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햇반+김치=4050원

2008/04/10 11:01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여기 저기 들린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 물가를 잡기 위해 가격을 관리할 50개 물품을 고르라고 한다. 또 방송 여기 저기에서도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많다. 그러나 장을 보지 않는 나에게 오르는 물가는 먼동네 이야기였다.

물가 보다는 관심이 가는 것은 환율이었다. 애드센스 수익을 달러로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 환율 가젯을 사이드 바에 항상 띄워두고 있는데 지난해에 비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900원대 초반이었는데 지난 달에는 1000원을 넘었다. 정부가 개입한 이달에도 970원대를 유지하고 있기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무실 근체에는 조금 이상한 식당이 많다. 영업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가는 집이다. 밥맛이 없을 때는 라면을 먹기 때문에 분식집을 찾다 보면 이런 집을 상당히 많이 발견한다. 아마 건물 주인이 소일거리로 하는 식당인 듯 했다. 며칠 전 주변 분식 집에서 라면을 먹었다. 이 식당도 영업을 하는지 안하는지 구분이 되지 않은 집이었다.

일단 라면을 시키니 할아버지가 잠시 기다리라고 하신다. 잠시 뒤 할머니가 오셔서 라면을 끓였다. 라면이 나와 먹으려고 수저통을 여니 먼지가 수북했다. 식탁도 먼지가 수북했지만 할머니는 먼지를 딱을 생각도 안했다. 수저를 고르다 보니 할머니가 눈이 어두워서 발생한 일인지 수저와 젖가락에 고추가루가 묻어 있는 것도 있었다.

휴지로 식탁을 훔치고 수저와 젖가락을 휴지로 닦았다. 여기에 물어터진 알타리 김치가 나왔다. 공기밥 하나를 추가로 시켜먹었는데 가격은 3500원. 이럴 바에야 사무실에서 라면서 사와 끓여먹는 것이 더 싸고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밥맛이 없으면 주변 수퍼에서 라면서 사 끓여 먹었다.

보통 집에서 김치를 가져다 먹지만 김치가 떨어졌다. 또 라면으로는 조금 부족한 것 같아 햇반을 함께 살 속셈으로 편의점으로 갔다. 슈퍼에서는 햇반과 김치를 팔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라면과 햇반, 김치를 고른 뒤 카운터에 주었다. 그리고 나온 가격은 생각지도 못한 4050원이었다.

신라면

750원. 10원짜리 삼양라면부터 먹은 세대라 750원이면 75배 가격이다. 여기서 라면값이 더 오른다면 어찌될까?

1450원. CJ을 싫어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싼 농심을 선택했다. 양은 공기밥 하나 정도 되는 것 같은 가격은 식당의 공기밥 보다 훨씬 비싼 1450원이다.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다.

종가집 김치

1850원. 아마 가장 비싼 반찬인 것 같다. 200g이면 라면 한번 먹으면 끝나는 양인데 1850원이었다.

편의점이라 할인 마트를 이용하면 가격은 이 보다 더 싸다. 그러나 라면, 밥, 김치를 사서 직접 끓여 먹는 가격이 식당에서 라면과 밥을 사먹는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은 의외였다. 750원짜리 라면을 2000원을 받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끓여주는 노임, 김치의 가격을 생각하면 2000원도 오히려 싸다. 라면과 밥, 김치가 물가를 전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물가가 참 많이 올랐다. 땅파기 경제론으로 과연 경제를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라면밥. 라면은 찬밥에 먹어야 맛있다. 그러나 햇반은 단순히 찬 밥이 아니라 라면밥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치는 너무 비싸서 반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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