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없는 물고기 잡기 행사
물속을 걸어다니며 물고기를 찾아봤지만 물고기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때 행사장 저편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봤다. 아이들과 걸어 가면서 들어보니 물고기를 방류하고 방류된 물고기를 잡는 모양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울타리를 친 상태였고, 미처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물고기가 방류됐다. 그런데 방류된 물고기가 몇 마리인지 모르겠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기에는 터무니 없이 적은 수였다. 따라서 실제 물고기를 잡은 사람은 방류하려고 할 때 바로 앞에 있던 일부에 불과했다.
곤충 바이오 엑스포
빈손씨를 방문했다가 올 때 일이다. 오다 보니 곳곳에 곤충 바이오 엑스포 플랭카드가 붙어있었다. 또 전날 건넜던 다리는 엑스포 행사 준비 때문에 차량를 통제하고 있었다. 곤충 바이오 엑스포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막상 눈길을 끈 것은 곤충 바이오 엑스포의 부대 행사로 진행한 '민물고기 잡기 행사'였다. 곤충 바이오 엑스포 행사의 내용은 모르지만 민물고기 잡기 행사는 어떤 행사인지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천에서 집으로 왔을 때도 우엉맘이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이 곤충 바이오 엑스포 행사였다. 충주에서는 한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라 광복절을 기념해서 어제 현민이네와 함께 예천 곤충 바이오 엑스포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 일정에 보면 '민물고기 잡기 행사'가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오후 2시 이전에 가기위해 12시 30분 쯤 아파트를 출발했다.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 방향으로 가다가 중앙 고속도로를 타고 예천 IC에서 빠지면 되기 때문에 길은 상당히 쉬운 편이었다.
출발하기 전에 예천 곤충 바이오 엑스포 행사에 대한 글을 찾아 보니 절반의 성공, 예천 곤충바이오엑스포라는 기사가 있었다. 첫날 6만 5천, 2일째 10만 정도가 방문, 처음 예상한 30만을 훌쩍 넘겼다는 내용과 곤충 구경보다는 사람과 구경과 차구경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는 내용, "2시간 줄을 서서 30분 관람을 할 정도로 인원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한 내방객의 얘기가 실려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지 알 수 없고 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편이라 출발하기 전 고민을 했다. 그러나 주말이 아닌 단순한 휴일이라 주말에 비해 사람이 적을 것으로 알고 출발했다. 그러나 막상 예천 IC에 도착하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날짜를 잘못 선택했다는 거을 깨달았다.
예천 IC를 지나 예천읍 머리에 도착하지 이제 도로는 완전히 주차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길게 늘어선 차량이 아주 가끔씩 움직이고 있었다. 공설 운동장으로 가는 차들이 너무 많아 28번 국도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도록 주차 요원이 안내하고 있었지만 이 주차장 역시 이미 꽉찬 상태였다. 결국 공설 운동장 큰처 화물 운송하는 집의 마당에 주차를 하고 엑스포 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여기 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민물고기 잡기 행사
밥을 먹지 않고 출발한 것 같아서 일단 매점에 들려서 간단히 먹을 것을 먹고 물고기 잡기 행사장으로 가기로 했다. 매점에서 보니 요깃 거리는 컵라면 밖에 없는 듯 했다. 그래서 튀김 우동 세개, 김치 컵라면 두개를 시켜서 먹고 있었다.
우영이와 현민이는 컵라면 하나 정도는 혼자서 먹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지만 다예와 현준이는 컵라면 하나를 다 먹기는 힘들기 때문에 우엉맘과 현민맘은 젓가락을 하나씩 더 얻어와 다예, 현준이와 함께 컵라면을 먹기로 했다.
우엉맘: 나참. 젓가락 하나도 못준데.
도아: 왜?
우엉맘: 라면 하나에 젓가락 하나이기 때문에 못준데.
컵라면의 가격을 정가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올려 받은 것이기 때문에 젓가락 하나를 못줄 이유는 없는 것 같았다. 아마 컵라면을 사면서 받은 나무 젓가락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곤충 바이오 엑스포는 공설 운동장과 곤충 산업 단지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행사장 규모는 상당히 컷다. 또 어른 8000원, 아이 6000원으로 적지 않은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가 처음인 듯 행사 요원들은 안내는 너무 성의가 없었다. 길을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할 줄 몰라 저기만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
매표소 여기 저기에 길게 늘어선 줄. 뙤약볕 아래서 저러고 기다린 뒤 관람을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일단 컵라면을 먹고 물고기 잡기 행사장으로 향했다. 물고 잡기 행사는 공설 운동장 바로 앞의 꽤 넓은 또랑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컵라면을 다 먹지 못한 상태라 나만 먼저 물고기 잡기 행사장을 확인했다. 물고기 잡기 행사장에도 이미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와서 물속에서 놀고 있었다. 두시에 시작한 행사지만 어느 누구도 물고기를 잡은 사람은 없었다.
잠시 뒤 아이들이 왔고 아이들만 물로 보내면 위험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물로 갔다. 재미있는 것은 신발을 신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는 점. 아마 물속에 날카로운 물건이 많아 취한 조치인 듯했다.
물고기 없는 물고기 잡기 행사
물속을 걸어다니며 물고기를 찾아봤지만 물고기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때 행사장 저편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봤다. 아이들과 걸어 가면서 들어보니 물고기를 방류하고 방류된 물고기를 잡는 모양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울타리를 친 상태였고, 미처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물고기가 방류됐다. 그런데 방류된 물고기가 몇 마리인지 모르겠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기에는 터무니 없이 적은 수였다. 따라서 실제 물고기를 잡은 사람은 방류하려고 할 때 바로 앞에 있던 일부에 불과했다.
물고기를 잡으러 온 우영이는 물고기 구경도 못하자 계속 투덜 거렸다.
우영: 이게 무슨 물고기 잡기야
물고기 잡기 보다는 그냥 아이들과 물속에서 노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물속을 걸어다녔다. 걷다 보니 모래위에 의외로 올갱이(데사리, 민물 고동)이 많았다. 껍데기만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많았다. 이런 환경에 올갱이가 있는 것이 이상했지만 아무 것도 잡지 못하고 가는 것보다는 올갱이라도 잡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아이들과 올갱이를 잡았다.
햇볕이 너무 강하고 청바지 차림이라 너무 더워서 일단 민물고기 행사장에서 나와 다시 뚝방으로 올라갔다. 곤충 바이오 엑스포를 구경할까 싶었지만 매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 과연 저렇게 줄을 서서 봐야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정 보고 싶으면 평일에 다시 오기로 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예천 곤충 바이오 엑스포. 오마이뉴스의 기사처럼 흥행에는 성공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매점에서 나무 젓가락 하나 더 주지 않는 인심, 물고기 잡기 행사에서 잡을 물고기가 없다는 점, 어설푼 진행 요원등 진행상의 미숙은 다시 숙고해야할 부분인 것 같았다.
휴일 무려 세시간을 투자하고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면 그 행사장을 다시 찾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예천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흥행보다는 내실을 먼저 다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