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기 좋고 밝은 이름

나는 사주 보다 이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아이가 처음 태어나면 눈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촉각과 청각은 눈에 비해 상당히 발달해 있다. 이런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소리가 바로 '자신의 이름'이다. 따라서 '이름'은 '아이 성격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 이름을 지을 때는 상당히 고민을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 중에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부르기 좋고 밝은 음운의 이름'이다.

좋은 이름

둘째 딸의 이름이 다예이다. 많을 다(多), 재주 예(藝)를 사용한다. 처음 이름을 지을 때 사주에서 부족한 수를 이름에 반영하고, 한자 성명학적으로도 좋고, 한자의 뜻도 좋고, 한글 음운학적으로도 좋고, 부르기에도 좋은 이름을 찾다가 한자는 조금 복잡하지만 다예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 다혜라는 이름보다는 흔하지 않지만 의외로 다예라는 이름도 많다. 이름을 지을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부르기 좋은 이름이다. 한글 음운학에 맞춰 좋은 수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부르기 좋고 밝은 음운이 포함되어 있고, 조금 따뜻한 느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성이 김(金海 金)가이다 보니 성과 이름을 합처 예쁜 이름이 나오기 힘들다. 받침이 없는 성이 음운학적으로 예쁜 이름을 만들기 쉽다. 성에 받침이 있으면 '다예'나 '우영'이처럼 이름의 첫자는 받침이 없는 글자로 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부르기 좋은 이름이 나온다. 나는 "부르기 좋은 이름"을 좋은 이름으로 본다. 사실 아이가 세상에 처음나와 접하는 것은 촉각청각이다. 아이의 눈은 아직 완성되지 않아 그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없다. 반면에 엄마, 아빠와 부딛히는 살갗과 부를 때 듣는 청각은 상당히 발달한 편이다.

이 아이가 듣는 첫 소리가 아이의 이름이다. 그런데 이 아이의 이름을 '팔봉'과 같은 격음을 사용하면 은연 중 아이의 성격 역시 격해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름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꽤 많다(실제 통계로 보면 사형수처럼 중죄인의 이름 중에는 격음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나는 한자 성명학보다 부르기 좋고, 격하지 않은 이름을 좋아한다. 아이가 처음 접하는 소리가 이름이고, 이 소리에의해 아이의 성격의 결정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가족의 띠

띠를 보면 알겠지만 한 사람을 빼면 모두 띠가 세다. 그런데 성격은 띠만 따르지 않는다. 참고로 나는 사주 보다 이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사주는 선택[1]할 수 없지만 이름은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름 짓는데 상당한 신경을 쓴다.

다예의 성격

다예라는 이름의 느낌은 작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다예는 4Kg이라는 건장한 체구(?)로 태어났지만 지금도 아주 작은 아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다예는 자기 또래 아이보다는 훨씬 크다. 얼굴이 작고, 호리 호리한 몸매 때문에 느껴지는 느낌이다.

아울러 다예는 손이 아주 섬세하다. 어른 들은 눈으로 보기 힘든 작은 물건도 다예는 어렸을 때부터 잘 들고 가지고 논다. 저런 것을 어떻게 만질까 싶지만 의외로 다예는 이런 물건을 아주 잘 다룬다. 그덕에 애엄마의 휴대폰은 구입한지 채 6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벌써 3번이나 AS를 받았다.

AS맨: 그런데 이 걸 어떻게 떼죠? 몸체에 붙어있고, 크기가 작아서 보통 사람은 만지기도 힘든데...

다예의 성격을 반영하는 또 한 부분은 '싫다'라는 표현이다. 아이들 모두 아빠를 닮아서 직설적이다. 그러나 싫다를 표현하는 방법은 우영이와 상당히 다르다. 며칠 전 어머님 생신 때문에 본가를 가고 있을 때 일이다. 보통 다예는 앞자리에 앉아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날은 매형차를 타고 누나네 식구들과 함께 가고 있었고 오빠들과 놀 속셈으로 아빠가 불러도 오지 않는다.

도아: 다예야, 아빠한테 올래?
다예: 위험해!

평상시 같으면 "아빠 무릅에"라고 얘기하고 앞으로 올텐데,,, 오빠들과 놀 욕심에 "가기싫어" 대신 택한 답이 앞자리에 앉으면 위험하다는 뜻이다. 이런 식의 완곡한 거절을 다예는 어른들보다 더 잘한다. 마찬가지로 어머님 생신을 지내고 어제 충주로 올 때 일이다. 오랜 만에 중앙탑에 가자고 해서 중간에 중앙탑 공원에 들렸다. 다예는 보통 잠바를 잠그기 보다는 잠바를 열어놓고 다니기를 좋아한다.

도아: 다예야. 추우니까 잠바 잠그자?
다예: 그러면 목걸이가 안 보이잖아.
도아: 그러면 잠바를 잠그고, 목걸이를 이렇게 꺼내 놓으면 되잖아.

역시 잠바를 잠그기 싫어서 한 대답이다. 그래서인지 다예가 하는 말은 다들 예쁘다고 한다. 어쩜 저렇게 말을 예쁘게 할까?라고 한다. 다예를 안고 가다가 담배를 한대 필 속셈으로

도아: 다예야, 아빠 손잡고 걸을까?
다예: 응.
도아: 와. 우리 다예 착하다. 이제 다 컷네.
다예: 아빠. 쪼그만 애기는 안고 가고. 조금 더 큰 애기는 위험할 때만 안고 가고 보통은 걸어가는 거지? 그치?

세살 때부터 아기라는 말이 싫어서 다섯살이라고 거짓말을 하던 다예이고 보니 아기처럼 안고 다니는 것이 나름대로 싫은 모양이었다. 아무튼 둘째 기질인지 아니면 이름 때문인지 몰라도 다예는 온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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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짜를 잡아 제왕절개로 낳아도 사주는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