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부평과 함께하는 <민중가요 아카이브>는 인천과 부평 지역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중가수들을 순차적으로 인터뷰하는 시리즈 기획이다. 인터뷰 운영은 국내 최대 민중가요 아카이브 사이트 PLSong.com의 운영자 ‘단풍’이 참여했다.

5회는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노래패 대표 이동언님이 참여해주셨다.

전국장애인철폐연대는 지하철 시위로 뜨거운 2022년을 보내고 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지하철 시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차별당하는 소수의 곁에서 함께하며, 힘을 더하려는 민중가요의 연구자 입장에서 인천장차연 노래패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천장차연 노래패 영오는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는 직장인 노래패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는 전국 유일의 민중가요 노래패이다. 인천장차연 노래패 “영오”의 대표 이동언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반갑습니다. 대표님 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인천장차연 노래패 영오 대표 이동언입니다. 인천 뇌병변 장애인 인권협회에 소속되어 있는 인천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고 있고, 장애인들의 배움터인 바래미야학에서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장애인 관련 단체에서 일도 하시고, 교사로 봉사활동도 하고 계시는데요. 인천장차연도 장애인 단체인가요?
A.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줄여서 인천장차연이라고 합니다. 전국장차연은 장애인을 차별하고 배제하지 않는 세상,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사회에서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세상,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장애인이 스스로 행동하여 만들어나가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고요. 인천장차연은 전국장차연과 함께하는 인천지역 장애인 단체들의 모임입니다.

Q. 장애인 단체 노래패니까, 구성원들도 장애인 단체 소속인가요?
A. 대체로 그렇습니다. 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소속인 김솔 대표님과 저,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양준호 소장님, 민들레 야학에서 활동했거나 하고 있는 양준서, 추주식, 이지민, 이태민 선생님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영오는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A. 저희 영오가 만들어진 것은 2019년입니다. 처음부터 영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고 양준호 소장님과 양준서, 추주식 선생님까지 세 분이 양양추라는 이름으로 인천장차연 4.20 차별철폐 투쟁 당시부터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곤 했어요. 양양추의 2019년 GM대우의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서 우연찮게 제가 같이 공연하면서 팀을 만들어 활동해보자는 고민을 하게 됐고, 영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Q. 우연히 같이 공연도 하고, 우연찮게 참가하신 분이 대표를 하고 있네요? 처음엔 다섯 분이 시작한 것 같은데 지금은 인원이 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양준호 소장님과 양준서 선생님이 사실 제 사촌 형들입니다. 그리고, 추주식 선생님은 준서 형의 학교 후배고요. 그러다 보니 제가 자연스럽게 떠안게 되었달까요? 가끔 의견을 나누다 작은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서로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준서 형이 연극배우입니다. 민들레 야학에서도 연극 수업도 하고요. 연극 쪽 후배인 추주식 선생님과 이태님 선생님이 연극도 하시고 노래도 하시던 분들이라 자연스럽게 합류했습니다. 이지민 선생님은 투쟁 현장에서 함께 활동하는 동지로 만났는데 팀에 여성 파트도 필요했고 함께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같이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Q. 노래패 이름이 영오인데요. 특별한 뜻이 담겨 있나요?
A. 김솔 소장님까지 다섯 명이던 시절에 이름을 정했는데, 구성원의 영어 이름에 전부 알파벳 O가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그냥 O가 들어간 다섯 명, 그래서 영오라고 정했었어요. 뭐 특별한 뜻은 없었던 거죠. 요즘은 ‘영원히 오늘을 기억하자’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Q. 결성 이후 어떤 활동들을 하셨는지요? 공연 섭외는 좀 있나요?
A. 저희가 정식으로 결성한 것이 2019년이었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시작이 GM대우 비정규직 투쟁 집회에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코로나-19로 활동이 어려웠지만, 그 속에서도 인천장차연 집회를 중심으로 활동을 해왔습니다. 인천장차연 집회에서 공연순서가 오면 자연스럽게 저희가 주로 노래를 합니다. 그 집회들은 항상 저희가 같이 다시는 곳이기도 하고요. 인천장차연 집회에서 노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불러주시더라고요. 작년까지는 경기도나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초대받아 가곤 했는데, 올해는 안 불러주시네요. 인천에서는 올해 부평에서 열린 기후정의행동 집회에 초대받아 노래했습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직업으로 노래를 하는 팀도 아니고,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있다 보니 알려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알음알음 섭외되는 곳만 다니고 있습니다.

Q. 연습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다들 직업이 따로 있기도 하고, 먼 곳에 살기도 하셔서 연습 시간을 맞추기가 많이 힘듭니다. 최대한 모여서 연습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모여서 연습을 하자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이 쉽진 않네요. 그래도 일단 공연 섭외가 들어오면 사전에 모여서 연습을 꼭 하고 갑니다. 저희가 인천장차연 집회를 채워보자고 시작한 것은 맞지만, 원체 다들 노래를 좋아하니까요.

Q. 영오는 주로 어떤 노래들을 부르나요?
A. 주로 뮤지컬 노래를 많이 부릅니다. 뮤지컬 노래들이 원체 웅장하기도 하고 처음 듣는 분들도 호응이 좋아요. 뮤지컬 노래를 그대로 부르는 곡들도 있지만, 개사를 많이 합니다. 뮤지컬 영웅의 ‘그날을 기약하며’의 개사곡을 메인으로 부릅니다. 조국을 위한 투쟁을 결심하는 이 노래를 장애인을 차별하는 세상에 저항하는 우리와 잘 맞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영웅의 ‘오늘의 이 함성이’라는 노래를 ‘우리의 이 함성이’로 개사해 부르고 있고, 레미제라블의 ‘내일로’도 우리에게 맞는 가사로 개사해 부르고 있습니다. 내일로는 사실 조금 합이 잘 안 맞기도 하고 원곡이 많은 사람이 투입되는 노래여서 적은 인원으로 노래하기에는 좀 부족한 면도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부르고 있습니다. 또 뮤지컬 렌트의 시즌 오브 러브라는 노래도 하고요. 민중가요로 알려진 곡 가운데서 새물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렇게 주로 다섯 곡을 저의 영오의 레퍼토리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번 똑같은 노래를 하기 좀 뭐할 때, 우리함께되어를 부르고 있습니다. 새물의 경우에는 아는 분들도 많고 집회에서 다 같이 노래를 부르기 좋기 때문에 같이 하고 있습니다.

Q. 뮤지컬을 부른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개사는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A. ‘우리의 이 함성이’는 ‘투쟁을 같이하자’라는 의미가 좀 많이 담겨 있는 것 같고, ‘내일로’나 ‘그날을 기약하며’는 ‘이제 같이하자’는 느낌을 담았습니다. 시즌 오브 러브는 개사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 노래는 이미 그 자체로 모두를 아우르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레퍼토리 다섯 곡 가운데, 세 곡이 투쟁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네요?
A. 그러게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 활동을 하기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뭐랄까 대국적인 그런 것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참 힘든 일이더라고요. 제가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그런 마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많아서 투쟁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활동 보조 일을 알바로 했었는데, 그때 부양의무제가 폐지를 약속하겠다는 신문 기사에 그분이 너무 좋아하고 오열을 하시는 것에요. 그때 약간 마음이 좀 울렸달까요? 장애인 당사자들에게는 투쟁이 목숨, 삶과 직결되는 부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그때부터 강하게 들었던 것 같아요. 내 주변의 사람들이 행복하고 잘 되기 위해서는 결국 투쟁을 안 할 수 없다는 그런 생각이요.

Q. 투쟁하자는 노래를 주로 하시면서 흔히 말하는 민중가요는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특별히 민중가요가 싫어서 안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생각 자체를 거의 안 했던 것 같아요. 처음 시작을 뮤지컬 곡으로 시작했는데 호응이 괜찮았고, 또 개사곡이 더 힘이 있어 보이는 느낌이고 하다 보니까 계속 뮤지컬 곡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Q. 대표님은 이 일을 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원래 노래를 전공하신 건 아닌 거죠?
A. 대학을 1학년 1학기에 그만두고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었습니다. 경찰을 준비했던 이유 중 하나가 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고 싶었던 바람이었거든요. 어려서부터 장애인들을 만나고 함께할 기회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장애인의 처지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노래 전공자는 전혀 아니에요. 저는 그냥 노래를 좋아하고 부르는 것을 좋아할 뿐이고요. 다른 멤버들은 노래를 꾸준히 배우기도 하고 TV나 연극무대 등 다양한 경험이 있고, 무엇보다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실력자들입니다.

Q. 뮤지컬 곡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거면 반주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A. 주로 만들어져 있는 반주음악(MR)을 사용합니다. 연극 쪽에 계신 분들이 많다 보니 MR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Q.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저희가 현재 7명인데 다 모이는 때가 거의 없습니다. 공연할 때마다 공연 인원이 바뀝니다. 매번 바뀌다 보니 연습을 해도 합이 잘 안 맞는 경우가 좀 있어요. 그리고, 저희가 섭외받는 집회들이 규모가 좀 작다 보니까 마이크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마이크 하나를 두 명 사이에 두고 노래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노래가 아예 나오지 않는 거예요. 그때 정말 망한 기분이었어요.

Q. 영오는 출연료를 받고 활동하고 있나요?
A. 그건 그때그때 달라요. 처음엔 출연료를 받으면 야학 같은 곳에 전액 후원을 하곤 했었는데, 최근에는 저희끼리 밥 한 끼 정도 먹고 차비 정도를 제하고 인천 장차연에 후원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인천장차연 노래패니까, 인천장차연 집회에서는 출연료를 받고 있지는 않고, 타 지역은 차비도 들고 하니까 조금…. 뭐 그 정도입니다.

Q.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실 계획이신가요?
A. 구체적인 계획을 고민하고 있진 않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램은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참가한 기후정의 집회 같은 경우, 저희는 그런 집회가 처음이었거든요. 함께 이야기하고 참여하면서 깨닫는 부분이 많았어요. 인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인천 퀴어 축제에서도 섭외가 몇 번 왔었지만, 코로나-19 사정이나 저희 사정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우리 노래를 만들어 불러보자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작곡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 계셔서 창작곡도 준비하고 있는 셈이죠.

인터뷰, 사진, 정리 : 단풍
기획 :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이 글은 부평구문화재단 블로그에도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