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얼마 전 사천진항의 횟집에 갔었습니다. 먼저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또 과거의 맛이 아닙니다. 그래도 맛이 괜찮으면 나을텐데 솔직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과거의 추억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항구횟집을 하던 분이 원주에 횟집을 내셨다고 합니다. 다만 저도 가보지 않아서 위치는 모릅니다. 원주에 가게되면 그때 관련 내용을 올리겠습니다.
원주에 물회전문점을 하고 계셨습니다. 지금도 손님이 없는 시간에 회도하지만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물회와 회덧밥만 가능합니다. 상호는 강릉사천물회전문점으로 위치는 "강원도 원주시 토지길 59-12"입니다.
너무 더운 날씨
요즘 날씨가 참 덮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난다. 두손을 문질러 보면 손바닥에도 땀이 가득해서 인지 미끈 미끈했다. 장마라고 하더니 온다는 장마는 오지 않고 생각지도 않은 더위가 먼저 온듯하다. 이렇다 보니 집에 있으면 숨이 탁탁 막힌다. 충주는 분지라 다른 곳보다 덮기는 해도 습기가 덜하다. 따라서 더울 때 가만이 있으면 견딜만하다. 그런데 비가 오려고 하는 것인지 이제는 습기도 많아졌다.
하루 종일 선풍기를 틀어둬도 비슷하다. 에어콘을 틀면될 것 같지만 컴퓨터 한대 사용하는 사무실의 전기요금을 5만원씩 내온 상황이라 전기세가 무서워 에어콘을 들이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은 이번 주 일요일도 비슷했다. 결국 집있는 것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정했다. 해수욕장을 가기로. 충주에서 강릉까지는 두시간 거리다. 따라서 중간 중간 쉬어 간다고 해도 세시간이면 해수욕장에 갈 수 있다. 인천에서 영종도의 을왕리 해수욕장을 가는 것보다 조금 더 걸린다.
오전 8시부터 준비해서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출발했다. 중앙 고속도로,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사천진리 해수욕장에 도착한 시간은 12시가 다된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아침 바다 펜션 앞에 있는 이 해수욕장을 사천 해수욕장으로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천 해수욕장은 경포에서 주문진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나오는 해수욕장이었다. 철책이 있고 송림이 있는 해수욕장이 사천 해수욕장이다.
사천진리 해수욕장은 이 사천 해수욕장에서 주문진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온다. 큰 도로를 타고 가면 오른쪽으로 아침 바다 펜션이 보인다. 아침 바다 펜션에 가기전 작은 길을 따라 가면 작은 어촌이 나오고 이 어촌을 지나 해안도로를 타고 가면 사천진진 해수욕장이 나온다다. 오른쪽으로 작은 섬을 구름 다리를 통해 연결했기 때문에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천진리 해수욕장
경포로 가지않고 이곳으로 온 이유는 두 가지이다. 경포 보다는 사람이 많지 않고 또 아침 바다 펜션에서 가깝다.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집으로 가기전에 아침 바다 펜션에 들려 인사나 드리고 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일단 우영이는 처음에는 해수욕장을 간다고 하니 차를 타고 가는 것이 싫은 듯 조금 싫어 했다. 그러나 역시 아이는 아이라 물을 보자 열심히 놀았다. 다예도 비슷했다. 겁이 많아 우영이처럼 물에 풍덩 빠지지는 못하지만 물가에서 오빠와 열심히 놀았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자세를 잡아주는 다예. 노는데 열중인 우영이. 두 녀석 모두 즐거운 모양이었다.
작티로 찍은 동영상
얼마전 올림푸스 뮤-830을 구입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작티의 동영상 기능과 뮤의 동영상 기능이 너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작티는 촬영 중에도 줌이 가능하다. 동영상을 찍어보면 역시 작티만한 물건이 없다.
우영이는 놀다가 가면 더 놀고 싶어서 우는 때가 많다. 그래서 일단 배가 고플 때까지 놀도록 했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다른 곳에서 밥을 먹고 출발하겠다고 하자 더 놀고 싶은 녀석은 '바닷가에서 컵라면을 먹고 놀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원래 이곳에서 계속 노는 것이 아니라 아침 바다 펜션에 들려 사장님과 술을 한잔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배가 고프면 출발하는 것으로 했다.
물에서 열심히 놀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던 다예는 추운듯 밖으로 나와 옷을 갈아 입었다. 다예의 장점 중 하나는 지나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때가 되면 그만둔다. 아무리 맛있어도 결코 많이 먹지 않는다. 잠시 뒤 우영이도 춥다고 해서 아이들을 씻기고 다시 아침 바다로 향했다. 참고로 사천진리 해수욕장에는 다른 해수욕장과는 달리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나중에 사장님이 하시는 이야기로는 '짬이 좋기' 때문이라고 하신다(볼 것이 많아서).
날이 더워서 인지 잘 알려지지 않은 해수욕장이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구름 다리가 있는 곳에서는 낚시에 한창인 사람이 많았다. 해수욕장의 폭은 넓지 않지만 길이는 상당히 길다. 따라서 아침 바다 사장님께서는 밤에 보이는 오징어배와 백사장에 길게 늘어선 파라솔이 장관이라고 하신다.
아침 바다 펜션
펜션을 운영하시기 때문에 주말에 해당하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손님을 맞으러 경포에 가고, 또 숯불을 피우곤 하시기 때문에 상당히 바쁘시다. 그래서 손님들이 대분분 돌아간 일요일 오후를 택한 것인데 의외로 일요일에도 상당히 많은 차들이 주차장에 추자되있었다.
일단 인사를 드리고 나니, 병원에 입원한 것을 모르셨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한 것을 알았다면 술을 마시지 않으셨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하셨다. 예전에는 주중에도 술을 자주 마셨지만 요 근래에는 주중에는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술 한잔 하자고 청을 드렸지만 정색을 하신다.
지난 번에 쓴 글을 읽어 보신듯 어디서 전복 큰 것 세마리를 꺼내 집에가서 죽을 끓여먹으라고 우엉맘에게 주시는 것을 보고 전복을 뺏아 일단 손질부터했다. 그러자 결국 오셔서 전복 보다는 아는 횟집으로 가시자고 하셨다. 사천진리 해수욕장 바로 앞에도 횟집이 많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시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해수욕장 옆에 사천진항이라는 아주 작은 곳에 포구가 있었다. 처음에는 사천진이라는 이름을 보고 왜 진이라는 명칭이 붙었을까 의아했었는데 포구가 있기 때문에 진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 했다.
사천진은 포구이기는 하지만 아주 작은 포구였다. 이 포구의 번영 회장님이 하신다는 횟집은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5호(항구회마트)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생긴 순서대로 이름을 붙인 것 같았다.
경포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주문진 쪽으로 올라 가다 보면 주문진으로 가는 길과 다시 해안도록 빠질 수 있는 작은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가면 사천진항이 나오며 사천진항 근처에 횟집이 있다. 글에도 있듯이 횟집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5호(항구회마트)라는 이름만 기억난다.
자연산 회의 향연
사장님이 시키신 것은 자연산으로 5만원짜리를 준비해 달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어떻게 나올 것인지 궁금했다. 사장님의 이야기로는 사천진 어촌계 번영회장님이 하시는 횟집으로 오로지 자연산만을 고집하신다고 하신다. 또 고기가 없으면 팔지를 않지 속여 파는 일은 없다고 하셨다. 서울에서 오는 뜨네기는 속일 수 있어도 강원도에서 태어나 강원도에서 사시는 사장님을 속이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 뒤 성찬(식객의 성찬이 아니다)이 나왔다.
가장 먼저 눈데 띈것은 바로 성게다. 색깔이 검은 갈색빛이 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밤송이 같기도 하다. 이런 성계가 예닐곱 마리 올라 왔다. 노랗게 생긴 부분을 작은 찻숟가락으로 떠 먹으면 된다. 맛은 아주 고소하다. 다만 성게를 처음 먹어본 우엉맘은 내장까지 쓸어 먹었다.
전복도 한마리 올라왔다. 사장님이 우엉맘에게 준 전복처럼 전복이 상당히 크다. 전복 역시 살아 있는 싱싱한 것을 먹기 좋게 썰어 내 온 것이다. 뒷편에 꽁치가 있다. 평상시 횟집에 가면 잘 먹는 꽁치지만 성게의 성찬과 전복의 전투력 때문에 꽁치는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징어를 통으로 삶은 것이다. 오징어는 내장을 빼고 먹는 것 보다는 이것처럼 통으로 삶거나 구운 뒤 내장과 함께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 처음에는 조금 비린 듯하지만 익숙해지면 오징어만 먹으면 뻑뻑한 느낌이 난다.
오징어 물회도 맛있다. 서울 사람의 입맛에 맞게 조금 덜 맵게 한 것이라고 한다. 소면을 말아 먹으면 담백하며, 아주 시원하다. 특히 싱싱한 오징와 야채의 씹히는 맛, 국물의 시원함이 일품이다. 야채와 곁들여서 아삭 아삭 씹히는 맛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모를 듯하다. 개인적으로 먹어본 물회 중 가장 맛있었다.
우러기 미역국이라고 한다. 서울이나 충주에도 강릉집이라는 우럭 회무침을 전문적으로 하는 집이 있다. 이 집에서 맛본 미역국과 맛은 거의 같았다. 아마 지역 특산 음식을 브랜드화 한 것이 우럭 회무침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싱싱한 자연산 회가 나왔다. 난 보통 회를 얇게 뜨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사정을 아시는 듯 꽤 얇게 떠 오셨다. 그러나 보통 손님이 원하는 두께로 떠 주신다고 한다. 또 쥐치는 새꼬시로 떠 오셨다. 중요한 것은 먹는데 정신이 팔려 오늘의 주인인 회는 찍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회는 이미 뱃속으로 다 들어가고 몇 점만 남았다. 접시 위에는 회무침이 올라와 있다.
사장님도 술을 상당히 좋아 하신다. 처음부터 한박스를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마시다 보니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무튼 깨서 보니 차안에서 자고 있었다. 우엉맘과 아이들은 이미 숙소로 들어 간듯했다. 원래는 당일날 올라오려고 했지만 술을 마시느라 시간이 너무 지체됐고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자고 가기로 결정한 모양이었다.
아침 바다 베니스
아무튼 사장님이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사장님을 만났다. 안경이 없어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안경부터 찾고 사장님 차를 타고 다시 맥주집으로 갔다. 맥주집에서 구운 치킨에 간단히 맥주를 한잔하고 다시 주문진으로 갔다. 사장님께서는 이동네 지리는 아주 빠삭하신 듯했다. 그리고 간 곳은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조금 특이한 집이었다.
시간이 너무 늦은 시간이라 손님은 많지 않았지만 가운데 스테이지에서 노래도 부르고 술도 마실 수 있는 집이었다. 그런데 특이하다고 한 것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직원분 한분이 손님이 노래부르는 것에 따라 음량을 조절을 해서 마치 노래를 잘부는 것처럼 해준다는 것이었다. 평상시 아침 바다 펜션에서도 사회를 자주 보신다고 하신 사장님은 처음 보는 자리인데도 쑥스러움이 없으신 듯 나가서 생전 처음보는 분들을 대상으로 잠깐 사회를 보셨다. 그리고 뽑은 노래 한곡. 그런데 정말 잘 부르신다(특히 나 같은 음치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무튼 일요일 아침에 간단히 출발해서 간단히 끝을 내려던 주말 여행은 생각지도 않게 이틀에 걸친 술 파티로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참고로 아침 바다 펜션에서 짓고있는 펜션의 이름은 아침 바다 베니스로 하시기로 하셨다고 한다. 또 숙박비는 40만원 정도를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하루 숙박비가 40만원이라고 하면 기절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서민이라면 꿈도 꾸기 힘든 객실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물 크기가 거의 비슷한 '아침 바다 펜션에 비해 객실수가 턱없이 적다'(8개)는 점, '방이 아침 바다 펜션에 비해 넓고 싱크대가 모두 구비되어 있다'는 점, '객실 하나당 인테리어 비용(가구를 제외한)에 수천만원이 투자됐다'는 점, '객실, 로비, 바베큐 장이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들을 고려하면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의 생각을 듣기 전에 나도 4~50만원 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아무튼 7월 말정도에 인테리어까지 끝날 것이라고 하니 그때 다시 한번 방문해서 블로그에 염장 샷을 올리기로 하겠다.
남은 이야기
오징어 물회를 먹고 오징어 물회를 더 시켰다.
아주머니: 맵게 해드려요?
사장님: 아니 아주 맵게 말고요.
아주머니: 그러니까 맵게 드리냐고요?(이런 대화가 진행됨...)
도아: 평상시 대로 해주세요.
사장님: 그래요. 평상시 대로 해주세요. 여기는 서울 사람들 입맛에 맞게 덜 맵게 해주거든.
아주머니: 그게아니고요. 맵게 해드리면 되냐고요?
사장님: 아니 술안주로 먹을 거니까 평상시 대로 해주요.
눈치가 빠른 사람은 눈치를 챘겠지만 아주머니는 몇 개를 해주면 되냐고 물으신 것이었다. 이 것을 우리는 모두 맵게 해달라는 이야기로 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