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부터 이야기하면 '없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불기 시작한 시민정치의 바람이 총선을 지나 대선까지 이어지기를 바랬다. 그러나 최근 민주통합당의 행태를 보면 이런 바람은 4.11 총선을 기점으로 완전히 사라질 것 같다. 통합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석패율제에 합의하고 야권연대를 깼다. 여기에 뉴라이트 출신까지 공천함으로서 '새누리당'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같아졌기 때문이다.

직접 만든 로고

민주당을 새누리당 2중대라고 부른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이 말을 무척 싫어한다. 이유는 새누리당과는 완전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이 보기에는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다. 이익을 위해 갈라진 집단으로 보일 뿐. 참고로 로고는 복면 쓴 강도를 형상화 한 것이다. 또 강도짓에 성공한 뒤 활짝 웃는 모습이기도 하다.

야권연대 무산

어제 야권연대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김정길 전장관의 트윗처럼 통합진보당의 요구는 '10+10'이었다. 즉,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통합진보당의 유일한 요청인 셈이었다. 반면에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은 '10+알파'였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민주당이 들고 온 안은 원래의 안에서 훨씬 후퇴한 '4+1'안이었다. 더우기 수도권 4석이정희, 노회찬, 심상정, 천호선 후보의 출마지로 야권연대를 하지 않아도 통합진보당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곳이었다. 남는 하나는 충청권으로 이회창의 출마지다. 즉, 통합진보당이나 민주통합당 모두 당선 가능성이 없는 곳이었다.

따라서 민주당이 들고 나온 '4+1'안은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하면 손해를 보게되는 안이다. 현재 소수야당인 통합진보당은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는 것이 가장 좋다. 지역구에서는 몇석 얻지 못해도 비례대표로 의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노당은 10석을 확보했다. 지역구에서는 고작 두석을 얻었지만 정당투표에서 13.0%를 차지 비례대표로 8석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4+1'로 야권연대를 하면 하지 않아도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 4석을 확보할 수 있지만 후보를 내지 않은 지역의 정당투표는 훨씬 불리해 지기 때문이다.

뉴라이트 공천

따라서 "4+1안은 '야권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절대 받아드릴 수 없는 안을 내놓는 것은 협상할 의지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 공천자를 보면 훨씬 더 황당하다. 시민사회단체 출신들은 대부분 공천을 받지 못했다. 반면에 '구태'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상당수 단수 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한미FTA 찬성파는 단수공천, 이종걸 의원처럼 한미FTA 반대파는 대부분 경선으로 결정됐다. 한미FTA 찬성파로 공심위를 구성했을 때부터 이런 결과는 예측할 수 있는 결과였다.

뉴라이트 구인호

뉴라이트 세력 결국 ‘金배지’ 향해 돌진라는 기사에 등장하는 구인호. 왼쪽은 뉴라이트의 신지호, 가운데는 최홍재 조직 위원장, 가장 오른쪽이 구인호 사무처장이다. 당시 구인호는 뉴라이트 계열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공천도 있다. 바로 뉴라이트 인사를 공천한 부분이다. 2008년 경향신문이 보도한 뉴라이트 세력 결국 ‘金배지’ 향해 돌진이라는 기사가 있다. 이 기사에는 뉴라이트 및 그 계열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보도가 나온다. 바로 구인회라는 인물이다. 구인호뉴라이트 계열의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1]이었다. 아울러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실무위원을 맡은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다. 또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인물이다. 참고로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력도 있다.

구인호 인물검색 결과

네이트 인물 검색을 하면 위의 그림처럼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실무위원'으로 나온다. 또 19대 총선 출마의 변을 다음처럼 밝히고 있다. 사람이 달라진 것인지 말만 바꾼 것인지는 구인호의 경력을 보면 분명해진다.

반칙과 기득권, 특권이 난무하는 현 정치판을 뒤엎고 상식과 민심이 반드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는 한미 FTA를 무효화시키고 껍질 뿐인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을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개정하겠다

그런데 이번 민주당 2차 공천자 명단을 보면 뉴라이트 출신 구인호 후보가 공천 경선 후보로 등록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단수 공천이 아니가 때문에 국민 경선을 통해 떨어질 수는 있다[2].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민주당내 공천심위는 무엇을 했냐'는 것이다. 강철규 공심위원장은 정체성에 큰 비중을 두었다고 한다. 즉, 정체성큰 비중을 둔 결과 뉴라이트, 새누리당 출신을 공천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민주당 2차 공천자

그림 윗 부분은 오마이뉴스의 민주통합당 2차 공천 확정 및 경선 후보자 명단에서 가져온 그림이고 아래쪽은 중앙선관위에서 잡은 화면이다.

물론 구인호 후보의 정체성이 뉴라이트가 아닐 수도 있다. 그저 권력욕 때문에 새누리당이 유리하면 새누리당에 붙고 민주당에 유리하니 민주당에 붙은 전형적 철새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민주당정체성은 결국 '철새'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때문에 새누리당은 '개혁쇼'라도 하지만 민주당은 개혁하는 '척'도 안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참고로 구인호는 자기 블로그의 모든 글을 지웠다.

새누리당 보다 못한 도민당(도로 민주당)

난 지난 4년 동안 차악투표해 왔다. 최악(새누리당)이 싫어서 차악(민주당)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다시 '차악'에 투표할 생각은 없다. 지난 '4년 차악(민주당)에 투표'하며 본 것은 무능이요 얻은 것은 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다음과 같은 투표의 원칙을 세웠다.

  1. 정당투표는 무조건 통합진보당을 찍는다.
  2. 내 지역에 야권연대 후보가 있으면 야권연대 후보를 찍는다.
  3. 야권연대 후보가 없으면 통합진보당 후보를 찍는다.
  4. 통합진보당 후보가 없으면 무효표로 투표한다.

통합진보당 투표나 무효표 투표에 대해 사표논리를 들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안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의 모습은 새누리당 보다 못하다'. 공천 혁명은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다. 그래서 구태인사들과 한미FTA 찬성파, 재벌 장학생을 공천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을 꺽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야권연대까지 깼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한미FTA 폐기하거나 재협상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이라면 절대 한미FTA는 폐기하지 못한다'. 현재 민주당내 한미FTA 찬성파 또는 절충파는 반정도 된다.

민주당이 150석 이상 얻어 제1당이 된다고 해도 한미FTA 찬성파 또는 절충파가 75명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공심위를 한미FTA 찬성파로 구성한 속내도 뻔하다. 겉으로 한미FTA 폐기를 주장해서 표를 얻으려는 꼼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한미FTA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새누리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최근 상왕정치를 하는 '이해찬'의 발언을 보면 분명하다. 이종걸, 천정배, 정동영과 같은 일부 반대파를 빼면 상당수가 찬성이고 나머지는 물흐르는 데로 가겠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재벌개혁도 비슷하다. 한겨레21에서 보도한 민주통합당 ‘재벌의 X맨’ 명단 공개라는 기사를 보면 현재 민주당의 재벌개혁에 대해 '겉으로만 재벌 개혁 주장 의원 많다'고 핵심을 집고 있다.

관련 글타래


  1. 구인호가 '뉴라이트 전국연합'으로 되어 있지만 정확히는 '선진국민연대'다. 
  2. 그러나 이 사람의 전력을 보면 또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