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은 빨갱이? by 도아
빨갱이의 의미
이 글은 이회창이 빨갱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 글은 이회창은 나쁜놈이라는 얘기다. 즉, "빨갱이는 나쁜놈, 극악 무도한 놈, 잡아 쳐 죽일 정도로 나쁜놈"이라는 뜻이다. 죽일놈보다 더 심한 표현으로 빨갱이를 사용한 것이다. 부일 협력자였으며, 하와이 교민이 독립을 위해 모은 돈을 횡령한 이승만이 독립투사를 체포하기위해 대입한 논리가 공산당, 빨갱이였다. 역시 친일파로서 악명높은 관동군 출신의 박정희가 자신의 기반을 유지하기위해 사용한 논리가 공산당, 빨갱이였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공중 화장실에 들렸다. 열심히 큰일(?)을 치루면서 공중 화장실의 유일한 낙인 화장실 낙서를 탐독했다. 그런데 여기서 본 다음과 같은 글귀때문에 아연실색(啞然失色)할 수 밖에 없었다.
이회창 죽일노무 쌔기, 빨갱이 새끼
친애하는 이회창공(?)을 욕했기때문이 아니다. 나는 정치가로서 이회창을 싫어한다.
그의 아들이 군대에 가지않았기때문이 아니라, 그가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백여평의 호화빌라를, 그것도 무려 세채씩이나 세들어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고위층의 원정 출산이 한참 문제가 됐을때 손녀를 뻔뻔스레 원정 출산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정치적 무지, 무소신때문에 싫어한다.
그러면 즐거운 낙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연실색한 이유는 빨갱이 새끼라는 글귀때문이다. 무엇때문에 빨갱이 새끼라는 어찌보면 흔한 표현에 아연실색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내가 아연실색한 것은 "빨갱이 새끼"라는 글이아니라 "빨갱이 새끼"라는 사고때문이다. 위의 글을 자세히 살펴보자.
이 글은 이회창이 빨갱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 글은 이회창은 나쁜놈이라는 얘기다. 즉, 빨갱이는 나쁜놈, 극악 무도한 놈, 잡아 쳐 죽일 정도로 나쁜놈이라는 뜻이다. 즉, 죽일놈보다 더 심한 표현으로 빨갱이를 사용한 것이다.
부일 협력자였으며, 하와이 교민이 독립을 위해 모은 돈을 횡령한 이승만이 독립투사를 체포하기위해 대입한 논리가 공산당, 빨갱이였다. 역시 친일파로서 악명높은 관동군 출신의 박정희가 자신의 기반을 유지하기위해 사용한 논리가 공산당, 빨갱이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했던 "이제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반공이 국시인 나라에서 무려 반세기를 공산당=빨갱이=죽일놈이라는 세뇌를 받은 나라에서 아직도 빨갱이의 악령이 거리를 활보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아연실색할 것도 없다.
그렇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 빨갱이는 그 어떤 욕보다 심한 욕이었다.
그래서 이회창이 너무 싫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혐오를 빨갱이로 표현한 것 같다. 그러나 내 놀람은 반세기전에 독립을 했어도, 일본과 친일파가 남겨놓은 악령에는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의 사고때문이다.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우리의 실수가 악령이 되어 아직도 현세를 떠돌고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요즘 설레발을 치고 있는 뉴또라이들(뉴라이트)도 바로 이런 친일의 악령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악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덧글: 요즘 글이 써지지 않아 예전에 쓴 글을 앞으로 돌린 글입니다. 블로그를 만들기 전에 올린 글이지만 시차가 없기 때문에 최근 글로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