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모니터 어댑터 고르기

LCD 모니터 어댑터는 생각 외로 잘 고장 난다. 어댑터에 포함된 전해콘덴서가 잘 고장 나기 때문이다. LCD 모니터에 불이 들어오지 않으면 대부분 어댑터 고장으로 보면된다. 그런데 LCD 모니터 어댑터 교체는 쉽지 않다.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주의해야할 부분이 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어댑터 고장 증상, 고장시 새로운 어댑터를 구입하는 방법,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아 보도록 하겠다.

컴퓨터 구매 가이드

LCD 모니터와 어댑터 문제

처음 컴퓨터(Computer)를 구입했을 때 생각이 난다. CPU는 '16MHz''AT'였고 RAM은 '1M'였다. 허큘레스 카드에 모니터는 흑백 모니터였다. 하드 디스크는 20M. 그런데 당시는 하드 디스크 없는 XT가 주종이었다. 또 메모리는 1M나 되지만 빌게이츠 말대로 모든 사람에게 640KB면 충분했다. 또 나머지를 쓸 수 있는 방법도 없을 때[1]였다. 그 뒤 컴퓨터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구입한지 한 4년 정도된 컴퓨터지만 CPU는 '2.4GHz' 쿼드 CPU이고 메모리도 '4G', 하드 디스크는 NAS까지 합치면 '7.2TB'나 된다.

이런 발전은 모니터(Monitor)도 예외가 아니다. 흑백, 컬러로 발전한 모니터는 CRT(Cathode Ray Tube)에서 LCD(Liquid Crystal Display)도 발전했다. 그런데 LCD 모니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LCD 모니터 어댑터는 의외로 잘 나간다. LCD 모니터를 사용하다 모니터가 켜지지 않으면 일단 어댑터를 의심하면 될 정도로 빈도가 잦다. 또 LCD 모니터 어댑터 전원 LED에 불이 들어오고 실제 테스터로 어댑터 전압을 찍어 정상적으로 나와도 모니터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댑터가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2].

일반적으로 LCD 모니터는 LG나 삼성 제품 보다 중소기업 제품을 사라고 권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LG와 삼성은 세계 최대 LCD 패널 생산업체다. 그런데 막상 자사 LCD 모니터 제품에는 자사 패널을 사용하지 않는다. 꽤 오래 전에 블로그에 삼성 LCD에 사용된 패널을 확인하는 방법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올린 이유도 삼성에서 자사 패널로 외국 사이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막상 국내 판매 제품에는 중국산 싸구려 패널을 쓰고 있기 때문에 쓴 글이다[3]. 또 중소기업 제품에 비해 가격은 배가 더 비싸다. 따라서 LCD 모니터를 구입할 때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 제품이 아니라 삼성, LG 패널을 사용한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하라고 권한다.

LCD는 패널을 판매할 때 패널을 제어하는 컨트롤러도 함께 제공한다. 따라서 LCD 모니터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쉽다. 또 패널이 같으면 성능상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LCD 패널을 직접 구매해서 LCD 모니터를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런 부분 때문에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해도 고장이 발생하는 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설사 중고 제품을 권해도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소기업이다 보니 운영상 문제로 회사가 사라질 수 있고 회사가 사라지면 AS가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5년전에 구매한 EnTech LCD 모니터는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사라졌다.

얼마 전 일이다. 2008년에 구매한 모니터가 갑자기 퍽하고 나갔다. 그 뒤로 모니터가 켜지지 않았다[4]. '어댑터를 보니 LED가 밝게 들어왔다가 서서히 나갔다'. 아마 전자공학을 전공했거나 이런 고장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어댑터에 어떤 부분이 나갔을지 바로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어댑터에 있는 '전해콘덴서'가 나갔을 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파워서플라이나 어댑터는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전원변환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교류를 직류로 바꾸기 위해 교류를 일시적으로 잡아 둔 뒤 흘려 보낸다. 이때 전류를 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전자부품이 전해콘덴서이다. 전해콘덴서는 콘덴서내에 전해질을 저장하고 있는 부품으로 가격이 저렴하며 '고장이 잘나는 부품'이다. 따라서 어댑터 고장은 대부분 콘덴서 문제로 발생한다. 어댑터를 뜯어보면 둥근 원기둥처럼 생긴 부품[5]이 있는데 이것이 전해 콘덴서다. 또 문제가 있으면 콘덴서가 부풀어 있다. 또 이 상황이 계속되면 펑하고 터지기도 한다.

부풀어 오른 콘덴서

콘덴서 상단 10자 부분이 평평하지 않으면 모두 이상이 있는 걸로 봐야 한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가끔 터지기도 한다. 메인보드, 컴퓨터 파워, 모니터 어댑터를 포함해서 가장 고장이 잘 나는 부품이다.

어댑터는 소모품?

아무튼 어댑터가 나가서 일단 제조사를 찾아 봤다. 집에서 찾아 보니 LCD 모니터를 구매한 업체도 사라지고 없었다[6].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부분이다[7].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LCD 고장 대부분은 어댑터 고장이다. 또 꼭 제조사 어댑터가 아니라고 해도 정격만 맞으면 다른 어댑터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보통 어댑터12V 제품은 몇천원대에서 만원 초반대에서 판매된다. 24V 제품은 만원 중반대에서 3만원대에 판매된다. 따라서 이런 제품 중 자신에게 맞는 어댑터를 구매해서 사용하면 된다. 또 설사 제조사가 있다고 해도 인터넷으로 어댑터를 직접 구매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유리하다. AS 때문에 제조사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제조사도 어댑터는 소모품 개념으로 본다'.

따라서 1년내에 고장나면 새걸 보내 주고, AS 기간이 끝나면 판매한다. 실제 다음 날 출근해서 다비디스플레이에 전화해서 어댑터가 고장났다고 하니 바로 '3만원'이라고 가격을 알려 줬다. 모델을 보고 AS 기간이 끝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새제품을 판매한 것'이다. 다만 싸구려 중국산처럼 보이는 어댑터가 무려 3만원이나 하니 조금 고민이 됐다. 결국 국산 제품을 1'9200원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인터넷으로 어댑터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어댑터 구매시 주의사항

어댑터를 구매할 때 '주의할 점'은 출력전압은 같고 출력전류는 같거나 큰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예를들어 사용하는 어댑터가 24V 3A 제품이라면 24V 3A 제품이나 24V 5A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정격입력은 나라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한 예로 일본 제품은 100V를 사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20V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계경제가 한 시장으로 묶이며 내수전용 제품이 아니면 대부분은 '100~240V(250V)', '50/60Hz' 겸용 제품이기 때문이다.

망가진 어댑터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정격입력은 100-240V ~ 50/60Hz 2.0A이고 정격출력은 24V 5A이다. 따라서 24V, 5A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어댑터 정보 읽기
  항목   설명
100-240V V는 전압을 의미한다. 여기서 100-240V는 100V에서 240V까지 사용 가능한 프리볼트(Free Volt)를 의미한다. 따라서 100V를 사용하는 일본, 220V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또 240V대신에 250V로 표기된 제품도 있다.
50/60Hz 50/60Hz은 교류 주파수를 의미한다. 보통 우리나라와 대만, 북한등은 60Hz를 사용하며 다른 아시아 국가는 50Hz를 사용한다. 50/60Hz는 50Hz와 60Hz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A A는 전류, 2.0A는 최대입력전류를 의미한다. 어댑터에 따라 차이날 수 있으며 전류값(A)이 낮은 제품이 전기효율이 더 높다고 보면 된다.

설명은 복잡한 것 같지만 쉽게 생각하면 정격출력 중 전압(V)은 같고 전류(A)는 같거나 큰 제품을 고르면 된다. 위의 예로 설명하면 정격출력이 '24V 5A'이므로 '24V 5A 제품', '24V 6.3A 제품'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또 5A 제품 보다는 6.3A 제품 가격이 더 비싸지만 효율이 더 높다. 즉, 입력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출력만 주의하면 된다.

어댑터를 구매할 때 두번째로 주의해야할 부분은 어댑터 출력단자다. 출력단자는 잭 형식과 안쪽에 작은 핀이 있는 핀형식이 있다. 보통 '24V 이하 제품은 잭' 형태가 많고 '24V이상 제품은 핀 형태'가 많다. 따라서 잭이라면 내경과 외경을 재보고 같은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내경과 외경

내경과 외경은 조금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좋다. 정확하지 않으면 헐겁거나 들어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맞는 것이 없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존 제품 잭을 잘라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24V 핀 형태는 한가지 고민을 더 해야 한다. 24V 핀은 극성에 따라 '좌우극'[8]과 '상하극'으로 나뉜다. 국내에는 보통 좌우극 형태가 많다. 그러나 가끔 상하극도 있으므로 꼭 어댑터 표기를 보고 좌우극인지 상하극인지 구분한 뒤 주문해야 한다. 사용하는 어댑터 정격출력과 잭 형태를 확인했으면 옥션, G마켓, 11번가와 같은 열린시장에서 적당한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다만 좌우극이 많고 상하극이 적기 때문에 상하극 어댑터 가격이 좌우극 보다 '3~5000'원 정도 더 비싸다.

좌우극과 상하극

좌우극과 상하극은 모니터 뒷면이나 어댑터를 보면 표시되어 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일부 어댑터는 사진처럼 좌우극인데 상하극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댑터에 표시된 극성을 확인할 때는 꼭 원통의 점을 확인하고 극성을 파악해야 한다. 사진 제품은 상하극처럼 보이지만 좌우극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AC 코드 부분이다. AC 코드가 어댑터에 붙어있는 일체형이 있고 AC 코드와 어댑터가 분리되는 형태가 있다. LCD 모니터 어댑터는 분리된 형태가 많다. 또 분리되는 어댑터도 코드를 연결하는 부분의 모양에 일반 컴퓨터 선을 사용할 수 있는 일반형, 소형 가전에 많이 사용되는 8자형, 프린터와 같은 일부 제품에서 보이는 3구형이 있다. 따라서 자신의 AC 전원 코드와 맞는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AC 코드 형태

웰트로닉스 어댑터

나비디스플레이 'e-Zone 240WZ'에서 사용하고 있는 어댑터는 '24V 5A' 핀형 '좌우극'이었다. 따라서 내가 구매한 제품은 웰트로닉스 24V 5A 제품으로 옥션에서 1'92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이다. 정격입력은 100-220V, 50/60Hz, 1.5A로 원래 사용한 제품에 비해 입력전류가 더 낮다. 그러나 전압은 프리볼트이고 주파수도 겸용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없다. 다만 입력전류가 낮으면 전력효율이 더 뛰어나다. 실제 발열양도 기존 제품 보다 적었다.

웰트로닉스 어댑터

케이스없이 사진과 같은 비닐에 포장되어 있었다. 이런 포장이니 벌크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러나 전력효율이 높아서인지 발열은 기존 제품에 비해 덜했다. 다만 외부 포장과 간단한 제품 설명서(또는 보증서)가 포함되어 있었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

남은 이야기, 중소기업

원래 글을 작성할 때는 어댑터를 수리하는 방법까지 쓰려고 했다. 그런데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 일단 마무리하기로 했다. 어댑터를 수리하는 방법은 나중에 시간이 되면 올리도록 하겠다. 다만 난 원래 삼성 제품은 사용하지 않아도 중소기업 제품은 자주 사용한다. 튼튼한 작은 기업이 많아야 좋은 일자리도 많아지고 나라 경제도 살아난다는 내 가치관도 한 부분 차지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AS가 불편할 뿐 AS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점, 가격이 거품 많은 대기업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기술력이 좋아 고장이 많지 않다는 점, 마지막으로 설사 고장이 나고 제품을 생산한 업체가 사라져도 어지간한 고장을 직접 고쳐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관련 글타래


  1. 얼마 뒤 확장 메모리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컴퓨터를 처음 구입했을 때는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2. 실제 발생한 일이다. 규정 전류가 나오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3. 이런 짓은 삼성이 가장 많이 가장 자주한다 
  4. 어댑터가 나갈 것 같은 증상은 꽤 오래 전에 있었다. 꼼수로 지금까지 사용해 온 것이다. 
  5. 어댑터를 직접 수리하는 방법을 올릴 때 터진 전해콘덴서 사진도 함께 올리겠다. 
  6.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다비를 나비로 알고 검색한 결과다. 
  7.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중소기업 제품을 추천할 때는 조금 이름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추천해 준다. 
  8. 좌우극에서 극성이 바뀐 제품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