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에도 품격이 있다

2008/04/01 10:17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에도 유쾌한 거짓말과 그렇지 못한 거짓말이 있다. 만우절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즐거워할 거짓말을 하자. 위자드닷컴처럼. [그림출처]

어제도 술을 한잔 마셨다. 그리고 조금 일찍 일어났다. 올블로그에 가보니 다음의 만우절 이벤트에 관한 글이 여기 저기 올라와 있었다. 아마 다음 블로그를 대상으로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한 모양이었다.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려있다는 다음의 만우절 이벤트. 무엇하러 거짓하는 날을 만든 것일까?[그림출처2]

여기에 센스쟁이 위자드닷컴위자드웍스가 Google과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마치 위자드웍스가 구글에 인수된 것처럼 글을 올렸다. 글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진짜 인수된 것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글을 써두고 있다.

오는을 만우절이다. 4월 1일은 만우절이 아니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일상의 조그만 일탈이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기 때문에 만든 날인 것 같다. 그러나 4월 1일은 만우절이 아니다. 우리의 만우절은 양인들의 만우절처럼 날짜를 정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의 만우절은 언제일까?

바로 첫눈 오는 날이다.

또 거짓말만 하면되는 그런 만우절이 아니라 아주 낭만이 있다. 거짓말도 센스있게 해야 한다. 우리의 만우절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1. 첫눈이 오면 가짜 선물을 준비한다.
  2. 어떤 선물이라도 상관없다(보통 첫눈을 담는다).
  3. 빈상자를 예쁘게 포장해도 된다.
  4. 그리고 이 가짜 선물을 가까운 사람에게 선물한다.
    • 선물을 받으면 선물을 받은 사람이 술을 산다.
    • 선물을 받지 않으면 선물을 한 사람이 술을 산다.

우리의 조상들의 만우절은 만우절에도 운치가 있다. 삶이 녹아 있으며, 여유가 있다.

4월 1일.

4월 1일은 우리의 만우절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서양의 풍속을 무조건 따르기 보다는 우리 삶속에 녹아 있는 우리의 기념일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남은 이야기

나는 장난을 아주 좋아한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누나, 동생과 모두 모여살 때 일이다. 당시 어머님, 아버님은 지물포를 하셨고 이사철이 끝나는 시점에 다른 분들과 여행을 다니시곤 했다. 지금은 이사철이 따로 없지만 당시에는 대부분 학기 시작전에 이사를 했다. 따라서 3월 말이면 조금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이때 여행을 다녀 오셨다.

그날도 만우절이었다. 만우절 이벤트를 머리속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누나가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일단 죽은척하기로 했다. 몇번을 불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나.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상황이라 더럭 겁이난 누나가 손을 코에 댔다. 당근 숨을 멈추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가슴에 손들 대고 체온을 재는 것이었다. 이것까지 예상하고 누나가 방에 들어 오기전에 가슴을 방바닥에 대 두었다. 결과는 당연히 차갑다.

놀란 누나는 전화를 들고 어머님께 전화를 했다. 그때

누나!!!

하고 불렀다. 어찌됐을까? 결과는 상상에 맡기겠다.

관련 글타래

Tags

가족, 거짓말, 만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