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으면 한동안 손은 둘 곳이 없어 안절부절 하고.. 괜히 주머니를 뒤져보고... 입맛을 쩍쩍 다시며... 니코틴 중독 증세로 불안하고 뒤숭숭한 시절을 겪는다...
늘 뭔가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던 습관을 이기지 못해 껌을 씹기도 하고 사탕을 먹기도 하면서 살이 찌기도 한다...8키로가 쪄버렸다..-_-;
올해초 자의반 타의반 담배를 끊고 4개월을 보낸 적이 있었다... 처음 1~2개월은 정말 힘들었다... 나름의 극복법을 개발해서 다행히 끊을 수 있었는데...
나의 금단증세 극복법은 숨 크게 쉬기 였다... 숨을 허파가 터지도록 크게 들이쉬면 평소 늘어나던 크기보다 허파가 부풀면서 허파에 통증이 온다... 이 느낌이 마치 담배를 들이마셨을 때의 느낌과 아주 비슷하다.... 공기를 많이 들이쉬니 건강에도 좋고.. 금단증세를 완화하는 돈이 가장 안드는 방법이다...
이렇게 담배를 끊어가던 어느날 .. 아마 3달째 정도 지났을 때였다... 우연히 친구를 만나러 피시방에 갔는데 그자리에 속이 꽉찬 담배가 놓여 있었다.. 누가 깜박하고 놔두고 간것 같았다..
그 순간 주머니에 넣느냐 마느냐를 두고 무척 고민하다가 그냥 주머니에 넣었다...그리고 집에와서 정말 무척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피워 말어"..." 피워 말어".... "아무도 안보는데 한대 피워봐?" "아냐..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그리고 피우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 우연찮게 선배들과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몇잔 들이킨 술자리에서 이미 담배 끊은지 4개월이나 된 나로서는 주변에서 담배를 피워도 담배를 권유받아도 아무 갈등이 없었다... 오히려 한두모금 빨아도 보면서도 "역시 피울게 못되" 그런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장난도 반복되면 진담이 되듯... "나는 담배 끊었어 이거봐 이렇게 한두모금 빨아도 전혀 유혹이 안돼..." 장난치듯 그러다가 결국 다시 피우게 되버렸다... 특히 조금 많이 취했을때 한개비를 홀랑 다 피우고 이제 거의 잊혀져 가던 그 매콤한 담배의 향에 대한 향수가 스멀 스멀 피워 올랐던 거다... 그래서 다시 피우게 되었고... 지금도 피우고 있다... -_-;;
쇼핑몰을 운영해본 사람들은 꼭 쇼핑몰이 담배 같다고들 많이 한다.. 끊고 싶은데 끊을수 없는... 그렇게 힘들고 어렵다는걸 알면서... 조금 세월이 흐른뒤에 유혹이 오면 심한 갈등을 겪는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고 몸과 마음에 습관성이 사라지면 또 잊혀진다... 그러나 장난으로라도 다시 시작하면 어느 새 다시 습관이 들기도 한다...
상품이 하나도 안빠져 이제 접어야지 관둘려고 생각할때쯤... 한두개씩 빠지기 시작한다..몇푼 안되지만 "그래 이렇게 한두개씩 빠지는데 희망이 있을거야.." 생각하며 결국 관두지 못한다..
지금 어떤가 묻고 싶다... 담배를 한손에 불붙여 들고도 한모금 빨아들이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아무 느낌 없이 마치 흰 나무젓가락을 들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담배를 볼 수 있을까?...
쇼핑몰에.. 중독되었었다면... 금단증상이 심했다면... 당분간은 완전히 몸과 마음이 벗어나기 전까지 다시 그 고통의 세월을 연장할 생각은 없지 않을까?...
맞다... 결론은 쇼핑몰을 끊던 다시 시작하던 그것은 당사자의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