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시사 프로그램이다. MBC 백분토론, 뉴스후, 2580, 불만제로, KBS 소비자 고발 등이다. 즐겨 보는 드라마는 많지 않지만 왕릉일가의 당찬 아가씨가 중년의 멋진 여형사로 분한 MBC 천하 일색 박정금과 KBS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 정도이다. 이들 프로그램 중 가장 즐겨 보는 것은 소비자 고발이고 그외의 프로그램은 시간이 남으면 보는 정도이다.
오늘은 지난 주 일요일에 방영된 시사 매거진 2580을 봤다. 해당 프로그램의 고발 전화 번호가 2580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이름도 2580이 됐다고 한다. 2580은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으로는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방영된 프로그램이다.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놓쳐서는 안되는 주제를 섬세하게 다루어온 프로그램이다. 보통 40분 방영에 세가지 주제를 다룬다.
오늘 방영분에도 기존의 틀과 마찬 가지로 분양가가 제한되자 발코니 확장을 필수 옵션으로 만들어 분양가를 올리는 건설사의 작태와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어린이 납치 사건, 그리고 어린이 범죄에 나몰라라 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비추었다.
그리고 마지막.
뜬금없이 김 경매가 나온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가 싶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봄을 맞는 우리 이웃의 소소한 삶을 있는 그대로 담아 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지루해 보였지만 정제되지 않은 말과 말 사이. 투박하며 소박한 어민들. 처형장으로 끌려가며 19세 처녀가 불렀다는 산수유가, 모텔이나 하나 지어 배를 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젊은 선장. 39세에 신혼이라며 멋적어 하는 광부. 미팅을 나왔다는 여대생. 이어지는 투박하지만 정감 가는 사투리.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힘든 삶.
총선 때문에 잔뜩 찌푸려진 마음. 살며시 다가오는 봄처럼 열리는 듯했다.
남은 이야기
나는 SBS 드라마는 전혀 보지 않는다. 아마 내가 본 SBS 드라마는 초기에 방영한 모래시계가 전부인 것 같다. 이렇게 SBS를 보지 않는 이유는 SBS 드라마는 대부분 지나치 과장이 많아 배우의 연기가 녹아들지 않고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만화를 드라마화해서 성공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SBS의 드라마는 대부분 만화와 비슷한 과장이 많다. 따라서 내가 SBS에서 보는 유일한 프로그램은 그것이 알고 싶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