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하 상가에서 놀란 점 또 하나는 정직한 판매자를 만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가 지하 상가의 모든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것은 아니므로 모든 판매자를 부정직하다고 싸잡아 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필자가 이 지하 상가에서 만난 판매자 중 정직한 판매자는 없었다.

그러나 울며 겨자 먹기로 속는 것을 뻔히 알면서 휴대폰 액정 보호 필름을 구매했다. 구매한 뒤 포장 상태를 여기 저기 확인하던 중 휴대폰 모델 이름이 포장에 인쇄된 것이 아니라 스티커로 덧 붙여졌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스티커를 뜯어내자 LG-SD260, LG-LP2600이라는 모델명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즉, PT-S110 모델의 액정 보호 필름이 아니라 액정 크기가 비슷한 다른 모델의 액정 보호 필름에 스티커만 붙여서 PT-S110의 액정 보호 필름으로 판매한 것이었다. 그래서 액정 보호 필름이 좌우 양옆은 약간 크기가 작고 모서리 부분의 곡선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부평 지하 상가에서 이 정도는 사실 애교에 불과하다. 꽤 오래 전의 일이다. 당시 애 엄마의 휴대폰을 하나 사주기로 했다. 선배형이 가지고 있던 UTO 폰이 모양도 깔끔하고 크기도 작고 예쁜 것 같아 이 것을 사기로 하고 인터넷을 검색했다. 당시 최저가가 23만원 정도 였고, 용산에서 휴대폰 매장을 뒤지고 발품을 팔면 19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부평 지하 상가도 용산 못지 않게 휴대폰 매장이 많고,
전국 최저가
용산보다 비싸면 환불
등의 홍보 문구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인터넷보다 조금 비싸도 하루라도 빨리 사줄 요량으로 부평 지하 상가를 뒤졌다. 재미있는 것은 용산은 발품을 팔면 가격이 싸지지만 부평 지하 상가는 모두 카르텔을 맺었는지 모든 매장의 가격이 같았다.
도아: 얼마예요? 점원: 35만원이요? 도아: (엄청난 가격 차이에 놀라) 예?, 가입비 포함이예요? 점원: 아니요. 요즘 누가 가입비를 포함시켜요?
거의 모든 매장의 가격이 똑 같았다. 결국 부평 지하 상가의 매장을 30여 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모두 35만원, 단 한푼도 틀리지 않았다. 오로지 딱 한군데만
도아: 얼마예요? 점원: 35만원이요? 도아: (또 놀란 듯) 예?, 왜 이렇게 비싸요? 점원: 가입비 포함인데요.
여러 군데를 돌아 다니다 온 것을 확인하고 하나 팔아본 생각으로 낸 수가 가입비 포함이었다. 계속 휴대폰 매장을 순례하며, 효X 정보 통신(이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이라는 곳까지 가게되었다.
도아: 얼마예요? 점원: (이미 휴대폰 매장을 순례한 사실을 알고) 23만원, 할부가예요. 도아: (너무 의외였다. 아울러 할부라니) 정말요? 점원: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관심없다는 듯) 예.
가격이 다른 곳과는 천지차이 이기 때문에 당연히 점원의 업무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점원: 그런데 왜 이 기종을 선택하셨어요?
점원: 이 기종이 먼지도 많이 끼고 액정이 아주 잘깨지거든요.
우엉맘: ("부평 똥파리" 말에 그냥 흔들리면서) 그래, 오빠.
우엉맘: 우영이 때문에 튼튼한 걸로 해야되. 딴 걸로 하자.
점원: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음)
도아: (이미 용파리에게 단련되어 있으므로 단호하게) 아니, 필요없고요.
도아: 이 기종으로 하겠습니다.
점원: (시금 털털한 표정으로 가입 신청서를 가져와 추가금 항목에 ①+③이라고 쓴다)
도아: 1은 할부 보증금이라고 치고, 3은 뭐죠?
점원: 3만원은 안내도 되는 것이니까 일단 설명을 들어 보시죠?
도아: 그러죠?
점원: 요금제는 무조건 유토로 하셔야 하고 1년간 의무 사용입니다.
도아: (그래, 유토 1년 해봤자 한 3만원 정도 더 나가고)
도아: (네이트 30이 기본으로 추가되니까 상관없지) 예.
점원: (Nate 30, Nate Air에 영표를 하며) 이 서비스도 1년간 의무 사용입니다.
도아: (미친놈, Nate Air가 되지 않는 기종에 Nate Air를 쓰라고)
도아: 유토에도 Nate 30이 포함되어 있는데, Nate 30, Nate Air를 1년간 쓰라고요?
점원: 싫으면 Nate 30은 3,0000원, Nate Air는 3,5000원 추가금을 지불하면 됩니다.
도아: (이 자식 혼 좀 내줄까?)
점원: (이제는 신이 난듯 거의 모든 부가 서비스를 체크하면서) 모두 1년 의무 사용입니다.
도아: (더 이상 상종하기 싫어서) 가입할 생각없으니까 가입 신청서는 지금 보는 앞에서 찢어 주세요.
점원: (똥씹은 표정으로 가입 신청서를 찢는다)부평 똥파리가 추가한 부가 서비스와 기계값을 모두 합하면 약 45만원 정도 나왔다. 그냥 할부로 구매하고 다음 날 모든 부가 서비스를 해지해 버리면 되는 일주2이지만 필자가 사용하는 휴대폰이 아니고 애 엄마가 사용할 휴대폰이라 혹, 부평 똥파리가 애 엄마 전화로 쌍소리라도 할까봐 가입 신청서를 찢으라고 하고 효X 정보 통신이라는 휴대폰 매장을 나왔다.
그러면서 보통 인터넷 보다 10여만원이 비싼 휴대폰을 구입하면서 휴대폰 줄 하나 더 준다고 고마워하는 사람들을 보니 조금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포함해서 상당히 많이 휴대폰을 구입했었지만 이렇게 부가 서비스로 사기를 치는 것은 용파리에게도 보지 못한 부평 똥파리만의 신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