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감상 후기 by 도아
스파르타
스파르타는 펠로폰네스 반도 중앙에 자리잡은 나라로 기원전 1200년경에 남하해온 도리아 민족이 원주민을 정복해서 생긴 나라이다. 정복자인 도리아인은 원주민과 동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확실히 분리된 도시 국가였다. 스파르타는 만명 정도의 자유민(스파르타인), 상공업에 종사하는 페리오이코이, 마지막으로 헬로트라고 부르는 농도가 그 구성원이다. 이들의 비율은 1대 7대 16정도였다고 하니까 '만명의 스파르타인으로 무려 23만명의 다른 민족을 다스렸다'는 얘기가 된다.
미투 영화
지난 달 미투에 올라온 글을 보면 '300을 봤다'는 사람이나 '300을 보러 간다'는 사람이 많았다. 제목에서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면 인터넷으로 어떤 영화였는지 찾아봤겠지만 제목에서 내용을 알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냥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를 보러 다니는 것으로 생각했다.
요즘 미투의 관심사는 '거사3'(Spiderman 3)이다. '거사3도 봤다'는 사람도 있고 '주말에 보러 가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나도 영화를 꽤 좋아한다. 매니아 수준은 아니라고 해도 재미있다고 소문난 영화는 꼭 극장에 가서 보곤했다. 그러나 아이가 생긴 뒤로는 아이들 때문에 가기 힘들고, 또 충주로 내려온 뒤로는 가볼만한 극장도 없어서 영화를 거의 보지않고 살았다.
거사3의 샘플 동영상을 보고 거사3를 찾다가 우연히 300이라는 영화를 내려받게 되었다. '영화는 첫 10분이 중요하다'고 한다. 첫 10분 동안 관객을 사로잡지 못하면 그 영화는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내용상 별 볼것이 없는 영화가 히트친 이유도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생생한 전쟁 장면때문이다.
300도 이런 면에서는 성공한 영화였다. 어린 소년의 혹독한 수련, 7살이 되자 부모를 떠나 야영 생활을 하고, 30이 되자 돌아오는 도입부는 스파르타라는 나라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주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300이라는 영화는 스파르타를 선으로 페르시아를 악의 잡고 논리를 전개했기 때문에 스파르타가 그리스인의 자유를 위해 장렬히 전사한 것처럼 되어 있지만 역사적인 사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스파르타
스파르타는 '스파르타식'이라는 말 하나만 남긴 민족이다. 그러면 스파르타가 어떤 민족이었는지 알아보자.
스파르타는 펠로폰네스 반도 중앙에 자리잡은 나라로 기원전 1200년경에 남하해온 도리아 민족이 원주민을 정복해서 생긴 나라이다. 정복자인 도리아인은 원주민과 동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확실히 분리된 도시 국가였다. 스파르타는 만명 정도의 자유민(스파르타인), 상공업에 종사하는 페리오이코이, 마지막으로 헬로트라고 부르는 농도가 그 구성원이다. 이들의 비율은 1대 7대 16정도였다고 하니까 '만명의 스파르타인으로 무려 23만명의 다른 민족을 다스렸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스파르타의 소수 정예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것으로 보인다. 스파르타의 일상 생활에는 군무외에 다른 것은 없다. 영화에서 처럼 태어나자 마자 전사로서의 가능성을 시험 받아야 하며, 7세 부터는 부모님과 떨어저 기숙사 생활을 통해 군무를 배운다. 병역은 20세에서 부터 시작되지만 30세가 되어야 비로서 가정을 꾸밀 수 있게 된다.
'영화에 30세에 위대한 왕이 돌아 오셨다'고 하는 것은 30이 되어야 스파르타에서는 사람으로서 대접 받기 때문이다. 30세 이상의 스파르타인으로 구성된 민회와 60세 이상의 시민 28명으로 구성된 장로회의가 있고 두명의 왕이 다스리는 쌍두정이 스파르타의 정체였다.
영화 300에도 보면 주인공인 레오니다스 왕의 부인도 여왕으로 부르는 이유는 두명의 왕이 세습해서 나라를 다스리는 정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또 다른 왕은 레오니다스의 왕의 부인이 아니라 이듬 해 벌어진 페르시아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파우사니아스 왕이다. 특이한 경우인지 모르지만 스파르타는 군무를 빼면 남, 녀가 완전히 평등했다.
영화에서는 스파르타가 그리스 민족의 자유를 위해 장렬히 전사하는 것으로 나온다. 단합된 그리스인으로 싸운 것은 사실이지만 스파르타는 다른 도시 국가의 정체(민주정)를 싫어했고 왕정으로 바꿀 것을 강압한 적이 있었다. 그리스 민족은 단합이 어려운 민족이었다. 민족 자체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 단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그리스 전역이 딱 한번 단합한 적이 있는데 바로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페르시아 전쟁이다. 페르시아 전쟁은 영화의 배경이 된 페르시아의 크세르세크세스 왕이 전쟁을 일으키기 10년전에도 있었다. 선왕 다리우스가 2만 5천 명의 군대를 파견했지만 아타네의 국가전략 담당관이었던 밀티아데스의 전략으로 페르시아군을 물리친다. 이 승전보를 전하기위해 아테네 병사가 아테네까지 달려가 마라톤 평원의 승리를 전했는데 이 것이 오늘 날 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는 마라톤의 유래이다.
영화 300
아무튼 300의 배경은 이 전쟁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나 다시 발생한 페르시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기원전 480년 선왕 다리우스의 한을 풀기위해 크세르크세스 왕은 친히 30만 대군을 끌고 그리스로 처들어 왔다.
이 전쟁은 페르시아 문명과 그리스 문명의 전쟁이고 따라서 그리스의 걸출한 두 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일어서게 된다. 연합군의 작전은 아테네의 국가전략 담당관이었던 테미스토클레스가 세웠다. 30만명의 대군을 평원에서 맞이하면 불리하기 때문에 그리스 중부 산악 지방에 있는 테르모필레의 협곡에서 치기로 했고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이 이끄는 300명의 스파르타 병사와 4천명의 필로폰네소스 반도 출신 병사가 이 전선에 배치되었다.
영화에서는 전략도 레오니다스 왕이 세우고 신탁이 반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300이 출정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300명은 선발대'이고 지원부대가 오기로 했다. 그러나 지원부대는 오지않은 상황에서 스파르타의 격렬한 저항을 예상한 페르시아 왕은 우회하기로 결정한다. 결국 레오니다스 왕은 펠로폰네소스 출신 병사들을 퇴각 시키고 300명의 스파르타 병사만으로 트르모필레의 협곡을 사수한다.
왕을 비롯한 단 한명의 생존자도 없는 장렬한 싸움이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기념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이국인들여, 라케다이몬(스파르타) 사람들에게 전하라. 조국에 대한 사랑에 목숨을 바친 우리는 모두 이 땅에 잠들어 있노라고.
그리고 스파르타의 이러한 장렬한 싸움덕에 2차 페르시아 전쟁도 그리스의 완승으로 끝나게 된다.
이런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면 영화가 재미없을 것 같다. 그러나 재미있는 영화는 내용을 알아도 재미있어야 한다. 300은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300보다는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검투사 이야기인 그래디에터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다시 300이라는 영화로 돌아와서 보면 스파르타인의 독립과 그리스의 자유를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 레오니다스 왕은 신탁을 들으러 간다. 당시 스파르타의 신탁이 그런 형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신녀가 신탁을 받는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흐느적 거리는 신녀와 배경이 어루러져 아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나머지 내용은 위에서 설명한 역사적 사실과 큰 차이가 없다.
아테네의 국가전략 담당관인 테미스토클레스의 전략을 왕의 전략으로 돌린 점, 꼽추의 배신으로 우회하는 길이 알려진 점등이 다르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역사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300대 30,0000'. 전력에서 무려 1000배의 차이가 난다. 이 차이에도 협곡을 사수하기로 한 레오니다스 왕의 의기는 높이 사줄만 하지만 꼭 그래야 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그림 출처: 씨네21
글 출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1권에서 요약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