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5 - 재활용 봉투 by 도아
종량제 봉투
어제 아파트 앞 L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L마트'도 규모는 꽤 크기 때문에 봉투값을 꼭 챙겨받는 업체인데 손님에게 주는 봉투를 보니 L마트 로고가 찍힌 일반 봉투와 쓰레기 봉투로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 봉투 두 가지가 있는 것이었다. 봉투의 표면을 보니 20L짜리 쓰레기 봉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봉투의 가격은 일반 봉투보다 비싸지만 어차피 쓰레기를 버릴려고 하면 쓰레기 봉투를 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봉투 대신에 쓰레기 봉투로 사용할 수 있는 봉투에 생수 두병과 맥주 세병을 담아 왔다.
인천에 살 때 일이다. 요즘에는 병 버리기가 귀찮아서 맥주를 살 때는 Q팩만 산다. 그러나 당시에는 Q팩이 없었고 따라서 한달에 한 두 번씩 맥주병 마대 푸대에 담아 아파트 앞의 '삼산 슈퍼'에 가져다 주고 다른 생활 필수품(예: 재활용 봉투)으로 바꾸곤 했다. 보통 이렇게 바꿀 병을 잔뜩 가져가면 주인 아저씨의 표정이 변하곤 하는데 아무런 내색없이 바꿔 주는 것이 고마워 조금 아래에 있는 바로코사 보다는 이 슈퍼를 자주 이용했다.
작은 슈퍼이고 보니 손님이 오면 달라고 하지 않아도 꼭 검은색 봉투에 물건을 담아 주곤한다. 물론 나는 쓰레기 하나를 더 만드는 것 같아 양손으로 들고 올 수 있을 때는 주는 봉투를 마다하고 물건을 사오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물건을 사가는 분과 주인 아저씨가 실갱이를 하는 것이었다. 평상시에는 봉투를 그냥 주었는데 봉투 가격을 받자 물건을 사가는 분이 화를 내시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인 아저씨의 사정도 딱했다. 아무 생각없이 봉투를 손님께 드려왔지만 누군가 고발을 해서 결국 300만원의 벌금을 무셨다는 것이다.
작은 슈퍼에 300만원이면 작은 돈이 아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힘들어도 계속 봉투값을 받으시라고 충고하고 나왔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봉투값을 받으라고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보 장관으로 유명한 황산성씨가 한 유일한 업적이 쓰레기 분리 수거와 쓰레기 종량제이다. 처음에는 반대도 많았지만 결국 생활 쓰레기를 줄이는데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투값을 받는 것에는 자꾸 의구심이 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봉투값을 주고 봉투를 사왔어도 그 봉투를 사온 곳이 아니면 봉투값을 환불받을 수 없다. 따라서 아는 분처럼 봉투를 구분해서 모으고 이 것을 가지고 다시 업체를 찾아가 봉투값을 받아 오는 경우가 아니면 봉투값은 봉투값대로 손해를 보고, 쓰레기는 쓰레기대로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아파트 앞 L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L마트'도 규모는 꽤 크기 때문에 봉투값을 꼭 챙겨받는 업체인데 손님에게 주는 봉투를 보니 L마트 로고가 찍힌 일반 봉투와 쓰레기 봉투로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 봉투 두 가지가 있는 것이었다.
봉투의 표면을 보니 20L짜리 쓰레기 봉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봉투의 가격은 일반 봉투보다 비싸지만 어차피 쓰레기를 버릴려고 하면 쓰레기 봉투를 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봉투 대신에 쓰레기 봉투로 사용할 수 있는 봉투에 생수 두병과 맥주 세병을 담아 왔다.
그러면서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봉투값을 손해보지 않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으며, 물건을 살 때는 일반 봉투로 사용하다가 쓰레기를 버릴 때는 쓰레기 봉투로 활용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봉투가 충주권에서만 사용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은 전국적으로 사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물건을 사면서 봉투값을 지불할 때면 드는 짜증을 이 봉투하나로 기분좋게 날려 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