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 블럭 - 태왕 광개토

2008/01/23 09:22

의외로 복잡한 태왕 광개토

두번째 성을 조립해도 또 성을 조립하는 조립도가 또 있는 것이다. 확인해 보니 태왕 광개토는 주성과 두개의 부성으로 구성되었다. 아울러 주성과 부성은 고리로 결합되며, 필요한 경우 두개의 부성은 뒤로 돌릴 수 있는 구조였다. 마지막 성을 만들려고 하니 부품이 턱없이 부족했다. 물론 아이들 장난감의 숙명이지만 '아무리 주의해서 사용해도 아이들 곁을 지키지 못한는 장난감이 생긴다'는 점이다. 디즈니의 명작 만화 토이 스토리가 공감을 얻은 이유도 이런 장난감의 숙명 때문 아닐까?

목차

얼마 전에 끝난 태왕 사신기. 태왕 사신기의 여파인지 태왕 광개토를 이름으로 한 제품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띈다.

레고[1]의 추억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집에는 변변한 장난감 하나 없었다. 직접 만들었던 장난감이 대부분이었다.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논 장난감이 전부였지만 이도 쉽지 않다. 화약총의 총신으로 쓰기위해 쇠파이프를 찾아 보면 부러진 우산대하나 찾기가 힘든 시절이었다.

우연히 놀간 친구의 집에서 발견한 정말 재미있는 장난감. 사각형의 벽돌 모양의 블럭을 쌓다보면 자동차도 되고 집도되는 신기한 장난감. 상상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었던 그 장난감의 이름은 지금도 많은 아이들의 절친한 친구인 레고이다.

지금은 레고 블럭이 상당히 다양한 모양으로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길이만 다를 뿐 모두 같은 모양, 같은 크기였다. 그러나 똑 같은 크기의 블럭도 서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음 껏 상상의 나래를 펴며 레고를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모든 아이가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 아이들도 레고를 좋아한다. 레고가 아이들 창의력 향상에 좋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방과 후 수업으로 아예 레고를 한다. 우영이도 레고를 상당히 좋아한다. 조립도를 보고 만드는 것은 잘 못하지만 나름대로 상상려을 발휘해서 이것 저것 만들곤 한다.

태왕 광개토

얼마 전의 일이다. 집에 오니 우영이가 보이지 않았다. 우영이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자 같은 반 친구인 한진이네 있다는 것이다. 보통 현민이네로 자주 놀러 가는 편인데 한진이네에 있다고 해서 그 이유를 물어봤다. 한진이네에 있는 태왕 광개토라는 레고 조립에 푹빠져 있다는 것이다.

1월 15일은 혼인 기념일 겸 다예의 생일이다. 다예의 생일이니 선물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영이가 부러워 할 것 같아 방학 기념 선물을 주기로 했다. 원래는 트랜스포머의 변신 로봇을 해주기로 했는데 태왕 광개토에 푹빠진 녀석은 변신 로봇 대신 태왕 광개토라는 레고 블럭을 원했다.

인터넷에서 태왕 광개토를 찾아보니 가격은 천자만별이었다. 만원대 부터 7만원대까지. 블럭이 가장 많은 완제품은 7만원대 였지만 옥션에서 4만원에 구입했다. 다예는 그 전부터 디지탈 피아노를 갖고 싶어했기 때문에 다예의 생일 선물도 함께 구입했다.

아이들 선물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바로 배송이다. 어른들은 하루 이틀 늦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받을 것으로 잔뜩 기대했다가 받지 못하면 울음부터 나는 모양이다. 아무튼 판매자에게 연락하고 배송 회사에 전화하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쓴 덕에 원하는 날짜에 선물이 배송됐다.

원하는 선물을 받은 우영이는 받자 마자 포장을 뜯고 조립을 시작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블럭만 쌓으면 끝나는 레고에 조립도가 있다는 점. 그러고 보니 K-1 전투단이라는 레고에도 조립도가 있었던 같다. 조립도를 보면서 열심히 만들던 우영이가 함께 만들자고 한다. 얼마나 복잡한지 알지 못했던 나는 "혼자서 조립하지 못하면 사달라는 얘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요즘은 사무실을 이전했기 때문에 여러 집기를 인터넷에서 구매했다. 이렇게 구매한 집기 중 하나가 베이직 테이블이다. 입식 두개는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좌식 하나는 집에서 사용하려고 집에 가져다 두었는데 며칠 전 시간이 남아 좌식 테이블을 조립했다. 조립을 다 하고 나니 기념 행사라도 해야할 것 같아 우영이에게 태왕 광개토을 가져오라고 했다.

의외로 복잡한 태왕 광개토

조립도까지 있으니 얼마나 복잡할까 싶기도 하고 그 조립도라는 것도 구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큰 판 두개를 연결해서 바닥을 만들고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운다. 그리고 다시 상판을 놓고 또 기둥을 세운다. 조립을 하다 보니 건축하는 원리하고 거의 비슷했다. 이렇게 부품을 찾아 조립해보니 아이 혼자서 하기에는 상당히 복잡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아빠가 도와준다는 것에 신이난 우영이와 함께 조립을 하다 보니 결국 멋인는 성이 완성됐다.

이제 끝났구나 싶어다. 그런데 그 다음 페이지에 또 성을 조립하는 조립도가 나타났다. 뭐가 이렇게 많을까 싶어서 나머지 성도 집립했다. 그런데 두번째 성을 조립해도 또 성을 조립하는 조립도가 또 있는 것이다. 확인해 보니 태왕 광개토는 주성과 두개의 부성으로 구성되었다. 아울러 주성과 부성은 고리로 결합되며, 필요한 경우 두개의 부성은 뒤로 돌릴 수 있는 구조였다.

마지막 성을 만들려고 하니 부품이 턱없이 부족했다. 물론 아이들 장난감의 숙명이지만 '아무리 주의해서 사용해도 아이들 곁을 지키지 못한는 장난감이 생긴다'는 점이다. 디즈니의 명작 만화 토이 스토리가 공감을 얻은 이유도 이런 장난감의 숙명 때문 아닐까?

아무튼 부품이 너무 부족해서 없는 부품은 다른 것으로 대치해서 마지막 부성까지 완성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마지막 부성까지 완성하자 제법 멋있는 작품이 만들어 졌다. 성을 전부 만들어 보고 싶어했던 우영이는 성이 만들어 지자 내심 흐뭇한 모양이었다.

완성된 태왕 광개토

조립을 해보면 생각보다 복잡하다. 가운데 주성과 양옆의 부성까지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바닥을 다지고 주춧돌을 놓은 뒤 기둥을 세우고 다시 상판을 놓는 과정은 일반 건축물을 건축할 때와 똑 같다. 따라서 아이들이 건축의 원리를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두개의 부성은 필요한 경우 옆으로 돌아간다. 아울러 조립하는데 시간을 걸리지만 만들어 놓고 나면 상당히 멋있다.

완성된 태왕 광개토

어렸을 때는 사진을 잘 찍던 우영이. 그러나 요즘은 잘 나온 사진을 찾기 힘들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자세를 취하던 녀석이 이제 부끄러움을 아는 듯 카메라를 들이대면 쑥스러워한다. 또 요즘은 살이 붙어서 몸매가 범상치(?) 않다.

남은 이야기

태왕 광개토를 이용해서 성을 만들다 보니 우리의 전통적인 건축 방식과 똑 같다. 일단 땅을 다지고 주춧돌을 놓는다. 그리고 건물을 받칠 수 있는 기둥을 세운 뒤 다시 상판을 놓는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면 주성이 완성된다. 부성도 만드는 방법은 비슷하다. 주성 양옆에 부성이 배치되며, 작은 고리로 연결되기 때문에 부성을 필칠 수도 뒤로 접을 수 있는 구조였다.

개인적으로는 태왕 광개토처럼 조립 원칙이 있는 것 보다는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조립서를 보면서 간단한 건축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서 좋은 제품으로 여겨졌다.

전세계 아이들의 친구이며, 아이들 놀이 기구로는 최고의 발명품은 레고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짝퉁 레고가 생겼다. 바로 옥스포드이다. 큰 조카가 어릴 때 일이다. 선물로 무엇을 사줄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누나가 레고를 사주라고 한다. 레고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 어떤 것을 사줄까 고민하고 있는데 고민할 필요없이 옥스포드를 사주면 된다고 한다. 확인해보니 레고와 똑 같으며 아울러 레고와 호환이 되는 국산 레고 블럭이 있었다. 바로 옥스포드였다. 일부 옥스포드 블럭은 레고와 호환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레고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짝퉁이라 레고보다는 가격이 싸다.

따라서 주변에서 구입하는 레고를 보면 레고 정품보다는 짝퉁 옥스포드가 많다. 옥스포드가 짝퉁이기는 하지만 모방은 창조를 낳는다. 국내 환경에 맞추어 많은 제품을 발표하다 보니 이제는 레고 블럭 매장을 옥스포드가 차지하고 있다.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그러나 원본과 짝퉁은 여전히 차이가 난다. 그래서 옥스포드를 사용하면서 옥스포드라고 하지 않고 레고 블럭이라고 부른다.

관련 글타래


  1. 인간이 만든 개체[2] 중 가장 뛰어난 개체 하나를 꼽는다면 난 한글을 꼽는다. 고작 8개의 글자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글자[3]가 한글이다. 둘을 꼽는다면 난 레고를 꼽는다. 똑 같은 모양의 블럭 하나[4]로 만들지 못하는 사물이 없기 때문이다. 
  2. 개체 중심 프로그래밍(Obejcet Orient Programing)[5]에서 이야기하는 '개체'를 의미한다. 
  3. 오늘 날 사용되는 24자와 모아쓰기 규칙 때문에 "모든 소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최초 한글이 창제됐을 때 글자와 규칙을 이용하면 표현하지 못할 소리는 없다. 
  4. 요즘은 블럭 모양도 다양해지고 사람, 깃발 등 현실을 세세하게 묘사하기 위한 다른 모양이 추가됐다. 그러나 내가 처음 본 레고는 딱 하나의 모양(벽돌에 돌기가 있는)뿐이었다. 
  5. 보통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이라는 일본식 번역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이라는 용어는 의미 전달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난 의미 전달이 분명한 '개체 중심 프로그래밍'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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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전투단, 다예, 레고, 옥스포드, 우영, 태왕 광개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