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전문 쇼핑몰을 기획중에..

2007/10/26 03:25

아부지는 시골에서 쌀농사를 지으신다..일제시대 할아버지가 일본으로 건너가 간장공장에서 일해서 벌어온 돈으로 동네 근처 논과 밭을 많이 사들였다고 한다..

어렸을적 우리집에는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렸다..관리할 논도 많고, 제배하는 작물도 많았다..돼지도 키우고 과수원도 하고..그만큼 일할 사람들이 많이 필요 했었던것 같다..

지금은 쌀개방 이다 뭐다 해서 친척들과 식구들 먹을양만 짓고 계신다..그래도 몇 가마니는 남는다..

그나마 2000년부터 구례 농협에서 추곡수매를 더이상 하지 않아 남는쌀들은 따로 파실때가 없어 1년이 지나도록 창고에 쌓아 놓거나 쌀을 가공하여 과자 만드는곳에 싯가보다 싸게 넘기신다고 한다.. 그런데 그마저도 쌀가공 공장도 경영이 어려워 더이상 받지 않는다고 한다..

아부지의 현실이 우리나라 모든 농민들의 현실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생각했던것이 쌀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을 한번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싶었다..

현존하는 쌀 쇼핑몰들은 그렇게 전문적이지도 않고, 다른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부가적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자리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인터넷 쌀 시장만 잘 잡으면.. 우리나라 사람이 4700만 정도 되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쌀밥을 먹으니..하루 세끼로 계산해서 3곱하기 4700만은 1억4100만 그릇의 소비가 되겠네..햐 이거 엄청난데.."

가끔 이런 상상을 하며 즐거워 하기도 했었다..그러나 상상은 상상일뿐 엄청난 현실앞에 더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쌀 유통 시장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지역 농협에서 농가와 계약 재배하여 농협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방식과 , 대형 RPC(미곡종합처리장:큰 방앗간) 에서 쌀을 사들인 다음 판매하는 방식이다. 쌀은 대부분 대형 마트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쌀들은 어렸을때 보았던 주황색 가마니에 80kg 짜리에 담겨 나오는것도 아니었다. 무게도 무게이거니와 정말 다양하고 가지각색의 각 지역의 브랜드쌀이 진열되어 있다. 무려 1900개나 되는 각 지역의 브랜드 쌀이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다른 값비싼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필수품(분유,기저귀,샴푸,쌀등..)은 경쟁사들보다 싸게 판매 해버린다..자신들의 막강한 힘을 이용하여 중간 유통 업자들을 옥죈다. 마진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가격에 쌀을 납품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중 거래 가격이 4만 3천원 짜리인 20kg 햅쌀을 마트에서는 7~8천원이나 낮은 3만 5천원에 판매 하는것이다. 3만 5천원이면 납품가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 아부지 같은 농민들이 1년동안 아무리 좋은쌀을 생산 한다고 해도 그 대가를 받지 못하는것이다.



인터넷도 비슷한 상황이다..오픈마켓 에선 쌀을 생활 필수품으로 규정하고 시중가보다 2~3천원 정도 싸게 판매한다..대형마트와 조금 다른건 중간 유통 상인들에게 그 손해분을 보상해준다는 것이다.
아직은 대형마트보다 그 영향력이 약해 그런것일수도 있지만 오픈마켓도 판매량이 많아지면 어느순간 중간상인들을 옥죄어 올것이다..

예부터 쌀의 마진은 박하기로 유명하다..3만원 짜리 쌀 한포대를 팔면 상인들에게 2천원정도 남을까 말까 한다..그런데 이런 대형 유통 업체에서 미끼상품으로 가격을 현저하게 떨어 트린다면 농민들도 죽고 동네 쌀가게도 죽는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동네에서 쌀가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인터넷에서 쌀을 판다는건 곧 대형 오픈마켓과 경쟁을 하게 되는것이고, 가격에서 절대 이길수 없다. 쌀 처럼 소모성 상품은 가격에 민감할수밖에 없다..특히, 주부들이 판매권한을 절대적으로 쥐고 있는 상황에서 단돈 1,000원이라도 싼곳에서 살수밖에 없는것이다.

그래서 다르게 생각해본것이 식당이나 관공서 같은곳에 납품해보면 어떨까 .하지만 이것도 곧 포기하게 되었다.


중국 찐쌀은..
중국에서 생산된 쌀을 찐 뒤 이를 말린 것을 말한다..
생쌀 자체를 한국에는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이걸 솥에 넣고 찌게 되면 가공품으로 둔갑하게 된다는 것이다.물론 수입 가능!.. 찐쌀은 중국에서도 최하품으로 가축사료로 쓰는 묵은쌀을 쪄서 만드는데 햅쌀처럼 만들기 위해서 옥시크린 같은 표백제로 한번더 박박 문질러 전국의 김방천국,김방나랑,각종 식당 등등으로 유통되는데 우리는 싸다는 이유만으로 맛있게 아침마다 먹는 것이다..

이쌀을 한국에 처음 들여온곳은 가가호호라는 인테리어 업체인데 김방나라를 체인으로 돌려 떼돈을 번곳이다.이때부터 1000원 김밥시대가 열린것이다...그런데 우연찮게 이곳 사장을 구리에서 생활 할때 만난적이 있었다..그땐 돈도 아끼고 참 독하게 사는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지금은 쌀 전문 쇼핑몰 기획을 포기했다. 처음부터 너무 낙관적으로 시장을 바라 보았고, 이쪽의 유통 시스템 자체를 너무 막연하게만 바라 봤다..쌀 재배-쌀 공정-쌀 판매 라는 단순한 루트만 생각 한것이다.



그러나 결국 포기하게 만들게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래의 기사였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전년도 82㎏에서 80.7㎏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한사람당 하루 평균 221.2g으로 밥 2공기(1공기 120~130g)도 채 안먹는 수준입니다.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을 기점으로 1984년 130.1㎏에서 계속 내리막길이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전만입니다. 이러한 쌀 소비량 급감소의 원인은 주로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인스턴트식, 빵, 육식의 증가로 기인하였으며 또한 최근의 소비자들이 왜곡된 웰빙으로 밥 안먹고 과일·채소류를 많이 소비하고, 비만, 다이어트 등으로 쌀의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민신문 기사中>


우리쌀 많이 먹자!!

쌀에 관한 정확한 상식 - 쌀의 품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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