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국민 스포츠이다. 야구에서 지고왔다고 난리 법썩은 떨지 않지만 축구에서 지고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가장 먼저 감독이 바뀐다. 따라서 축구 감독의 목슴은 완전히 파리 목숨이었다. 히딩크와 함께한 베어벡 감독. 어떤면에서는 히딩크 감독과 한 솥밥을 먹다 월드컵이 끝난 뒤 잠시 대표팀을 맡았던 박항서 감독과 비슷하다.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베어백은 그래도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박항서 보다는 생명이 길긴 하지만 아시안 컵에서 조기 탈락한다면 박항서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많다. 그런면에서 인도네시아 전은 베어벡 감독에게도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경기인 셈이다.
그러면 우리는 인도네시아를 이길 수 있을까? 객관적인 실력만 따지면 우리는 '인도네시아를 이길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홈팀이고 전력이 예상과는 다르며, 공은 굴러 봐야 아는 문제지만 객관적인 전력은 우리가 한수 위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전의 승패는 첫 20분에 있다고 본다. 첫 20분을 몰아처셔 두골 정도만 낼 수 있으면 꼭 이긴다. 세골을 넣는다면 대승도 가능하다. 보통 약한 팀의 공통점은 패기는 왕성하지만 골차이가 벌어지면 급속도로 무너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한때 오대영이라는 치욕스런 이름으로 불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따라서 '초반에 인도네시아를 부순다'면 오대영 이상의 대승도 가능하다.
문제는 현 대표팀에는 '킬러 본능을 가진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점. 예전에도 그랬듯이 골 욕심이 심한 '이동국'을 원톱으로 세운다면 필패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전의 승패는 당연히 베어벡의 용병술에도 의존한다.
아무튼 결론은? 앞에서 얘기했지만 첫 20분간의 골 득실의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너무 뻔한 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동국이 원톱으로 나서지만 않는다면 이번 경기는 반드시 우리의 대승으로 끝난다. 왜? 그냥. 느낌이다. 아니 그렇다는 강력한 염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