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느 정도 말을 하게되면 자주 하는 말놀이 중 하나가 끝말잇기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오리라고 하면 리로 시작하는 리어커로 답하는 말놀이이다. 우영이도 차를 타고 가다 심심하면 꼭 끝말잇기를 하자곤 한다. 그러나 끝말잇기는 너무 쉽기 때문에 이런 끝말잇기 보다는 다른 말놀이를 하곤 한다. 이 말놀이는 직접 개발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는 단위의 개념을 알려 주고 우리 말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가 있는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아울러 어른들끼리 해도 쉬운 놀이는 아니기 때문에 혹여라도 아이가 이기면 성취감이 대단한 말놀이이다.
일단 말놀이는 질문자와 답변자를 정해 서로 번갈아 질문하고 답변한다. 질문의 형식과 답변의 형식은 다음과 같다.
질문자: 연필이 몇 자루예요?
답변자: 도끼자루예요.
질문과 답변에서 알 수 있듯이 질문자는 몇 자루, 몇 개, 몇 그루처럼 사물과 그 사물에 맞는 단위로 질문을 한다. 그러면 답변자는 질문자가 지정한 단위로 끝나는 단어로 답변을 하면 된다.
우영: 아빠 몇 시예요?
도아: 충주시?우영: 이씨. 그럼 몇 분이예요?
도아: 수분.우영: 이~~씨. 그럼 몇 초예요?
도아: 양초
어제도 아이들과 음식을 기다리면 이런 형태로 우영이와 말놀이를 했다. 아이가 어려서 말을 잘 모를 때는 아이는 질문만 하고 어른이 답변을 하면 된다. 아이의 어휘력이 좋다면 서로 질문과 답변을 번갈아 가며 말놀이를 하면된다. 간혹 저 주거나 어른이 답할 수 없는 문제를 질문한 경우 일반 말놀이와는 달리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성취감은 상당한 편이다.
남은 이야기
끝말잇기를 하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장"자이다. 장으로 시작하는 말은 뒤집으면 대부분 단어가 된다.
장수->수장, 장군->군장, 장기->기장, 장사->사장, 장미->미장, 장고->고장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영이와 끝말잇기를 하다가 장자에 걸리면 이 방법으로 약올리곤 한다. 처음에는 우영이가 당하고 있는 것을 본 처제들이 우영이 편을 들었다. 그러나 하는 말마다 모두 뒤집어 다시 장으로 끝나게 하니 처제들도 조금 열이 받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택한 단어가 장구였다. 구장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처제와 우영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내가 한 말은 구들장이었다. 두자로 만들지 못하면 세자로 만들면된다. 이렇게 세자, 네자로 늘리면 얼마든지 장으로 끝나는 말을 찾을 수 있다.
끝말잇기 필승 비결이 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원소 기호를 대면된다. 예를 들어 상대가 오리라고 하면 리튬이라고 해버리면 끝난다. 그래서 끌말잇기를 할 때는 원소 기호는 말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두는 때도 있다.
이외에 내가 만든 말놀이 중 똥말잇기도 있다. 끝말잇기와 똑같지만 반드시 단어에 똥자가 들어가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린 아이들은 똥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의외로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말놀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