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바라 보는 평가는 평가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그 사람의 공과가 분명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친일파이며 독재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공보다는 과가 많기 때문에 전두환 전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독재자, 살인마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반면에 전두환 전대통령의 뒤를 이은 노태우 전대통령은 이렇다할 평가가 없다.
그 이유는 전두환이라는 독재자의 뒤를 이은 독재자였지만 직접 철권을 휘두르기 보다는 부정 축재에 더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부정축재 금액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이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반면에 노태우 전대통령도 몇백억대의 환수되지 않은 금액이 남아 있지만 전두환 전대통령에 비해 상당히 많이 환수된 상태다.
이런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평가 중 하나는 독재자라는 이미지 보다는 사람이 '무르다'는 뜻의 물태우가 더 보편적으로 쓰인다. 따라서 전두환 전대통령에 뒤이은 독재자였지만 독재자라기 보다는 물태우라는 평이 더 잘 어울린다. 또 이런 사람의 공통점이겠지만 철권은 직접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측근이 휘둘렀다. 노태우 정권의 최고 권력자는 박철언 전장관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 노태우 전대통령을 뛰어난 통치자로 보는 사람도 있다. 얼마 전 100분 토론을 보고 있을 때 일이다.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으로 나온 박희태 선대위원장이다. 그는 과거 역사를 예로 들며, 노태우 대통령이 능력있는 대통령이었지만 야당의 발목잡기로 그런 능력을 펴지 못해 물태우가 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우리가 과거의 역사를 보면요. 노태우 대통령 때 꼭 지금과 같이 12월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4월 달에 국회의원 선거를 했습니다. 당시 예상은 여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낼것이다. 너무 많은 의석을 얻을까봐 걱정이다. 막상 개표를 해보니까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날로 부터 노대통령은 아무 힘을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법안하나 통과 시키지도 못하고. 중요한 정책하나 국회에서 동의를 얻지 못하고 이래가지고 무력하게 지나니까 국민들이 뭐라고 했습니까? 그 노대통령은 물대통령이다. 물대통령이라고 야기를 했습니다.
노대통령이 어디 능력이 없습니까? 그분이 어디 장악력이 없습니까? 근데 국회에서 과반수를 못가지니까 그런 결과가 왔고요. (중략)
토론 내용을 보면 말귀를 잘 알아 듣지 못하며 호인 타입의 생각없는 사람을 땜빵용으로 내보낸 듯하다. 그러나 생각하는 것은 뼈속부터 수구인 사람으로 보인다. 더 재미있는 말은 한반도 대운하가 한나라당의 대선 공약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 박희태 선대위원장의 말이다.
남은 이야기
이 100분 토론에도 문국현 대선 후보가 나왔다. 당에 사람이 없어서 일인 다역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문국현 대선 후보만이라도 국회의원에 당선 시키기 위해 계속 방송에 얼굴을 내미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창조 한국당에서 이미 창조는 사라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