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키우는 재미

2008/10/03 14:24

다예가 차린 술상

또 의자로 올라와 목을 매달리는 다예. 보통 이렇게 애교를 부리며 달라 붙기 때문에 떨치는 것이 쉽지 않다. 아무튼 다예를 다시 내려놓고 작업을 했다. 우엉맘이 나가면서 밥을 주지 않아서 일단 굽네치킨에 치킨 한마리를 시킨 상태였다. 그리고 잠시 뒤 치킨이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벌인 일이 있어서 치킨값만 지불하고 치킨은 싱크대에 그대로 올려 둔 상태였다. 작업을 마치고 안방으로 와보니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우영이가 그런 것인가 싶어서 침대방을 확인해 보니 우영이는 이미 자고 있었다.

목차

딸, 아들 200점?

보통 딸을 낳고 아들을 낳으면 200점, 아들을 낳고 딸을 낳으면 100점, 딸만 둘을 낳으면 50점, 아들만 둘 낳으면 빵점이라고 한다. 내가 자랄 때에 비해 아들에 대한대접이 형편없어진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말뿐인 것 같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남아 선호 사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예전에 비해 그 정도가 조금 낮아진 셈이다.

보통 딸을 먼저 낳고 아들을 나중에 낳으면 200점을 주는 이유는 첫딸살림 밑천이라는 우리 속담도 한목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첫 아이가 딸아면 둘째는 거저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 때문인 듯하다. 물론 첫딸이 둘째를 잘 돌봐주는 가정도 있다. 그러나 내가 본 대부분의 집에서는 첫딸은 선머슴아 같았다. 동생네도 첫아이가 딸이지만 동생을 잘 돌봐주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들에서 알 수 있지만 오히려 둘째의 성격이 여자의 성격과 더 잘 맞는 것 같다. 애교있고, 눈치빠르고.

동생네는 첫 아이가 큰 딸이고 둘째가 아들이다. 그런데 말을 하는 것은 둘째가 예쁘고 애교도 남자 아이인 둘째가 더 많다. 따라서 나는 아들 낳고 딸 낳은 경우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편이다. 남자가 부리는 애교와 여자가 부리는 애교는 그 차이가 현격하기 때문이다.

다예 역시 비슷하다. 애교를 잘부리고 눈치가 아주 빠르다. 또 말을 예쁘게 한다. 그래서 어디를 가나 대접을 받는다. 다예를 처음보는 사람은 다예의 다소곳하며 침착한 모습에 천상 여자라고 한다. 또 조금 친해져서 이런 전런 말을 하다가는 말을 정말 예쁘게 한다고 한다. 여기에 우리 가족에게는 전혀 없는 애교까지 있다. 이렇기 때문에 자기 딸조차 잘 안아주지 않던 매제도 다예를 보면 항상 앉고 다닌다.

애교 많은 다예

어제의 일이다. 우엉맘은 동네 아주머니들과 회식을 나갔다. 오후 7시에 나간다고 해서 조금 일찍 퇴근했다. 집에서 어제 설치하다만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설정을 바꾸는 중 아이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옷을 갈아 입고 나타난다예. 내가 앉아 있는 의자로 올라왔다. 나는 일을 할때 아이들이 이렇게 의자로 올라오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물론 다예도 잘 알고 있다.

다예는 아빠를 좋아하는 원숭이예요. 아빠에게 달라 붙여 있어요.

라고 하며 의자에 올라와서는 뽀뽀를 하고 목을 끌어 앉았다. 녀석이 하는 말이 하도 귀여워서 하던 을을 멈추고 잠깐 안아 주었다. 그리고 바닥에 내려놓자 오빠를 따라 안방에서 TV보던 다예. 다시 왔다. 그리고 하는 말.

다예: 몽키, 몽키, 아빠를 좋아하는 몽키.
도아: 몽키? 몽키?
다예: 응. 원숭이가 영어로 몽키예요.

다예가 차린 술상

또 의자로 올라와 목을 매달리는 다예. 보통 이렇게 애교를 부리며 달라 붙기 때문에 떨치는 것이 쉽지 않다. 아무튼 다예를 다시 내려놓고 작업을 했다. 우엉맘이 나가면서 밥을 주지 않아서 일단 굽네치킨에 치킨 한마리를 시킨 상태였다. 그리고 잠시 뒤 치킨이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벌인 일이 있어서 치킨값만 지불하고 치킨은 싱크대에 그대로 올려 둔 상태였다. 작업을 마치고 안방으로 와보니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우영이가 그런 것인가 싶어서 침대방을 확인해 보니 우영이는 이미 자고 있었다.

도아: 다예야. 이거 누가 한거야?
다예: 다예가.

높은 곳이 있는 컵은 꺼내지 못했지만 손이 닿은 곳에 있던 치킨과 맥주를 작은 상에 받쳐 두었다. 보통은 우엉맘이 상을 차리는데 엄마가 없지 다예가 나서서 차린 것 같았다. 이제 다섯살 꼬마가 차려 준 술상. 이 술상을 받아 보니 우영이 보다 더 장난이 심한 다예지만 여자천상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예가 차린 술상

아무 생각없이 안방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술상. 엄마를 따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다예라 술상을 차리는 것도 따라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굳이 따라하지 않아도 다예에게 일을 시켜보면 의외로 야무지게 잘한다. 담배를 피려고 라이타를 가져 오라고 하면 우엉맘은 라이타만 가지고 오지만 다예는 라이타와 재털이로 쓸 수 있도록 휴지통도 함께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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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예, 둘째, 술상, 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