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도 즐거운 큐키(keukey)

스마트폰 사용자 3800만 시대. 이제 스마트폰은 삶의 일부가 됐다. 그런데 '스마트폰에서 오타를 수정하는 방법은 전혀 스마트하지 않다'. 바로 이런 생각으로 등장한 안드로이드 키보드 어플이 오늘 소개하는 큐키(keukey)다. 큐키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오타 수정 방법을 제공한다. 따라서 생각의 흐름을 끊지 않고 아이디어를 스마트폰에 저장하기 아주 적당하다. 일단 오타는 신경쓰지 않고 글을 쓴다. 그리고 큐키가 제공하는 편리한 방법으로 수정하면 된다. 여기에 휴대폰에 익숙한 사용자를 위해 '나랏글', '천지인', '베가'와 같은 10키도 지원한다. 물론 스마트폰에서 많이 사용하는 쿼티도 지원하며 구글에서 개발한 '구글 단모음 키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키패드 위에 숫자키를 표시하는 기능, 천지인에서 ㅋㅋㅋ와 같은 문자를 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기능등 3불이 아깝지 않은 기능을 제공한다.

삶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

위 그림은 트위터에서 인기를 끈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첫번째는 와이파이 신호강도, 두번째는 어플이나 기타 화면에서 나타나는 로딩 중("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참을 성을 기르세요!"라는 뜻), 마지막은 배터리이다. 저런 화면이 좀 뜬금없을 수는 있다. 그러나 영어 제목, "3 WORST THINGS THAT COULD HAPPEN"을 이해한다면 이 그림의 뜻이 바로 와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스마트폰 통계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2014년 1월 현재 거의 3800만명에 달한다다[1]. SKT가 1800만, KT가 1100만, LGU가 800만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전화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을 빼면 모두 스마트폰(Smartphone) 사용자라는 뜻이다.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뒤 5년만에 전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모임에 나가면 재미있는 일이 발생한다. 분명히 사람이 모여있는데 대화는 없고 스마트폰을 열심히 본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대화한다. 코미디 빅 리그[2]에서 진행한 코너지만 실제 모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Social Network Service)는 웹 서비스 중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가 됐고 스마트폰으로 무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메시지 어플이 대세가 됐다. '까톡~까톡'하며 툭하면 들리는 이 메시지는 이제 소음 수준을 넘었다.

큐키로 스마트한 스마트폰 생활

자기전에 스마트폰 보고 일어나자 마자 스마트폰을 본다!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패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 비슷하다. 아이들도 그렇고 우엉맘도 비슷하다. 그나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적은 사람은 나다.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스마트폰에 대해 가장 잘 알지만 PC(Personal Computer)로 작업해야 할 일이 훨씬 많고 자기전에 스마트폰 보다는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삶의 일부가 되다 보니 스마트폰 키보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스템 API를 사용할 수 있는 에서는 관련 키보드 어플이 상당히 많다. 오늘 소개하는 큐키(keukey)도 안드로이드에서 동작하는 키보드 어플이다[3]. 보통 키보드 어플은 글 입력을 쉽게 하는데에 주안점을 둔다. 구글에서 개발, 배포하는 구글 단모음 키보드[4]도 글쇠 수를 줄여 글자 입력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든 어플이다[5].

큐키에서 제공한 큐키 홍보영상(keukey: Guide(kr))
구입처: 구글 플레이 마켓

"큐키를 쓰면, 타이핑하는 일이 게임처럼 즐거워집니다."가 큐키의 캐치프레이즈다. 지난 두주간 큐키를 테스트해봤다. 게임을 잘 하지 않는 나로서는 게임처럼 즐거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글을 쓰는 것이 훨씬 수월해 졌다. 을 설명하면서 "생각의 흐름을 끊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는데 큐키도 비슷했다. 오타가 나던 말던 일단 쓰고 수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오타 수정이 편하다.

기본 기능

큐키는 기본적으로 '쿼티', '구글 단모음', '나랏글', '천지인', '베가' 키패드를 지원한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널리쓰이는 키보드 2개(쿼티, 단모음)와 우리나라 휴대폰에서 한글 입력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는 10키 3개(나랏글, 천지인, 베가[6])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즉, 편하게 글을 입력하는 새로운 수단을 제공하기 보다는 기존 키패드를 활용한다. 그러나 큐키는 '오타를 수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일단 큐키가 동작하는 것을 알기 위해 다음 동영상을 먼저 보기 바란다.

큐키(keukey) 기본 기능 소개

밀어서 고치기

큐키(keukey)는 오타를 수정하기 위해 커서를 이동하지 않고 수정할 단어를 입력하고 키패드를 끌어 내림으로서 오타를 간단히 수정한다.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었다. 동영상에서 처럼 '다예야'를 '도예야'로 잘못치고 오타를 수정하려면 역스페이를 연달아 치고 수정하면 된다. '다예야'라고 바르게 치고 끌어내리는 것과 속도 차는 크지 않다. 그러나 문장이 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좁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커서를 이동 시켜서 오타를 수정하고 다시 끌어내려 글을 입력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디어를 적을 때는 더 그렇다[7].

'들우니'라는 오타를 수정하려면 들으니를 입력하고 키패드를 끌어 내리면 오른쪽 그림처럼 '들으니'로 수정된다.

반면에 큐키는 글이 긴 경우에도 상당히 손쉽게 오타를 수정할 수 있다. 수정할 단어를 입력하고 키패드만 끌어내리면 알아서 고쳐주기 때문이다[8]. 물론 잘못 수정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며 이 때문에 '실행 취소'(Undo) 기능도 제공한다. 그러나 실사용에 문제는 없다. 더구나 큐키를 쓰며 정말 괜찮은 기능으로 보는 부분은 오타 수정 외에 편집 기능이다. 큐키 기본 기능은 아니지만 큐키 확장 기능(큐키 실험실) 중 편집에 유용한 기능[9]이 있다.

바로 잘라내기(Cut)와 붙여넣기(Paste) 기능이다. 아래 '확장 기능'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특정 단어를 터치하고 끌어 올리면 잘라내고 다시 터치한 뒤 끌어 내려 붙여넣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블로그 글을 스마트폰으로 작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10]. 그러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SNS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글을 올린다. 큐키는 이때 상당히 유용하다. 특히 트위터는 글자수가 140자로 제한되기 때문에 입력한 뒤 수정할 일이 의외로 많다.

밀어서 ㅋㅋㅋ

나는 천지인 키패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입력 효율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LG나 KT 휴대폰에서 사용되는 나랏글이 10키 중에는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글쇠 수도 적고 글을 입력하는 방법도 한글 창제 원리[11]와 같아 직관적이기 때문이다[12]. 그러나 의외로 천지인을 쓰는 사람이 많다. 화면이 작고 해상도가 떨어지는 휴대폰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도 스마트폰에서도 천지인을 사용한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과 편리한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익숙한 것을 '편리한 것'으로 믿는다. 천지인을 고수하는 사람도 비슷하다[13]. 익숙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천지인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큐키는 상당히 유용하다. 오타를 수정하는 기능은 다른 키보드와 같다. 그러나 동영상에서 설명한 것처럼 문자 메시지나 댓글을 달 때 자주 쓰는 ㅋㅋㅋ, ㅎㅎㅎ를 입력할 때는 상당히 유용하다. 한예로 'ㅋㅋㅋ'를 보면 천지인에서 ㅋㅋㅋ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ㄱㄱ ㄱㄱ ㄱㄱ 을 입력해야 한다. ㄱ을 두번 누르면 ㅋ가되고 다음 ㅋ를 입력하기 위해 공백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큐키에서는 오를쪽으로 밀면 마지막 클자가 반복된다. 즉, ㄱㄱ을 입력하고 오른쪽으로 두번 밀면 ㅋㅋㅋ가 입력된다.

확장 기능

이외에 큐키는 '큐키 실험실'을 통해 기본 기능외에 여러 가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큐키 확장 기능과 메뉴는 다음 동영상을 보기 바란다.

큐키(keukey) 확장 기능 소개

동영상은 베타판으로 찍었다. 그런데 베타판과 정식판이 다소 차이가 있다. 서로 다른 부분은 글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에서 exKey가 안드로이드 어플이라고 잘못 설명한 부분이 있다. exKey는 아래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아이폰 탈옥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 어플이다.

실험실

쿠키에서 제공하는 추가 확장 기능이다. 말그대로 실험실이기 때문에 사용할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제공하는 기능 중 편리한 기능이 많다. 먼저 1.0에서는 제외됐지만 잘라내기붙여넣기다. 동영상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정 단어를 터치한 뒤 위로 끌어 올리면 선택한 단어를 잘라내며 아래로 끌어 내리면 원하는 위치에 붙여 넣을 수 있는 기능이다. 또 단어를 터치해서 선택한 뒤 인접 글자를 바로 수정할 수 있는 커서를 이동한 뒤 수정하는 기능도 실험실에서 설정할 수 있다.

큐키 기본 기능인 단어를 밀어서 옆으로 이동하는 기능, 천지인 키패드에서 유용한 오른쪽으로 밀어 마지막 글자를 반복하는 기능, 터치한 단어를 바로 지우는 기능, 옆으로 밀어서 단어를 괄호안에 단어를 쉽게 넣는 기능등도 실험실에서 설정할 수 있다.

이외에 베타판에는 동작하지 않았던 '연관단어 교정하기도 잘동작한다. 어떤 기능일까 궁금했었는데 영어권에서는 의외로 유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들어 저녁 먹자고 글을 썼는데 갑자기 저녁때 약속이 생각났다. 그러면 '저녁'을 '점심'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들어 'How about dinner today?'라고 입력한 뒤 점심을 저녁으로 바꾸고 싶다면 'lunch'를 입력하고 끌어 내리면 dinner가 lunch로 바뀐다.

쉬운 괄호 넣기(왼쪽), 연관단어 교정하기(오른쪽)

쉬운 설정

쉬운 설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용할 큐키 패드를 테마를 이용해서 변경하는 메뉴다. 테마를 이용해서 컬러, 소리, 크기를 한꺼번에 바꿀 수 있고 컬러, 소리, 크기의 오른쪽 화살표를 이용해서 각각을 바꿀 수도 있다. 또 동영상에서 구글 단모음, 나랏글과 같은 키패드를 전환하는 설정이 없다고 했었는데 1.0에서는 이 기능이 쉬운 설정에 포함되었다. 또 아이폰 탈옥 어플, exKey 기능 중 하나인 숫자키를 표시하는 기능도 쉬운 설정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키보드를 전환하는 설정과 숫자키를 표시하는 기능은 쉬운 설정이 아니라 설정에 포함되어야 일관성이 있을 것 같다.

왼쪽은 쉬운 설정 메인화면, 가운데는 키보드 타입을 터치했을 때 나타나는 화면이다. 키보드 타입을 통해 구글 단모음, 나랏글등을 전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숫자키를 선택하면 오른쪽 그림처럼 키보드 가장 윗쪽에 숫자키를 표시할 수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편하다. 다만 숫자키가 좀 작다.

설정

키패드 터치시 나는 '소리의 크기', '진동의 강약', 글을 입력을 하면 추천 단어를 표시하는 '추천 막대', 영어인 경우 첫글자를 자동으로 대문자로 만드는 '자동 대문자', 사이띄개를 두번 입력하면 마침표가 찍히는 '빠른 마침표', 입력한 단어와 주소록 이름을 연동해서 추천하는 '주소록 이름 활용', 키패드에서 길게 누르면 다른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키패드에서 누르는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롱 프레스 간격', '오타 수정 민감도', '손짓(Gesture) 민감도'를 설정할 수 있다.

언어 입력

사용하는 국가별 키보드를 설정할 수 있다. 한국어는 체크 상자 옆 아이콘을 터치하면 단모음, 나랏글등 키패드를 전환할 수 있다. 영어는 키패드를 따로 설정할 수 없는데 최소한 쿼티와 드보락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외에 다국어판이라 다른 언어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상점

큐키는 기능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그러나 일단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 완성도는 아무래도 개발 일정에 쫓기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 이외에 디자인도 좀 떨어진다. 설정의 디자인은 떨어져도 별 문제는 아니다. 어차피 자주 보는 화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사용하면 자주보게되는 키패드 디자인도 상당히 떨어진다. 그런데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점이라는 기능을 이용해서 사용자가 올린 키패드 테마를 구입 또는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완성된 기능은 아니다.

사용팁

큐키 사용에 대한 '간단한 팁'을 제공한다. 큐키에서 제공하는 기능 대부분은 사용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따라서 사용에 큰 문제는 없다. '사용팁'은 팁이라기 보다는 QnA처럼 보인다. 아예 홈페이지에 연동해서 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을 주기적으로 갱신하면서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튜토리얼

끌어내려 오타를 수정하는 큐키 기본 기능을 익힐 수 있다. 베타판에서는 이 메뉴를 통해 단모음과 나랏글과 같은 키패드를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키패드 전환 기능은 '쉬운 설정'에 포함되었고 정식판에서는 다음 그림처럼 큐키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오타 수정 기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페이지를 제공한다.

큐키에 대하여

큐키큐키 개발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다. 보통 PC용 어플은 여기에 이스터 에그를 두곤 한다. 혹시나 해서 찾아 봤지만 찾을 수는 없었다.

쿠폰 입력

이벤트로 배포하는 큐키 쿠폰을 입력해서 유료판을 만드는 기능이다. 참고로 큐키는 3불이며 30일 시험판이다. 따라서 화면을 주의해서 보면 알 수 있지만 만료 기간이 표시된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알 수있지만 이미 알림으로 29일 남았다고 알려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일 알려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매일 알려주는 것이라면 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추천

큐키를 세명에게 추천하고 추천받은 세명이 추천인을 입력하면 큐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 계정을 기반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계정이 같으면 다른 기기에서도 큐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3명의 추천을 받으면 자동으로 무료가 되며 따로 쿠폰을 입력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다만 주의할 것은 추천 방식이 링크를 뿌려 내려받은 사람이 3인 이상이면 주는 형태가 아니다. 좀 복잡해 보이는 코드를 내려받은 사람이 직접 입력해야 한다. 따라서 트위터와 같은 SNS 보다는 잘 아는 친구에게 SMS나 카톡을 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왼쪽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를 눌렀을 때 나타나는 화면이다. 그림처럼 숫자로 구성된 추천인 ID가 뜬다. 가운데 그림은 트위터로 공유했을 때 화면이다. 큐키에 대한 설명, 큐키를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 링크, 마지막으로 추천인 입력을 위한 추천인 코드가 표시된다. 오른쪽 화면은 추천인을 직접 입력하는 환면이다.

Upgrade

큐키를 유료 구매하는 기능이다. 큐키의 기능과 가능성, 개발자의 열정을 생각하면 3불 가치는 충분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큐키 총평

처음 리뷰를 의뢰받았을 때는 리뷰를 할 생각이 별로 없었다. 당시 큐키 개발사에서 제공한 QA판이 기능도 미약하고 완성도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자인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리뷰를 거절했다. 블로그에 올리는 리뷰는 기본적으로 제품이나 어플을 제공 받고 마음에 들면 올린다[14]. 그런데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아이폰용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 두번째는 리뷰가 아니라 촉탁원고라도 써달라고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 판올림되면서 '큐키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 최종판 정도라면 리뷰할 가치는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 능력이 뛰어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정식판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최소한 구글 단모음이라도 지원해달라고 했는데 실제 '구글 단모음', '나랏글', '천지인', '베가'까지 지원했다. 요구하지도 않았던 숫자키 표시 기능[15]도 추가됐다. 큐키의 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이 '오타 수정'이었다. 그리고 오타 수정 기능은 분명히 짧은 글 보다는 긴글에서 훨씬 편하다. 그런데 베타판에서는 짧은 글에서는 잘 동작지만 정작 긴글에서는 전혀 엉뚱하게 동작했다.

그러나 최신판에서는 긴글에서도 상당히 정확하게 동작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리뷰 조차 하기 싫었던 어플인데 지금은 돈을 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이폰을 쓰는 나로서는 개발사를 졸라야할 입장이다. 디자인과 완성도, 일관성 부분은 아직 좀 부족하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전체적인 디자인은 세련미가 떨어진다. 엔지니어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완성도도 좀 떨어지며 메뉴 이름과 설정 항목도 일관성이 좀 부족하다. 롱프레스, 오타 수정 민감도와 같은 것도 3단계로 하기 보다는 슬라이드 형태로 세밀하게 설정하면 더 나을 것 같다. 여기에 '공백을 포함한 오타는 수정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 생각의 흐름을 끊지 않고 글을 입력하고 편하게 오타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점
  • 쿼티, 단모음처럼 스마트폰용 키패드, 나랏글등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10키가 모두 포함됐다는 점
  • 실험실을 통해 앞으로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점

때문에 3불 가치는 충분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폰용이 나온다면 5불 이상이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 지금까지 아이폰에서 구매한 키보드 어플 기능 중 내가 필요로한 기능을 다 포함하고 있으며 덤으로 편하게 오타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기 때문이다.

추가 개선점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큐키는 아직 안정화가 덜된 상태다. 따라서 쓰다보면 예기치 않은 상황이 가끔 발생한다. 타키에서 발생한 문제며 하드웨어 자체가 다양한, 따라서 파편화가 심한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이런 문제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2주간 여러 가지 피드백을 보냈고 대부분은 빠르게 수정되었다. 따라서 안정화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국내 사용자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기능이 추가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1. 잘라내기, 붙여넣기
    동영상과 글에서 설명했지만 이 기능은 베타판에는 포함됐던 기능이다. 그런데 정식판이 발매되며 교정 기능과의 충돌 문제로 제거됐다. 그러나 큐키긴글에 상당한 강점이 있으므로 편집할 때 꼭 필요한 기능 중 하나인 잘라내기붙여넣기는 빠른 시일내에 다시 제공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잘래내기와 붙여넣기

    베타판 큐키 실험실에서 제공하던 기능이다. 단어를 터치한 뒤 위로 밀어 잘라내고 아래로 밀어 붙여넣는다. 개발사 내부적으로도 논의 중이라고 하니 조만간 추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사이띄개 기능 강화
    일반적으로 언어 전환 단추의 크기는 좀 작다. 반면에 사이띄개(Space)는 언어 전환 단추에 비해 상당히 크다. 따라서 사이띄개를 이용해서 언어를 전환하는 것이 언어 전환 단추를 터치하는 것 보다 편하다. 내 기억으로 원래 구글 단모음 키보드는 사이띄개를 옆으로 밀어 언어 전환이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많은 세벌식 사용자들이 Shift-Space를 한영 전환한다. 이유는 윗글쇠(Shift)와 사이띄개(Space) 모두 상대적으로 다른 키들 보다 크며 이런 큰 키를 이용해서 언어 전환을 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능도 포함된다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
  3. 숫자키 크기 조절
    큐키를 시험한 폰은 타키다. 구형폰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숫자키가 너무 작다. 앞에서 설명한 exKey와 비교하면 exKey는 일반 글쇠의 크기를 줄여 숫자키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글쇠 각각의 크기는 줄었지만 숫자 키와 다른 키와 크기는 똑 같다. 큐키는 구성상[16] 이런 형태로 키패드를 만들기 힘들겠지만 최소한 숫자키의 크기도 조절 가능하면 더 나을 것 같다.

    큐키와 exKey

    왼쪽이 '큐키'고 오른쪽이 'exKey'다. 두폰의 해상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아이폰의 해상도를 큐키에 맞췄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exKey 쪽이 더 깔끔하다. 그리고 숫자, 문자 모두 exKey가 오타가 적고 더 편하다[17].

  4. 윗글자 기본값 변경
    스마트폰(Smartphone)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키패드는 짧게 누를 때와 길게 누를 때 다르게 동작한다[18]. 큐키를 보면 일반 키 위에 작은 글씨로 흐리게 쓰여있는 문자(윗글자)가 키를 길게 누를 때 입력되는 기본값이다. 문제는 숫자키를 사용하며 이런 키를 길게 누를 때 발생한다. 숫자키를 사용하던 사용하지 않던 길게 누르는 키의 기본값이 같기 때문에 문자를 입력하려면 옆으로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숫자키 사용할 때는 길게 누르면 입력되는 문자의 기본값을 바꾸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예를들어 ㅔ를 길게 누르면 기본값이 8이지만 숫자키를 사용할 때는 'ㅖ'가 기본값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윗글자 기본값 변경 구글 단모음은 변경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구글 단모음에서는 'ㅔ'를 두번 누르면 'ㅖ'가 되고 'ㄱ'을 두번 누르면 'ㄲ'이 되기 때문이다. 즉, 구글 단모음은 이런 부분에서는 좀 자유롭다. 그러나 다른 키패드를 위해 수정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한계

큐키가 성공할지 그렇지 못할지는 미지수다. 그 이유는 아까도 설명했듯이 '익숙함을 편리함으로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주변을 찾아 보면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 꼭 있다.

  1. 천지인(나랏글)을 고수하는 사람
  2. 오타를 수정 안하는 사람(우엉맘)
  3. 오타를 내고 다음 메시지로 수정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다예)

모르긴 해도 큐키는 세번째 유형인 '오타를 내고 다음 메시지로 수정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에게 가장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는 세번째 유형 보다는 첫번째와 두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국내 마케팅 보다는 해외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왼쪽은 두번째 유형, 오른쪽은 세번째 유형이다. 오타가 나도 고치지도 않고 띄어쓰기도 엉망이다. 반면에 오른쪽은 오타도 없고 띄어쓰기도 정확하다. 또 이미 보낸 메시지에 오타가 있으면 오타를 고친 메시지를 다시 보낸다.

남은 이야기, 3사 키보드와 천지인

아이폰의 3사 키보드 지원
시스템 API를 허용하지 않는 아이폰(iPhone)에서는 을 해야 키보드를 바꿀 수 있다. 따라서 탈옥을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키보드 어플을 설치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구글 단모음 키를 사용할 수 있는 유키를 설치해서 사용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키패드 가장 상단에 숫자 키를 표시해 주고 키타 다른 기능을 할당할 수 있는 exKey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 단모음이 더 편하지만 exKey를 쓰는 이유는 아이폰(iPhone)은 탈옥을 하지 않으면 단모음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19]이다.

, 를 종종 올리기 때문에 탈옥폰 뿐만 아니라 순정폰을 사용할 때도 많다. 탈옥폰에서 단모음을 쓰다 순정폰에서 쿼티를 쓰면 적응이 안되고, 반대로 쿼티를 쓰다 단모음을 쓰면 또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키배열은 같고 키패드 가장 윗줄에 숫자가 표시되는 exKey를 요즘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탈옥폰, 순정폰을 오가며 발생하는 혼란스러움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탈옥한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exKey

가운데 그림처럼 키패드 가장 윗부분에 숫자키를 추가해 준다. 또 오른쪽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키에 다른 기능을 할당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숫자키외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또 이런 문제 때문에 iOS에서 최소한 3사 키보드라도 허용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 많았다. 그런데 iOS 8에서는 3사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탈옥폰의 키보드 어플을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특히 큐키아이폰용으로 나온다면 다른 선택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 '함정'이다.

내 주변의 천지인 사용자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스마트폰을 쓰면서 천지인이나 나랏글을 쓰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한글만 입력할 때는 그나마 낫지만 한글과 영어를 전환하면서 영어까지 천지인 또는 나랏글로 입력하려면 거의 환장한다. 채팅만 하는 사람은 영어를 입력할 일은 별로 없다. 그러나 툭하면 망가진 휴대폰을 가져오고 망가지지는 않았다고 해도 이런 저런 문제로 스마트폰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파일을 받아야 하는 때가 많은데 천지인이나 나랏글 영문 키패드로 입력하면 거의 열받아 죽는다.

이런 문제 때문에 주변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문의를 하는 사람들은 다들 구글 단모음을 사용한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판다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아쉽기 때문에 내가 추천하면 대부분 바꾼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천지인이'나 '나랏글'은 편리한 입력기가 아니라 '익숙한 입력기'다. 따라서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바로 구글 단모음을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는 문자 메시지도 보내지 못하는 우엉맘도 구글 단모음은 아주 잘 사용한다. 그리고 과거 자신이 사용하던 나랏글을 보면 화를 낸다[20]. 익숙함을 잠깐만 포기하면 편리함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우엉맘이 가져온 아이폰4S

우엉맘은 가끔 아는 사람으로 부터 고장난 전자기기를 가져온다. 집에 '맥가이버 하나 키우고 있다'면서. 이 아이폰도 비슷하다. 아이폰 4S의 전원단추가 함몰된 것이다. 스마트폰 수리를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고장난 것은 어지간 하면 고쳐쓰기 때문에 이 아이폰도 고쳐줬다. 문제는 그림에도 있지만 교체해야 하는 부품이 3mm정도에 불과하고 무게가 가벼워서 고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접점을 뜯어내고 은색 캡을 올리고 다시 노란색 비닐 캡을 올리는 데 땀을 뻘뻘 흘리며 한시간은 고생한 것 같다.

강제 소환에 대한 이야기
동영상 리뷰에 '강제 소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홈페이지에 올린 글처럼 올초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복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차일피일 미뤘다. 앞에서 설명하지 않았지만 촉탁원고 요청을 받아드린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하면 강제로라도 블로그에 복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촉탁원고를 받으면 글 쓰는 것을 계속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관련 글타래


  1. '미래담보삽질부'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다. 
  2. '코미디 빅 리그'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코너는 사망토론이다. 아울러 요즘 개그 프로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는 프로가 아닌가 싶다. 
  3. iOS 8에서도 3사 키보드를 허용한다. 아울러 큐키 개발사에서는 아직 프로토타입에 머물러 있지만 아이폰용 큐키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4. [아이폰(iPhone)을 쓰는 나로서 안드로이드폰 기능 중 가장 부러운 기능이 구글 단모음 키보드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한적이 있다. 
  5. 물론 아이폰도 탈옥을 하면 구글 단모음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6. 나랏글이 가장 편하고 빠르며 한글 창제 원리와도 일치한다. 반면 천지인은 글을 입력할 때 누르는 횟수가 너무 많은 키패드이다. 그런데 사용자는 천지인이 가장 많다. 
  7. 착상은 5분이내에 떠올랐다 사라진다고 한다. 즉, 오타를 수정하는 사이에 착상은 사라진다. 
  8. 한글 한 글자만 입력해도 수정은 가능하다. 그러나 정교한 수정을 하려면 두자 이상을 입력하는 것이 좋다. 
  9. 이 기능은 최신 빌드(1.0)에서는 제거된 상태다. 교정 기능과 충돌되는 부분이 있어 제거했다고 하며 추후 이 부분을 해결해서 추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한다. 
  10. 물론 글 배치와 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고 신변잡기를 주로 올린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11. "크리스마스대신 한글날을 휴일로"라는 글에서 설명했듯이 한글은 기본적으로 획추가글자반복을 통해 만들었다. 
  12. 천지인도 모음 부분을 한글 창제 원리를 따라 만들었다. 그러나 이 때문에 모음 입력이 아주 힘들다. ㅒ를 입력하려면 ㅣ..ㅣ로 총 4번을 입력해야 한다. 
  13. 내 주변에는 천지인을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천지인 키패드를 보면 내가 짜증을 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남은 이야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14. 리뷰시 따로 금품을 받지 않는다. 
  15. 정작 이 기능 때문에 exKey를 사용하면서 QA판에 부족한 부분이 많아 이 기능에 대한 추가 요구는 하지도 못했다. 
  16. exKey는 파편화가 거의없는 아이폰에서 동작하며, 지원하는 키도 쿼티와 두벌식 뿐이다. 
  17. 이부분은 큐키와 exKey의 차이라기 보다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아이폰과 타키의 차이로 봐야 한다. 
  18. 길게 누르는 것은 PC에서 윗글쇠(Shift)를 누르는 것과 같은 동작으로 보면된다. 
  19. exKey도 탈옥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키패드 배치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탈옥, 순정 전환시 적응 기간은 필요없다. 
  20. 아예 못 보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좀 느려서 문자 보내는 걸 싫어했다. 또 보내도 길게 보내는 때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구글 단모음을 쓰면서 문자도 많이 보내고 필요하면 길게도 쓰는 형태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