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미국은 가짜다'라는 글을 보면 지나치게 미국을 미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장점도 많은데 우리 사회의 단점만 비추어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글을 올리면서 고려하자 못한 부분입니다.

저 역시 우리 사회도 장점이 많지만 미국 사회의 합리성을 보고 배웠으면 하는 생각에 책을 읽으면서 느낌이 좋았던 부분만 올리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사실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봐야 하는 글은 머릿말입니다. 이 머릿말에는 저자가 왜 이런 글을 쓰게되었는지, 즉 저작 동기가 실려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머릿말을 먼저 소개하고 글을 올렸어야 했는데 제 실수로 머릿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다른 글을 올리기 전에 먼저 머릿말을 올릴까합니다. 머릿말은 제가 첨언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원본 그대로 올립니다.

머릿말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하던 1992년, 국비 유학의 기회를 얻어 미국사회를 엿볼 수 있는 짧은 시간을 가졌다. 콜롬비아 로스쿨(Columbia law school)에서의 학업과 뉴욕 시에서의 근무 기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색다른 경험이었 다. 우리 나라에 돌아 와 그곳에서의 경험담과 느낀 바를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더니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졌으면 하는 권유와 채찍이 있었다. 주위의 부추김과 나의 무모함으로 펜을 들게 되었고 그것이 조그만 분량이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 막연히 상상했던 미국과 현지에서 피부로 느끼는 미국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알맹이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알던 미국은 가짜였다. 물질적인 면에서 앞선 미국의 모습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선진화된 미국 사회의 내면 즉, 법과 제도의 조화로움과 시민의 정직성, 책임의식, 여유로운 마음에서 넘치는 그들의 경쾌함과 행복감이 부러웠다. 그리고 이점은 '세계화' Globalization 시대에 사는 우리가 꼭 배워서 터득해야 할 부분이 라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한 사회를 횡·단면으로 조망하는 데 있어 사람, 제도, 환경의 세 시각이 필요하다. 이 지면은 주로 미국인의 의식과 사고에 중점을 둔 단면적 고찰이다. 물론 미국 사회의 장점과 우리의 단점이 비교 부각되어 얼핏보면 "미국은 선생, 우리는 학생" 이라는 관점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신의 단점을 직시하고 다른 민족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모자란 점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지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는 넉넉한 여유를 자랑으로 이어 내려 온 민족이 아니던가. 우리가 모자란 점을 채우면 "한국은 선생, 미국은 학생" 이 된다.

지금 우리 모두 각자는 막 이륙하는 비행기의 조정사인 셈이다. 이륙이 순조롭고 신난다고 해서 안전벨트를 풀 수 없다. 일정 고도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조심스레 운전에 전념하고 자만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제도와 법과 시민의식이 조화를 이루도록 모두가 노력하면 이 땅에 사는 행복감이 그득한 밝은 미래가 눈 앞에 성큼 다가오리라 확신한다.

나의 인생을 이끌어 주신 아버님과 나를 새롭게 해 준 그녀에게 가슴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채찍을 가한 재정경제원의 구본진 서기관, 정규상 사무관, 공보처 장관 비서실장 송수근 등 삼우회 회원들과 도두형 변호사, 독자들의 반응을 수집해 준 박용신 사무관께 감사한다.

1995년 7월 김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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