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심리 게임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 직급이 올라가 부리는 사람이 느는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심리 게임은 나이, 학벌과는 무관하게 그 사람의 자질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재능은 있지만 이러한 심리 게임에 능하지 못해 자신의 능력을 잘 살리지 못한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특히 저처럼 타협보다는 싸움에 능한 사람이나 고집이 센 사람(특히 머리가 나쁘면서 고집이 센 사람)은 그런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 역시 꽤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한 부분이고 다른 게임은 한때 게임제왕이라는 칭호를 들을 정도로 잘했지만 심리 게임은 저에게 가장 힘든 게임이었습니다. 현재 자부하고 있는 모든 재능은 다 독학입니다. 남에게 배우는 것 보다는 혼자서 터득하는 것이 훨씬 쉬운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심리 게임은 독학도 힘들더군요.

술을 한잔 마시며 CSI를 봤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CSI 캐릭터는?에서 설명한 것처럼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가 Miami라 이번에도 CSI Miami를 봤습니다. 어느 누구 보다 부드럽고, 어느 누구 보다 카리스마 넘치는 호레시오 반장. 갑자기 총을 쏘면서서 나타난 이성을 상실한 듯한 사람.

그러나 역시 호레시오는 심리 게임의 달인입니다.

CSI Miami Season 5 Episode 5 Death Eminent 중

이선: (그놈을 겨냥하며) 이 정도면 네 녀석의 관심을 끌 수 있나?

반장: (그놈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어요

반장: 이 정도면 모두의 관심을 끌었군요
반장: 이름이 뭐죠?
이선: 이선 댄버리요, 코발트 가에 살아요

반장: 이선, 혹시 가족이 있나요?
이선: 그건 상관없어요
반장: 아뇨, 중요해요, 가족에게는 중요한 문제예요

반장: 내 말 좀 들어 봐요
이선: 저 자식이 내가 평생을 바쳐 이룬 것을 파괴하고 있어요
이선: 모든 것을 잃는 게 어떤 건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반장: 이선... 이선, 알아요, 나도 전부를 잃어버렸어요.
반장: 하지만 오늘 당신이 저자 때문에 자신을 망친다면 저 사람이 받을 자격이 없는 큰 만족을 주게 되는 겁니다
반장: 그렇게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군요 반장: (이선의 총을 잡으며) 이선, 이선, 이번 일은 제가 처리하도록 할게요. 알았죠?
이선: 알겠어요

그놈: 당신도 봤죠?
그놈: 내가 뭐 때문에 이러는지 이제 당신도 잘 알겠죠?
그놈: 경찰 보호를 요청하겠소
반장: 아마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반장: 하지만 저한테서는 누가 당신을 보호해줄까요?

대화만으로는 깊은 매력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호레시오의 인간미와 심리 게임이 그대로 들어난 대목이었습니다. 아울러 부럽습니다.

에피소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혹 틀렸다면 댓글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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