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이가 갑자기 부른다.

우영: 아빠. 젤은 어떻게 쓰는 거야?

글자를 한자 두자 읽던 녀석은 요즘 한글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어디를 가나 한글을 보면 읽고 무슷 뜻인지 물어보곤 한다. 요즘은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쓰는 것도 좋아한다. 따라서 녀석이 원하는 내용도 곧잘 쓰곤한다. 오늘도 녀석은 연필을 들고 유치워에서 준 그림장에 무었인가를 열심히 쓰다가 모르는 글자가 나오자 불쑥 물어보는 것이었다.

도아: 일단 ㅈ을 쓰고, ㅔ를 써야지.

ㅔ와ㅐ의 발음이 잘 구분되지 않는 지 '재'라고 쓰고 있었다.

도아: ㅏㅣ가 아니고 ㅓㅣ를 써야지

간신히 제를 쓰자 받침으로 ㄹ을 쓰는 것을 알려주었다.

우영: 아빠. 내가 쓴 거야. 읽어봐.

3장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우영이는 무었을 하던 번호를 매기기를 좋아한다.

장미반 친구들 모두 사랑해 사랑해 근대 여자 친구 새명이 젤일. 김성연, 이영현, 우한비.

들의 ㄹ을 잘 못쓰고, 두의 ㄷ을 뒤집어 쓰기는 했지만 이제는 글도 곧잘 쓴다.

'제일'을 쓰고 싶은데 발음이 '젤'로 나니까 '젤'을 물어본 것같다. 3장면이라고 하면 나머지 두장도 있을 것 같아 확인하니 다음과 같은 1장면과 2장면이 있었다.

1장면

우영이가 가장 잘 그리는 것은 쉬운 졸라맨이다. 그외의 그림은 녀석 나름대로 사물을 해석해서 그린 것이라 쉽게 무슨 그림인지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2장면

우영이가 좋아하는 로보트 같기도 하고 비행선 같기도 하다. 위에 구름같은 것도 있고, 우주선, 비행기 같은 것도 보인다. 그러나 역시 내용은 우영이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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