슬립 다운에는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
우리 나라 모 금메달 리스트의 경기를 보면 상대와 맞서 싸우기보다는 슬립 다운으로 6분을 채우고, 점수가 약간 앞서 금메달을 딴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금메달은 종주국으로 체면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것에 불과하다. 정타 가격에의한 다운이라면 당연히 점수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다운까지 작전에 이용하는 것을 없애려면 슬립 다운 역시 그에 해당하는 페널티를 주어야 한다. 즉, 정타 가격에의한 다운에는 3점, 슬립 다운에는 벌점 1점을 주어야 한다.

나도 태권도를 했었다. 대학민국 남성으로서 태권도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태권도는 우리나라 국기(國技)이다. 그러나 과연 태권도를 국기(國技)로서 대접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내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각종 태권도 경기가 TV로 중계됐었다. 지금은 올림픽 정도 대회나 TV로 중계된다. 이런 대접이 과연 국기(國技)로서 적당한 것일까?

재미없는 스포츠 태권도, 그 태권도를 하루라도 빨리 본래의 위상으로 되돌리는 일은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태권도 협회의 각성을 촉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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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차기, 돌려차기, 뒤 돌려차기, 문대성, 스포츠, 올림픽, 이야기, 종주국, 태권도, 회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